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다호주 샐먼칼리스 내셔널 포레스트(국유림)은 면적이 1만 6187㎢를 넘기는 방대한 지역이다. 자칫하면 알래스카주로 넘어갈 수 있는 오지 중의 오지다.
이곳에서 길을 잃은 89세 남성 빙 올범이 열흘 가까이 만에 구조됐다. 그는 닷새 일정으로 8.6kg의 짐만 꾸린 가방을 들고 길을 나선 것으로 알려져 수색에 나선 이들은 실종 닷새를 넘기자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는데 곱절 가까이에 구조돼 놀라움을 안겼다고 CNN 방송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할배는 해발 고도 2438m의 봉우리까지 발 아래 뒀으며 숲을 가로질러 32km를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커스티 카운티 수색 구조대의 코디네이터 링컨 졸링거는 “그렇게 황량한 지역에서 그 시간을 생존할 가능성은 전혀 없을 법하다”고 말했다.
말들과 헬리콥터, 드론 수색
지난 1일 올범은 아이다호주 중동부 헌터 크릭 트레일헤드를 출발해 닷새 뒤 맥도널드 크릭 어리어로 탈출할 계획을 갖고 백팩 트레킹을 떠났다고 커스터 카운티 보안관실은 밝혔다. 그가 예정한 날에 돌아오지 않아 지난 6일 실종 신고가 접수돼 지상과 공중에서 수색 작전이 시작됐다. 다음날 아침 주 방위군과 민간 조종사가 헬리콥터들을 빌려 수색을 도왔다. 손으로 조작하는 드론들도 올범의 생존 흔적을 찾아내는 데 투입됐다.
닷새 동안 샅샅이 뒤졌으나 성과가 전무했다. 지역 주민들로 지상 수색 팀을 꾸려 여기저기를 뒤졌다. 일부 주민은 생계도 미루고 수색에 참여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범을 집에 데려온 것도 이들 지역민들이었다.
주민들이 찾아내
졸링거는 “우리는 수색을 중단할 준비가 돼 있었다. 해서 가족들로 돌아와 그들이 찾아보게 했다”면서 그렇게 오래도록 야생에 버려져 있었으니 생존 가능성이 너무 낮았다고 덧붙였다. 올범의 딸 제니퍼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부친 사진과 트레일 지도를 올리며 이 지역에 밝은 하이커들의 정보와 도움을 청했다.
제니퍼는 “이틀을 더 수색했는데도 그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자 그가 다쳤거나 최악의 경우이거나 헬리콥터들이 볼 수 있도록 타르프(방수포)를 펼칠 수도 없겠구나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로부터 이틀 뒤, 수색 마지막 날 저녁에 지역 구조대원들이 올범의 야영지를 발견했다고 보안관실은 전했다. 주변 지역을 수색한 결과, 말을 타고 돌던 이들이 11일 이른 아침 안전하게 있는 그를 발견했다. 졸링거에 따르면 올범은 상처 하나 없었으며 경미한 탈수 증상을 보였으며 너무 먼 거리를 걷느라 생긴 발의 통증 때문에 힘겨워할 따름이었다.
CNN은 올범 가족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잘 지내고 있다고만 확인할 뿐 인터뷰는 거절하더라고 전했다.
살려는 의지
그 날 아침, 커스터 카운티 보안관실은 올범을 칭찬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트에 "살려는 그의 의지가 이 사건을 믿을 수 없이 좋은 결말로 인도했다”고 했다. 그는 백팩 여정을 준비하느라 가벼운 짐을 꾸렸다. 그가 먹을 거리로 준비한 것은 소고기 육포, 소금 친 땅콩, 정수 약 뿐이었다. 일인용 텐트와 담요, 잘 때 까는 패드를 쌌다. 불행히도 그는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장비를 지니고 있지 않았다. 단지 콤파스 하나와 정찰 지도 한 장 뿐이었다.
그러나 졸링거는 올범이 살려는 의지가 대단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불도 피우지 않고 지내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숲의 기온은 낮에는 섭씨 32도였다가 밤에는 섭씨 22도로 떨어지는 등 변동 폭이 있었다.
졸링거는 “닷새만 견딜 수 있는 먹거리로 그렇게나 늘려 지냈다는 것은 모든 이의 눈에 놀라울 따름"이라며 “우리는 공군 구조 임무에도 많이 투입됐는데 그들조차 이런 결과에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된 뒤 이틀 정도 올범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어 그렇게 버틴 힘이 뭐냐고 물었는데 사흘 더 있었더라도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 믿는다고 답하더라고 전했다. 졸링거는 "완전 기적"이라며 "내가 그에게서 발견한 가장 큰 것은 그의 마음가짐이었다. 그가 말하길 ‘그래, 내 마음이 가는 대로였다, 계속 목표를 정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