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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래된 미래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정풀홀氏
[질문] 강정환/대구 수성구 수성동
'전원생활'을 읽어보니 요즘은 산촌유학 하는 곳이나 내셔널트러스트 같은 단체에서 귀농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교사나 활동가를 모집하더군요. 또 지자체에서도 마을사무장 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일자리들, 특히 마을사무장이나 마을간사 같은 제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급여는 대개 어떤 수준이며, 특별한 자격 요건이 있나요? 또 이런 일자리에서 활동하면 귀농하는 데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
[답변] 정기석/마을연구소 소장
‘친환경 농사를 지어 먹고사는 생태적 자립형 소농’은 많은 귀농인의 꿈입니다. 어느덧 귀농 10년차인 저도 그 꿈을 아직 놓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난 귀농여정을 돌이켜보면, 농사 일은 쉽지 않고 농업은 간단한 사업이 아님을 깨닫는 나날이었습니다. 농사만 지어서 처자식을 먹여살리는 일은 결코 녹록치 않은 난제인 것이지요. 다행히 농부로서는 재주나 재능이 모자란 저같은 얼치기 귀농인에게도 농촌에서 할만한 일이 따로 있었습니다. 지난날 도시의 치열한 생업전선에서 갈고 닦았던 경험, 기술, 노하우, 지식정보 같은 생활의 무기를 요긴하게 활용했습니다. 체험마을 사무장, 농업회사 관리자, 지역언론 기자, 작가, 농촌마을 자문가, 귀농사업 컨설턴트, 농촌형 사회적기업 기획자, 그리고 마을연구원 등으로 다종다양한 일을 겪었습니다. 그렇게 농촌에서 제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모름지기 마을이라면 농부 뿐 아니라, 교사, 예술인, 연구원, 작가, 운동가, 성직자, 기업가, 기술자, 상인, 사회복지사, 시민사회단체활동가 등이 조화롭고 다채롭게 한 데 어우러져야 마땅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경험과 재주를 가진 귀농인들이 저마다 마을의 빈자리를 채워야 온전히 사람사는 세상이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특히 마을사무장(마을간사)은 초보귀농인들이 하기에 적합한 일자리로 보입니다. 본격적으로 귀농하기 전에 일종의 귀농연습을 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농촌체험마을 등 이른바‘마을만들기’ 사업을 열심히 벌이는 마을 마다 새로 생긴 일자리입니다. 2006년부터 정부(농수산식품부)에서 마을사무장이라는 전담인력을 마을마다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노인 뿐인 농촌마을에 젊은 일꾼을 수혈해 농촌체험마을사업을 활성화하려는 정책목적이었습니다.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권역사무장, 행정안전부 정보화마을의 프로그램관리자, 산림청 산촌생태마을의 산촌매니저도 마을사무장 노릇을 합니다. 마을사무장은 체험마을마다 도농교류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게 기본 업무입니다. 마을 홍보, 농․특산물 판매, 방문객 예약관리 등을 위한 마을홈페이지와 온라인쇼핑몰 운영도 주요 일상입니다. 주기적으로 마을신문이나 소식지를 발행하고, 농특산물 판촉을 위한 도농직거래 이벤트도 펼쳐야 합니다. 투명하고 체계적인 체험마을 경영을 위해 회계와 문서 관리 능력도 갖추어야 하고, 때로 주민이나 손님들 앞에 나서 교육도 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다재다능해야 합니다. 가히 조선시대 지주와 소작농의 중간역할을 맡아 마을의 온갖 대소사와 잡일을 도맡아 했던‘마름’의 역할에 견주기도 합니다. 마을사무장은 시․군마다 공채로 뽑습니다. 채용 공고는 매년 말, 또는 결원이 발생하면 수시로, 농촌체험이나 귀농관련 포털사이트, 각 지자체 홈페이지, 읍․면게시판, 지방지 등을 통해 공모합니다. 지원자는 일단 19살이 넘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마을에 상주하면서 상근직으로 전업 근무해야합니다. 영농에 한해서는 겸직도 가능합니다. 동일한 조건일 경우, 여성, 연령이 낮은 지원자, 농과계(대)학교 졸업자 순으로 우선 채용합니다. 채용여부는 서류심사, 직무수행계획 설명회, 면접 등의 전형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근속기한은 1년 단위로 최장 3년까지 계약을 갱신할 수 있습니다. 월급여는 120만원 안팎입니다. 일을 열심히, 잘 하면 마을에서 추가 지원하거나 외부강의료 등 부대수입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단 마을사무장으로 채용되면 2박3일 과정의 사무장교육(한국농어촌공사)부터 이수해야합니다. 이처럼 마을사무장은 초보귀농인에게는 귀농현장을 실제로 체험하고 훈련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습니다. 심지어 마을사무장을 마을머슴이나 심부름꾼으로 잘못 이해하는 마을주민들과, 어엿한 마을경영전문가로 자리잡고 싶은 마을사무장 사이에 더러 갈등사례도 보고됩니다. 무엇보다 마을사무장 일은 관련 경력이나 업무능력에 앞서, 농촌과 지역의 재생과 활성화를 이끈다는 소명감, 마을에 뿌리 내리려는 귀농인으로서의 뚜렷한 목적의식을 우선 갖추는 게 좋을 것입니다. 오늘날 전국적으로 마을사무장이나 마을간사 이름으로 농산어촌 마을마다 일하고 있는 마을사무장은 7백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해봅니다. 전국농산어촌체험마을사무장모임(http://cafe.daum.net/komafa)에서 그들의 생활상, 활약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오래된미래마을http://cafe.daum.net/Econet
첫댓글 이정일 선생이 곡성군 오곡면 봉조리 마을 사무장으로 일하며 농촌사회사업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