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작가 ; 마르셀 프루스트(1871-19222)
초판 ; 1909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줄거리와 작품 해설)
프루스트의 유명한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성인이 돼 가는 주인공이 어느 날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를 먹는 순간 마음이 기쁨으로 넘쳐 오르면서 예전 기억들이 떠오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 유명한 장면 때문에 '프루스트 현상'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생겨난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스완의 집 쪽으로(1913), 꽆피는 아가시들의 그늘에서(1918). 콩쿠르 상 수싱)1919), 게르망트 쪽으로(1920), 소돔과 고모라(1922), 사로집힌 여자(1923), 달아나는 여자 알베르틴(1925), 다시 찾은 시간(1927) 등, 전체 7편으로 구성된 소설이다. 주인공은 나(마르셀)다. 1인칭 고백 형식으로 부르주아 출신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 '나'는 풍부하고 예민한 공상가적인 인물로 사교계를 출입하며 인생의 어두운 이면에 절망한다. 사회적인 명성, 여인에 대한 동경 등에 회의를 느낀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마들렌 과자를 먹다가 무의식적으로 과거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자각한다. 시간의 위대함을 알게 되면서 그가 찾아낸 것은 예술적 자아다. 유추하자면 예술만이 시간의 파괴력을 이길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나 할까.
1870년의 보불전쟁에서 1914년, 1차 대전이 발발할 때까지의 프랑스가 배경이다. 귀족, 사교계의 풍속사 뿐아니라 당시에 사회를 움직인 여러 가지 사건들과 인기있던 예술작품들을 정밀학 분석했다. 동시에 화자인 나의 기억을 통해서 인간의 심리를 탐색하여 파 헤쳤다.
부르주아지 출신의 문학 청년인 ‘나(마르쉘)’가 회상하여 쓴 1인칭 소설이다. 나의 유년시절, 사교계의 생활, 연애 경험 등을 기억해서 재구성했다. 복잡하게 얽힌 테마를 긴밀하게 결부시켜서 잔혹한 시간 속에 쓰러져가는 자신과 주변 사람을 그렸다. 주변의 환경도 그렸다.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코드는 시간성이다. 시간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그 이야기들이 모이는 곳은 '스완네 집' 같은 하나의 공간이다. 시간과 공간이 몽환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보니 줄거리를 말하기조차 모호하다. 무슨 기하학 퍼즐을 보는 것 같다.
유년시절에 자주 머물렀던 콩브레 마을에는 부르주아지 집안인 스완家가 있다. 또 중세부터 이어져오는 명문 귀족 게르망트 家도 있다. 산책길에서 그들의 집안을 동경했다.
‘나’라는 화자는 스완가의 딸 알베르트에게 연정을 품었으나 실패한다. (알베르티는 게르망트 가의 사람인 생투에게 시집을 갔다.)
나는 게르망트 가의 청년이 생투와 친분을 맺으면서 사교생활에 적응해갔다. 그리고 행복을 추구했다. 그러나 행복이란 시간의 파괴력 앞에서는 허망하게 무너졌다. 인생이란 결국 잃어버린 시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시간은 전지전능하다. '나'와 주변 모든 인간들은 시간 앞에서는 그저 덧없이 흘러가는 존재일 뿐이다. 소설은 주인공이 동경했던 사람들이 늙고 초라해진 모습으로 게르망트가 파티에 참석한 모습을 길게 묘사한다. 소설에서 인생은 언제나 그렇게 '잃어버린 시간'일 뿐이다.
그러나 생투와 알베르트 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보면서 ‘나’는 유년시절에 갈망했던 두 길이 하나로 합치되고 있음을 알았다. (스완가와 게르망트 가의 집으로 가는 산책로가 다르다. 그러나 계속하여 가바보면 숲이 끝나는 곳에서 두 산책로가 만나고 있다.) 순간 내가 시간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깨닫는다. 기억이다. 기억을 더듬어서 글을 쓰게 된다.시간에 풍화되어 버린 인생을 관조적으로 그리다 보니 소설은 철저하게 역동적인 사건이 아닌 내적 풍경을 담고 있다. 바로 이 점이 프루스트 소설의 묘한 매력이다. 물론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집중해 읽으면 한 구절 한 구절 잠언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교향곡을 만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현대소설의 원전이라고 할 만큼 모든 소설적 실험이 숨어 있다. 무의식에 대한 탐구, 액자 형식의 시도, 회상에 기댄 의식 흐름 기법, 시간성과 공간성을 무시한 소설적 구조 등은 요즘 소설가들도 쉽게 운용하기 힘든 기법들이다.
감각-기억으로 환기되는 심상과 잠재의식의 영역까지 파내려가서 발견되는 심상을 묘사한 이 작품은 종래의 소설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서 소설의 개념을 수정한 작품이다. 작품 속에는 프랑스 전통 철학이 뿌리내려 있다. 문체는 극히 난해하다.
이 소설에는 벨 에포크라고 불렀던 한 시대를 담아냈다. 따라서 프랑스의 한 시대의 연대기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20세기 문학에 새로운 길을 연 최고의 소설로 평가한다.
주인공의 역할과 의미
발자크나 스탕달의 소설에 익숙해진 독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대하고 분명 놀라움이나 생경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에는 <환멸>의 보드랑이나 <파므로의 수도원>의 파브리스처럼 격정적인 행동에 의해 스토리를 전재해 나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게르망트 공작 부인이나 샤르뤼스, 블로크 등과 같이 각별한 인상을 남기는 인물도 등장하지만, 그들 역시 행동에 의해 성격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인상파의 그림처럼 다양한 사건과 공간 속에서 조금씩 묘사되며 점차 복잡한 전체상을 나타내 간다. 주인공인 '나'도 작품 속에서 살아서 행동하기보다는 관찰하고 탐색한다는 취지 아래, 마음에 비치는 자연계의 관능적 아름다움이나 사교계의 다양하고 추악한 인간 군상들을 정교한 렌즈처럼 묘사해 내거나, 자신의 내면에 비추어진 감정이나 감각의 기복을 찬찬히 음미해 가는 것을 주요한 임무로 삼는 일종의 반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소설의 시선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을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라는 관측기계를 통해 체험되고, 언어로 표현해 내기 힘든 감각이나 심리를 대단히 긴 호흡의 문체로 이끌어내고 있다. 이 작품은 제임스 조이스나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과 더불어 현대를 문학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 20세기 최고, 최대의 소설로 꼽힌다. (글출처 : 다음사이트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읽혀지지 않았던 근복적인 이유는 대중매체에 의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과 너무 많은 분량과 생소한 전개법이 부담이 주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가장 유명하지만 가장 읽혀지지 않은 책인 것이다.
작가 프루스트
마르셀 프루스트(프랑스어: Valentin Louis Georges Eugène Marcel Proust, 1871년 7월 10일 ~ 1922년 11월 18일)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수필가, 평론가이다.
파리 교외의 오퇴유(현재 파리 16구에 속함)에서 출생하였다. 부친 아실아드리앵 프루스트(프랑스어: Achille Adrien Proust)는 전염병 예방의학의 권위자이며 모친 잔클레망스 베유(프랑스어: Jeanne Clémence Weil)는 유대계의 부유한 집안 딸이었다. 9세의 천식 발작을 시작으로 평생 동안 고통을 받게 된다. 1882년 콩도르세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일찍부터 문학작품을 가까이하여 학교에서 작문과 논문으로 상을 받기도 하며 재능을 발휘했다.
졸업 후에 군대에 지원 입대하여 1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아버지의 권유로 법과대학과 정치학교에 등록하지만 학업보다는 글쓰기에 전념하여 《월간》에 브라방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기고한다. 이후 여러 문인과 교류하며 극장, 오페라 좌, 살롱 등을 드나들고 러스킨을 번역하고 미술품을 감상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1893년 법학사가 되었으며 이때부터 문학 살롱과 사교계에 자주 드나드는 한편 직업은 갖지 않고 문학에 열중했다.
최초의 저작 《즐거움과 나날(Les plaisirs et les jours , 1896)》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동인지나 그 밖에 발표했던 소품과 단편을 모은 것이 다. 1895년부터 1899년에 걸쳐서 3인칭 형식의 자서전적인 장편소설 《장 상퇴유(Jean Santeuil, 1952)》를 시도하였으나 미완으로 그쳤다. 존 러스킨의 <아미앵의 성서>와 <참깨와 백합>을 번역하였다(1904, 1906). 후에 《모작과 잡록(Pastiches et mélanges, 1919)》과 《시평집(1927)》에 수록될 평론을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문학활동은 모두 '유일하고 참다운 글'을 쓰기 위한 준비라 할 수 있다. 1906년 양친을 여읜 정신적 타격을 넘어서 《생트뵈브에 반대한다(Contre Sainte-Beuve, 1954)》을 쓰기 시작하며, 이것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집필로까지 이어진다. 이후 프루스트는 죽을 때까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몰두하였고, 총 일곱 권으로 구성된 이 방대한 분량의 작품은 1913년부터 1927년에 걸쳐 출판된다. 대전 이후 출간된 제2권 《꽃피는 아가씨들 그늘에 (À l'ombre des jeunes filles en fleurs)》로 1919년 공쿠르상을 받아 일약 유명해졌을 뿐만 아니라, 이 걸작으로 20세기 최대 작가의 한 사람이 되어 널리, 그리고 깊이 영향을 끼쳤다.
1909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집필하기 시작하며 오랜 칩거 생활이 시작된다. 이후 여러 출판사를 찾아다니지만 출간을 거절당하고, 결국 그라세 출판사에서 자비로 책을 낸다. 1919년 갈리마르에서 개정판을 출간하고 1919년 2편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로 공쿠르 상을 수상, 1920년에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는다.
1922년, 기관지염이 악화되어 폐렴에 걸리나 마지막까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원고를 다듬다 결국 11월 18일, 51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프루스트 사후 오 년 만에 완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