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을 읽다가
한물 박정순
밀물처럼 밀려오는 장면들 계절처럼 열정적이고
개성 넘친 대화들은 들으면 음악처럼 지나간다
하지만 다아시와 엘리자베스 두 이름만은
잊혀지지가 않고 같은 대화라도 볼 때 마다
새로운 감각과 내용과 의미를 드러내는구나
여기에서의 오만이라는 말뜻은 사전과 달리
나쁜 뜻은 별로 없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 같구나
그렇게 오만이라 불리던 다아시 씨의 마음에
싹터 어느새 튼튼한 줄기로 자란 사랑하는 마음은
표현하는 일만 남았는데 그것이 남의 일이 아니다.
그냥 그대를 혹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하면
자존심 있고 개성 하나로 버티는 오만의 주인공으로
서는 김빠진 맥주이거나 싱거운 국물처럼 설령
시험에 통과하더라도 그 후의 얘기는 그가 바라는 것이
아니며 이런 싱거운 사람이면 주인공이 못 되었으리
다아씨 씨는 본인도 좀 낯 간지럽지만 가문과 학벌을
내세운다기보다 배경 설명을 하며 그렇지만 그
대단한 실질적인 가치들이 자기에게는 당신 즉
엘리자베스에 비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며
처음 만났을 순간부터 그대를 사랑했었다고 고백한다.
다아씨로서는 지금 체면 문제가 아니고 더이상 점잔
뺄 상황이 아닌 것은 아직 엘리자베스는 이러한
자기의 마음 상태를 전혀 모르고 있고 그저 부잣집
고집센 도련님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것 같고 시간이
없으니 이러다간 영원히 스쳐지나는 인연이 되고마네
엘리자베스는 편견의 주인공 즉 편견을 가졌지만 이
뜻도 사전의 뜻이라기보다 배우려고 노력하는 긍정파 아가씨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네! 많이 배우고 읽다 보면 자기만의 인생관이 이루어질 것인데 그런 생활 자세가 똑똑한 다아씨의 눈에 들었을 것 같다네!
엘리자베스는 마음으론 놀라고 멀리 보이던 복이 굴러
들어오는구나 반갑다기보다 흥분된 마음으로 듣지만
역시 배운 편견의 주인공 답게 세익스피어의 포오샤
여재판관처럼 차분하게 일단 거절의 의사표시를 하는데 그대는 가문과 환경만 얘기했지 그대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고.....
둘은 나중에 서로의 마음의 일치를 확인하고
더 이상 밀고 당기는 일을 하기에는 사랑이 너무나
타오르는 것을 느끼지요! 엘리자베스는 한번 뿐인
세상에서 다아시와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없다가
아닌 원래 한 몸과 마음이었음을 고백하였을 것 같습니다.
첫댓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작품을 쉬운 것 같지만 여러번 읽을수록 새롭게 느껴집니다.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