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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엔/달러, 엔저, 수출
2023.08.21840
목차I, 연구배경
II. 엔화 약세의 원인
III. 주요 수입시장에서의 한-일 수출경합도
IV. 엔화 환율 변동에 따른 한국 수출 영향
V. 결론 및 시사점
2012년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가 지속된 가운데 최근 들어 평가절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금리인상(긴축기조)과 차별화되는, 일본중앙은행(BOJ)의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 일본 무역적자 지속 및 최근 경상수지 흑자 축소 등이 엔화 약세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최근 원/100엔 환율이 8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한때 800원대까지 내려가며 엔화의 평가절하가 우리나라의 수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 보고서는 최근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 평가절하가 우리나라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엔/달러 환율의 상승은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를 의미하며, 엔화의 평가절하는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수출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으로 의미한다는 점에서 엔/달러 환율의 상승은 우리나라 총수출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 가능하다.
환율 변화가 수출물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수출단가에 영향을 미치고(환율전가율) 이후 수출단가의 변화가 수출물량을 변화시키는(가격탄력성)것으로 모형을 설정하여 실증 분석해 본 결과, 엔/달러 환율 10% 상승은 수출단가 0.12% 하락, 수출물량 0.02% 증가로 이어져 수출금액은 0.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엔화 가치 변동에 따른 우리 수출물량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어느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는지를 생산능력지표의 대용치인 RCA지수를 수출물량함수의 설명변수로 포함시켜 분석해 본 결과, 엔/달러 실질환율의 10% 상승은 수출물량을 0.86%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주력 품목별로 살펴보면, 15대 품목 중 달러 대비 엔화 실질가치 10% 절하(엔/달러 실질환율 10% 상승)에 따른 수출물량 감소 영향이 농수산물(-3.5%)의 경우 가장 크게, 반면 반도체(-0.6%)의 경우 가장 작게 나타났다. 종합해보면, 수출 감소세가 둔화하면서 무역수지가 16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엔화 약세가 일본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엔저 현상 속에서 원-엔 동조화 심화로 인한 원화 동반 약세 및 한·일 수출경합도 둔화로 인해 그 영향이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엔 동조화가 2014년 하반기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데, 특히 2021년부터는 두 환율의 움직임이 방향 뿐만 아니라 크기에 있어서도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2014년 하반기 이후부터 최근까지 원-엔 환율 상관계수(0.750)보다 2021년 이후 상관계수가 더 확대되며 매우 높은 수준인 0.973을 기록했다. 세계 수출시장에서의 한·일 수출경합도를 보더라도 2012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하며 2022년 기준 2012년 대비 0.022p 하락한 0.458을 기록했다. 주요 수입시장에서의 양국 간 경합을 보면, 지난 10년간 중국과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한·일 양국 간 수출경합도는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며 미국보다 중국 시장 내에서 양국 간 경합이 더 낮은 수준이다. 2022년 기준 한-일 수출경합도는 미국 시장에서는 0.486, 중국 시장은 0.414를 각각 기록하며 10년 전(2012년 기준)에 비해 각각 0.013p, 0.078p 하락했다.
비교우위 품목의 경우 비교열위 품목보다 환율의 가격탄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엔화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 타격이 비교우위 품목의 경우 더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의 경우 한·일 수출경합도가 전 산업 평균치를 상회(2022년 0.458)하고 최근 5년간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우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며 2017~2022년 동안 수출이 평균적으로 12.5% 증가했다.
엔화 약세 추세 속에서 우리나라 수출 주력 업종의 수출이 위축되지 않기 위해서는 생산성 제고를 통한 비교우위 개선이 중요하다. 비교우위는 생산능력과 R&D 투자와 정(+)의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 수출증대를 위해서는 설비투자는 물론 R&D 투자 확대 등 생산성 제고를 위한 대책이 요구되며, 특히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R&D 등 수출지원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 시장에서 한·일 수출 경합이 높은 수준을 보이는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 선박의 경우 최근 5년간 동 품목에 대한 우리 수출이 평균적으로 각각 16.7%, 10.4% 감소하며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경합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R&D 투자 확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소재 및 부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중간재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기존 체결한 FTA를 적극 활용하여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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