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살리 텃밭에 모여 숲을 둘러보았다. 10강은 산야초 김치 만들기다. 9강에서 했던 가을 가지를 외대 숲에서 찾아보았고 쥐똥나무, 감태나무, 국수나무의 햇가지를 모아 김치 채수로 쓰기로 했다. 숲에서 나오는 길목에 버려진 생강 잎도 채수 물로 써보자고 해 생강 잎 조금, 하늘마 잎 조금을 가져왔다. 죽은 그루터기에서 자라는 운지버섯도 발견해서 채취했다.
살리 텃밭으로 이동, 이번에는 산야초 김치를 담그기 위한 재료를 찾으러 갔다. 민들레 잎은 연했고, 개망초는 두 부류로 하나는 색이 연했고 하나는 좀 색이 짙고 질겨 보였다. 뽀리뱅이는 주변에 씨가 날렸는지 지천에 봄처럼 여린 새잎들이 올라와 있었다. 이외에도 제비꽃샘께서 텃밭에서 가져오신 고구마순잎과 삼잎국화(키다리나물)도 있었다.
채수 물은 숲에서 채취한 가을 가지에 운지버섯, 표고버섯, 다시마, 양파를 더했다. 그 물에 마늘과 밥을 몇 숟가락 넣고 믹서기로 돌렸다. 채식 김치는 채수 물에 양념을 더하고 고춧가루를 풀어 간장과 소금만으로 간을 하고, 다른 하나는 멸치액젓과 새우 액젓을 넣어 양념을 만들었다.
산야초 김치의 기준은 여린 것은 생으로, 질긴 것은 한 번 데친 후 양념을 한다. 뽀리뱅이와 삼잎국화는 여려서 생으로 양념에 버무렸고, 봄에 비해 질겨 보이는 가을 개망초와 고구마순잎은 살짝 데쳐 물기를 꼭 짜낸 후 양념에 버무렸다. 민들레는 혹시 쌉쓰럼한 쓴맛이 날까싶어 소금물에 절이고 민들레를 바락바락 문지른 다음 풀 물이 빠지도록 씻고 헹궈 양념을 해냈다.
들에서 나는 풀을 이용해 산야초 김치가 완성되었다. 함께 공부하는 청년 친구들이 겨울에 김장 대신 산야초 김치를 만들면 되겠다고 한다. 풀도 겨울에는 추워서 없을 텐데 하고 웃긴 했지만, 그만큼 우리에게 산야초 김치가 새롭게 다가왔다는 사실이다. 왜 우리는 산과 들에서 절로 나오는 약초를 그냥 지나쳤는지 모르겠다. 아는 만큼 보이는 시간, 산야초 김치를 일상에서 만들고 먹는 기회를 가져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