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4. 물날. 날씨: 날이 포근한데 미세먼지가 나쁘다,
[개학날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와야 살아난다. 겨울방학 동안 훌쩍 자란 어린이들이 뿜어내는 들뜸과 활기가 새해를 열어젖힌다. 와~ 개학이다.
개학 주는 졸업잔치 채비로 떠들석하다. 밥선생님이 떡을 새참으로 선물하시고, 한울어머니는 교사들에게 맛있는 새참을 선물하셨다. 동생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떠나는 형님들 편지를 쓸 때, 내일모레 졸업하는 6학년은 졸업사진첩을 만든다. 교사들은 아이들과 졸업잔치 채비하고 글모음과 교육밑그림 구상에 바쁘다. 헤어짐과 만남의 시간을 사람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 행복한 교육공동체학교의 2월 일상이다.
2024. 2. 15. 나무날. 날씨: 비와 눈이 섞여내리다 갰다. 날은 포근하지만 쌀쌀하다.
[졸업 작품과 졸업영상]
입학상담과 관공서와 전화로 확인하는 틈에 졸업작품 도움 교사로 해야 할 일을 하니 눈과 손이 바쁘다. 여러 일을 펼쳐놓고 같이 하다 보니 책상 위가 어지럽다.
1층 마루에서 추억을 들여다보며 졸업사진첩을 만드는 6학년들을 보니 자꾸 사진을 찍게 된다. 다음 주부터는 날마다 못 보는 어린이들이라 더 애틋한 게다. 우리 6학년들도 그걸을 알고 있어 오늘과 내일, 이 순간이 맑은샘에서 마지막이라는 것를 말과 몸으로 보여준다.
정우를 불러 졸업작품 글을 함께 마무리해서 졸업작품 위에 올려놓았다. 100가지 놀이 사용설명서를 해보려고 했으나 더 큰 수준으로 <스스로 상상해서 만들기>로 바꾼 정우가 대단하다. 도움교사로 더 욕심을 부려서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으나 함께 나무를 고르고 재단하기만 돕고 사포질과 연결은 정우가 다 했고, 아버지 도움을 조금 받았을 뿐이다. 간단히 핵심만 쓰는 특성을 잘 발휘해 졸업작품 설명서도 애를 썼다. 목공 작품과 정우놀이감 설명서 덕분에 동생들이 잘 쓸 수 있는 작품이 되겠다.
낮에는 과천시 공모사업을 두루 훑어보았다.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은 내일 사전 설명회에 필수로 참석해야 한다고 한다. 많은 서류와 일이 많은 공모사업의 특성을 알기에 해마다 고민하지만 올해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찾아보고 있다.
두 어린이 졸업영상을 만들어야 해서 어제 한 편, 오늘 한 편에 쓸 사진을 모으느라 시간이 제법 걸렸다. 영상 제작 일이 서투른 사람이라 정성을 쏟는 걸로 대신하는데 걱정이다. 아이들 6년간 사진을 보면서 웃다가 뭉클하다가 찡하다. 들어갈 음악은 Chat GPT로 만들어본 걸 넣다가 다 아는 노래를 같이 넣었다.
저녁때 주민자치위 회의에 다녀왔다. 문화센터 프로그램 관련한 의논, 과천동 정월대보름 행사, 주민자치위 워크숍이 주 이야기다.
학교로 돌아와 영상 만들기 마무리를 하는데 시간이 휙 간다. 하루가 짧은 나날이다.
졸업하는 6학년 학부모님들이 전통을 잇는 선물을 보내셨다. 1층 마루에 있던 정말 오래된 에어컨을 반짝반짝 빛나는 에어컨으로 바꿔주셨다. 에너지 효율과 성능 때문에 늘 고민이었는데 해결해주시고 졸업하시는 분들이다.
민간이 세운 대안교육기관학교의 모든 교육 시설이 이런 정성과 애씀 덕분에 마련되었다. 고마운 마음 한 쪽에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대안교육기관법에 따라 교육청에 등록한 공식교육기관이지만 교육재정 지원이 없는 현실에서 20년째 학부모님들의 재정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빨리 교육부와 교육청이 나서서 국회에 계류 중인 대안교육기관법을 개정해 긴급한 재정지원을 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