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송
시편 48(47),10-11
하느님, 저희가 당신의 성전에서 당신의 자애를 생각하나이다. 하느님, 당신을 찬양하는 소리, 당신 이름처럼 땅끝까지 울려 퍼지나이다. 당신 오른손에는 의로움이 넘치나이다.
제 1 독서
<하느님께서는 우리 목숨을 살리시려고 나를 이집트로 보내셨습니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44,18-21.23ㄴ-29; 45,1-5
그 무렵 18 유다가 요셉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나리, 이 종이 감히 나리께 한 말씀 아뢰겠습니다.
나리께서는 파라오와 같으신 분이시니, 이 종에게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19 나리께서 이 종들에게 ‘아버지나 아우가 있느냐?’ 물으시기에,
20 저희가 나리께 대답하였습니다.
‘저희에게 늙은 아버지가 있고, 그가 늘그막에 얻은 막내가 있습니다.
그 애 형은 죽고 그의 어머니 아들로는 그 애밖에 남지 않아,
아버지가 그 애를 사랑합니다.’
21 그러자 나리께서는
‘그 아이를 나에게 데리고 내려오너라. 내 눈으로 그를 보아야겠다.
23 너희 막내아우가 함께 내려오지 않으면,
너희는 다시 내 얼굴을 볼 수 없다.’ 하고 이 종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24 그래서 저희가 나리의 종인 저희 아버지에게 올라갔을 때,
나리의 말씀을 아버지에게 전하였습니다.
25 그 뒤에 저희 아버지가 ‘다시 가서 양식을 좀 사 오너라.’ 하였지만,
26 저희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저희는 내려갈 수 없습니다. 막내아우가 함께 가야 저희가 내려갈 수 있습니다.
막내아우가 저희와 함께 가지 않으면, 저희는 그 어른의 얼굴을 뵐 수 없습니다.’
27 그랬더니 나리의 종인 저희 아버지가 저희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 아내가 나에게 아들 둘을 낳아 주었다는 것을 너희도 알지 않느냐?
28 그런데 한 아이는 나를 떠났다.
나는 그 애가 찢겨 죽은 것이 틀림없다고 말하였고,
사실 나는 지금까지도 그 아이를 다시 보지 못하였다.
29 그런데 너희가 이 아이마저 나에게서 데려갔다가 무슨 변이라도 당하게 되면,
너희는 이렇게 백발이 성성한 나를,
비통해하며 저승으로 내려가게 하고야 말 것이다.’”
45,1 요셉은 자기 곁에 서 있는 모든 이들 앞에서 더 이상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모두들 물러가게 하여라.” 하고 외쳤다.
그래서 요셉이 형제들에게 자신을 밝힐 때, 그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2 요셉이 목 놓아 울자,
그 소리가 이집트 사람들에게 들리고 파라오의 궁궐에도 들렸다.
3 요셉이 형제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아직 살아 계십니까?”
그러나 형제들은 요셉 앞에서 너무나 놀라, 그에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4 그래서 요셉은 형제들에게 “나에게 가까이 오십시오.” 하고서는,
그들이 가까이 오자 다시 말하였다.
“내가 형님들의 아우 요셉입니다. 형님들이 이집트로 팔아넘긴 그 아우입니다.
5 그러나 이제는 저를 이곳으로 팔아넘겼다고 해서 괴로워하지도,
자신에게 화를 내지도 마십시오.
우리 목숨을 살리시려고 하느님께서는 나를 여러분보다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복음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9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10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11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12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13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14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1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제자들이 받은 사명은 예수님의 활동에 바탕을 둡니다. 그들도 예수님께서 하셨던 것처럼 하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며 마귀를 쫓아내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야 합니다. 그들의 활동은 사도행전에서 구체적으로 묘사됩니다. 제자들은 이처럼 예수님의 활동을 본받아 이어 가고 이로써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을 드러내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돈이나 보따리나 옷, 신발이나 지팡이처럼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마치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은 마련하지 말라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그만큼 제자들은 오로지 사명에 집중하고 사람들에게 평화를 빌어 주어야 합니다.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평화를 빌어 주는 것은 축복의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뒤에 제자들에게 하신 인사이기도 합니다.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다.’는 것은 제자들의 축복을 바라고 그것을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들의 자세에 관한 말씀입니다. 제자들의 축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평화를 위하여 노력할 때에 주님의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복음을 충실히 따르며 그 말씀을 통하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랑을 실천할 때에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평화를 빌어 주지만 이를 거부하거나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주님의 축복은 효과를 내지 못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제자들의 선포는 우리 또한 동참하도록 복음으로 초대하는 것입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
출처 : 매일미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https://missa.cbck.or.kr/DailyMissa/2023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