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무적(魚無迹)
자는 잠부(潜夫). 호는 낭선(浪仙). 김해 있을 때 판노(官奴)로서 천한 신분을 면한, 시로 그 고을 군수의 탐욕과 방종을 비방하였으므로, 군수가 잡으려 하자 다른 고을로 도망가 객사(客死)하다.
미인
美人
겹문에서 잠이 깨어 추위에 놀라나니
구름머리에 홀적삼의 소매가 기네.
한가한 마음이라, 두려운 건 오직 가는 봄뿐이거니
매화를 꺾어 들고 나 혼자 바라보네.
睡起重門淰淰寒 髮雲繚繞練袍單 수기중문심심한 발운료요련포단
閒情只恐春將晚 折得梅花獨自看 한정지공춘장만 절득매화독자간
1) 淰淰(심심)-놀람. 2) 繚繞(요요)-옷소매가 긴 모양.
길주서의 옛집을 지나며
過吉注書舊居
낙낙한 높은 기상 저 길주서여.
금오산 밑에서 문 닫고 살았었네.
수양산 고사리는 은나라의 끼친 풀,
율리의 그 전원은 진나라의 남은 옛터.
절의를 굳게 지켜 천고의 이름인데
지금 사람 지나면서 그 정려를 본받네.
사내로 태어나서 누가 쓸개 없겠는가.
우뚝우뚝 산봉우리 모두 나를 일으키네,
落落高標吉注書 金烏山下閉門居 락락고표길주서 금오산하폐문거
首陽薇蕨殷遺草 栗里田園晋故墟 수양미궐은유초 률리전원진고허
千古名垂扶節義 至今人過式旌閭 천고명수부절의 지금인과식정려
生為男子誰無膽 立立峯巒拋摠余 생위남자수무담 립립봉만포총여
1) 舊居(구거)-옛날부터 내려오는 내려 있는 집안. 2) 落落(낙락)-뜻이 큰 모양, 3) 高標 (고표)-세속을 높이 초월함. 4) 首陽薇蕨(수양미궐)-백이 숙제(伯夷叔齊)의 고사(故事). 5) 栗里田園(율리전원)-도연명(陶淵明)의 고사(故事), 6) 旌閭(정려)-충신·효자 열녀 등이 살던 고을에 정문(旌)을 세워 표창함.
유민의 한숨
流民嘆
창생의 어려움이여, 창생의 어려움이여.
해마다 가난하여 너는 먹을 것 없다.
나는 너희들을 구제할 마음 있으나
너희들을 구제할 힘이 없구나.
창생의 고난이여, 창생의 고난이여.
날씨는 춥지마는 너희는 이불 없다.
저이는 너희들을 구제할 힘 있으나
너희들을 구제할 마음이 없다.
원컨대 소인들의 마음을 돌이켜
잠시나마 군자의 생각 되기를…
잠시나마 군자의 귀를 빌어서
소민들의 말을 들어 주기를…
소민들은 말 있으나 그대는 몰라.
이 해에도 창생들은 제 살던 곳 잃었다.
대궐에서 소민들을 걱정하는 글 내리나
주현에서 전해 보면 한장 빈 종이,
특히 서울 관리를 보내 백성 고통 물을 때
역말은 한 번 달려 3백리를 가지만
백성들은 문을 나설 힘이 없거니
어느 겨를에 마음속 일을 맞대 말하리.
비록 한 군에 한 서울 관리 보내어도
서울 관리는 귀가 없고 백성은 입이 없다.
차라리 희양 태수 급암을 불러
죽지 못한 남은 그들 구제했으면…
蒼生難蒼生難 年貧爾無食 창생난창생난 년빈이무식
我有濟爾心 而無濟爾力 아유제이심 이무제이력
蒼生苦蒼生苦 天塞爾無衾 창생고창생고 천새이무금
彼有濟爾力 而無濟爾心 피유제이력 이무제이심
願回小人腹 暫為君子慮 원회소인복 잠위군자려
暫借君子耳 試聽小民語 잠차군자이 시청소민어
小民有語君不知 今歲蒼生皆失所 소민유어군불지 금세창생개실소
北闕雖下憂民詔 州縣傳看一虛紙 북궐수하우민조 주현전간일허지
特遺京官問民瘼 馹騎一馳三百里 특유경관문민막 일기일치삼백리
吾民無力出門限 何暇面陳心內事 오민무력출문한 하가면진심내사
縱使一郡一京官 京官無耳民無口 종사일군일경관 경관무이민무구
不如喚起汲淮陽 未死子遺猶可救 불여환기급회양 미사자유유가구
1) 流民(유민)-고향을 떠나 유랑(流浪)하는 백성. 2) 蒼生(창생)-백성, 인민(人民). 3) 小民(소민)一미천(微賤)한 백성, 상(常)사람. 4) 北門(북문)-대전(大闕)의 북문(北門). 즉 대궐, 궁궐(宮闕), 5) 京官(경관)-서울에서 근무하는 관리. 6) 民瘼(민막)-백성의 고통. 7) 馹騎(일기)-역말, 역참(驛站)에 비치하는 말. 8) 汲淮陽(급회양)-회양 태수 급암(汲黯)을 지칭함, 정치를 잘하여 사람들을 누워서도 부렸다 함. 9) 孑遺(혈유)-단 하나 남은 것. 즉 나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