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유학산
국제신문 기사 입력일 : 2021-06-23
글·사진=이창우 프리랜서
뺏고 뺏기던 55일간의 격전… 피로 지켜낸 다부동 능선 오르다
- 한국전 당시 낙동강 최후방어선
- 국군 1사단 맨손으로 암벽 올라
- 북괴군 3개 사단 맞서 싸워 승리
- 다부동전적기념관~정상~도봉사
- 7.2㎞ 코스… 절벽 위 낙락장송
- 낙동강·금오산 풍경 즐길수 있어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 주위에는 유난히 학(鶴)자가 들어간 산이 많다. 학이 노닐었다는 유학산(遊鶴山·839m), 학의 둥지인 소학산(巢鶴山, 622m), 황학산(黃鶴山, 758m)이 그곳인데 이를 ‘칠곡 3학산’이라 한다. 인근에 흰 구름이 걸린 백운산(713m)까지 있어 그야말로 전설 속의 청학동 같다.
이 평화스러운 곳이 한국전쟁 때는 최대 격전지였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이 38선을 넘어 기습 남침했다. 3일 만에 서울을 내주면서 북한군은 파죽지세로 밀어붙여 국군은 한 달 만에 낙동강 부근까지 후퇴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대구와 부산만 남게 됐다.
풍전등화 같은 나라의 운명에 미 8군 사령관 워커 중장은 ‘낙동강 방어선’ 사수를 명령했다. 최후의 배수진이 된 낙동강 방어선은 경북 칠곡군 왜관에서 동쪽의 영덕까지는 국군이, 남쪽은 미군이 낙동강을 따라 경남 마산까지 방어했다. 온 나라가 전쟁터였지만 낙동강 방어선은 더욱 치열해 피로 얼룩졌는데 대표적인 곳이 19번이나 봉우리의 주인이 바뀌면서 미군의 무덤이라 불렸던 함안의 서북산(갓뎀산·738.3m)과 국군 제1사단 12연대가 험난한 암벽을 맨손으로 올라 9차례에 걸쳐 백병전을 치렀던 칠곡 다부동의 유학산이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올해 6·25 전쟁 71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꾸었던 낙동강 방어선의 격전지 다부동 전투의 유학산을 찾아 그날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산행을 소개한다.
8월 13일 북한군이 먼저 유학산을 점령했다. 대구로 가는 중요 길목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다부동에서 유학산을 누가 먼저 점령하느냐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달렸을 만큼 중요했다. 그러다 보니 55일간 유학산에서는 뺏고 빼앗기는 공방전이 벌어졌다. 유엔군의 B-29 폭격기 98대가 칠곡 약목, 구미에 융단폭격을 퍼붓고 최초의 전차전을 벌이면서 전세를 역전시켜 북한군의 총공세를 막아내며 유학산을 탈환하면서 11㎞ 떨어진 대구를 지켜냈다. 국군 1개 사단이 북한군 3개 사단과 맞서 싸운 다부동 전투의 승리가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다고 한다.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유학산 능선은 당시 전쟁의 상흔은 찾을 수 없으나 백척간두에 서 있는 나라를 목숨 바쳐 지켜낸 호국의 성지임을 잊지 말자.
산행은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전적기념관주차장 안쪽의 중앙고속도로 교각에서 출발해 유학산 등산로 입구~철탑~683m봉~삼각점(792.9m)~836m봉~838m봉~유학산 4 표지목~유학산 정상(산불감시카메라)~유학정·도봉사 갈림길~유학정(정상석)~헬기장 직전 도봉사·학상리 갈림길~도봉사에서 콘크리트 길을 내려가 팥재주차장에서 마친다. 산행거리는 약 7.2㎞이며, 3시간30분 안팎이 걸린다.
이번 산행은 다부동전적기념관을 둘러본 뒤 출발한다. 기념관 북서쪽으로 병풍을 둘러친 능선이 가야 할 유학산이다. 다부동전적기념관 주차장 안쪽에서 79번 지방도에 가로 놓인 중앙고속도로 다부 인터체인지 교각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건널목에서 오른쪽으로 도로를 건너 바로 직진한다. 콘크리트길은 한천에 놓인 다리와 독립가옥을 지난다. 주차장에서 10분이면 오른쪽에 ‘유학산 정상(팔각정·4.8㎞)’ 팻말이 세워진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임도는 골짜기를 끼고 가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이다.
능선의 철탑을 지나 갈림길에서 나무에 걸린 유학산 정상 사각 팻말을 보고 왼쪽 길로 간다. 이제부터 된비알의 너른 길만 따라간다. 유학산등산로 입구에서 1시간이면 674고지 탈환전 안내판이 나온다. 대구와 왜관으로 연결되는 다부동의 도로가 자세히 보이는 감찰방어고지로, 북한군이 먼저 점령했다. 북한군과 뺏고 빼앗기기를 거듭하다 특공대가 백병전을 감행해 8월 22일 탈환했던 당시 처절했던 전투 상황을 설명한다. 837고지(1.24㎞)로 직진한다. 백운산 황학산 소학산과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다부리 학산리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를 지나 삼각점(792.9m)봉에 도착한다.
능선 길은 완만해지는 대신 남쪽은 깎아지른 절벽에다 칼등 같은 바윗길이 이어져 정상까지 곳곳이 전망대다. 10분이면 멋들어진 소나무가 뿌리를 내린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서쪽으로 하산할 팥재주차장과 가야 할 유학산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겹쳐 보인다. 30분이면 837고지 탈환전 안내판이 있는 838m봉에 도착해 820고지(800m)로 직진한다. 시야가 열리면서 큰 바위가 나타난다. 깎아지른 바위벼랑에 눌어붙은 낙락장송, 그야말로 선경(仙景)이 따로 없다. 높이 30m 암벽인데 신선대로 불린다. 철 계단을 지나 838m봉에서 30분이면 유학산 표지목과 만나 직진한다. 왼쪽은 학산리 방향.
폐 헬기장을 지나 20분이면 산불감시카메라가 있는 유학산 정상에 도착하나 정상 대접을 받지 못한다. 그대로 지나쳐 나오는 갈림길에서 유학정(0.2㎞)은 직진한다. 왼쪽은 도봉사(0.6㎞) 방향. 2분이면 너른 터에 정상석과 정자기 세워져 있다. 서쪽으로 S라인으로 흐르는 낙동강과 금오산이 보인다. 하산은 직진해 헬기장 직전 갈림길에서 왼쪽 도봉사(0.64㎞)로 꺾는다. 직진은 학상리 방향. 내리막길을 20분 가면 쉼터에서 왼쪽으로 틀어 도봉사 입구에 도착한다. 절 뒤 수십m 절벽이 쉰질바위(학바위)다. 콘크리트 길을 따라 10분이면 팥재주차장에 도착한다.
◆교통편
- 부산역~왜관역~다부동, 대중교통편은 환승 힘들어…들머리까지 승용차 이용을
부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왜관역으로 간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왜관북부주차장에서 34-1번 군내버스로 환승한 뒤 다부동전적기념관정류장에 내린다. 부산역에서 왜관역은 오전 4시59분, 5시36분, 6시54분, 7시42분, 8시21분, 9시55분에 있다. 약 2시간 소요. 왜관북부정류장에서 송선3리 행 34-1번 버스는 오전 10시20분 1회뿐이다. 부산역에서 오전 7시42분 기차와 연계된다. 산행 후 팥재주차장에서 왜관북부정류장으로 나가는 34-1번 버스는 오후 5시55분께 도착하니 미리 기다렸다 탄다. 9번 버스는 오후 6시5분 출발해 왜관역 앞을 지나 대구 도시철도 2호선 종점인 문암역으로 간다. 왜관역에서 출발하는 부산행은 오후 4시43분, 5시38분, 6시16분, 7시47분 등에 있다. 팥재주차장에서 오후 4시45분께 지나가는 34-1번 버스로 다부동전적기념관으로 되돌아가 차량을 회수한다.
승용차를 미리 하산하는 팥재주차장에 주차한 뒤 오전 10시45분께 지나가는 버스로 다부동전적기념관에 가는 방법도 있다. 팥재주차장에서 버스가 없을 때는 가산개인택시(054-971-0028)를 이용한다. 경북 칠곡군 가산면 호국로 1486 다부동전적기념관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한 뒤 기념관 주차장에 주차한다. 주차비는 무료.
문의=생활레포츠부 (051)500-5147 이창우 프리랜서 010-3563-0254
글·사진=이창우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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