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편집증처럼 자꾸 나쁜 생각이 많습니다.
중 3 여자아이입니다. 등교거부, 자퇴, 친구거부, 무기력증, 대인기피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중 3 이 되면서 같은 반 K와 친하게 지냈습니다. K를 싫어하는 무리의 아이들이 K와 저희 아이에게 심한 욕설과 뒷담화를 하였습니다.
K라는 아이는 작년에도 괴롭힘을 당해서인지 내공이 쌓였는지 태연하게 다니고 있지만, 저희 아이는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초여름부터 시작된 뒷담화 욕설을 저희 아이가 참고 참다가 저에게 말한 게 7월입니다. 6월 말부터 계속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였습니다. 7월에는 교실에 들어가는 횟수보다 조퇴. 병가결석. 교내상담실로 등교하였습니다
너무 괴로워서 자살생각도 하였다고 합니다. 자기가 여기서 벗어나는 건 자퇴라고 생각하는지 계속 자퇴얘기를 합니다 타기관 심리상담도 해보았습니다. 편집증처럼 자꾸 나쁜 것만 되새겨서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기력증 우울증처럼 기분이 안 좋으면 2~3일씩 밥도 안 먹고 그냥 누워있습니다. 이야기를 하면 그냥 눈물을 주르륵 흘립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예전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주말에 방학이 얼마 안 남아서 열심히 다녀본다고 하더니 오늘 또 학교를 안갔습니다. 낮12시까지 자고 일어나서는 방에서 안나왔습니다.
이런 행동들을 반복해서 속상합니다. 친구들의 뒷담화가 기폭제가 되어서 그동안의 모든 불만을 표출하는것 같다고 교내 상담선생님도 말씀하시고 제가봐도 좀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해줘야하나요. 전 그냥 평범하게 가방을 메고 학교 가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작년에 중학교가 너무 즐겁다고 친구들선생님 다 좋다고 했던 그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작년에는 즐겁게 생활하였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안녕하세요. 어머님. 2학년 때까지 새로운 중학교 생활을 즐거워하던 학생이 3학년 들어 새로운 친구관계와 뒷담화 경험 등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 지금은 심리, 정서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로 이해됩니다.
등교거부 뿐만 아니라 밥도 안 먹고 눈물만 흘리는 학생을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부모님의 심정이 어떠실지 그 고통을 짐작하기 조차 어려울 것 같아요.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본 것이 아니어서 현재 학생의 마음이 어떠한지 충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답변이 충분치 않을 수 있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타기관에서 심리상담을 받아 보았다고 하셨는데요. 지금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현재는 지속적인 심리상담을 통해 마음 속 부정적인 느낌들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상담자로부터 학생의 고통을 공감, 이해받는 경험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해 보입니다. 학생이 3학년 들어 또래관계에서 무엇을 경험했는지, 그때 마음이 어땠는지, 현재는 무엇이 불안한지 어떨 때 우울한 느낌이 드는지 등등 섬세하게 이야기되고, 이해받고 공감받는 경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학생이 다시 학교로 돌아갈 용기를 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학교에 돌아가서 다시 생활하는 것이 아마도 너무 두려울 것입니다.
청소년기에 어떠한 심리적 충격을 경험할 때 이전의 견고하지 못한 심리적인 구조들을 재편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머님의 말씀처럼 이전부터 갖고 있던 심리적 어려움이 이번 기회에 다시 회복되고 재정립될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큰 심리적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자퇴는 언제든 마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 우선 심리상담을 통해서 학생의 약화된 마음 상태를 회복하는 데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상담자와 함께 심리적 고통뿐만 아니라 등교, 자퇴 등 현실적인 학교 문제를 함께 의논하면서 의사결정 해나가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상담을 진행 중이지 않은 상황이라면 상담을 통해 부정적 느낌을 배출하고 학생이 다시 자기 생활에서 희망을 발견해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아이를 위한 TIP!>
편집성 인격장애 환자는 스스로는 치료가 필요없다고 생각하여 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치료를 받으라는 가족, 지인들에게 화를 냅니다.
반복되는 대인관계의 어려움에 초점을 맞추거나 동반되는 우울감, 분노조절의 어려움, 피해사고(persecutory idea)에 따른 불안감에 대한 조절을 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를 합니다.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근본적인 치료이고 약물치료가 증상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정신치료적으로 망상적인 지각에 대하여는 공감도 부정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환자가 경험하는 세상은 극히 부정적인 세상입니다. 이로 인하여 느끼는 어려움에 대하여 치료자가 공감해줘야 합니다. 직접적인 해석보다는 장기적인 관계형성과 존중하는 태도가 좋습니다.
약물치료도 효과적이고 필요합니다. 망상적 지각에는 항정신병 약물(antipsychotics)이 도움이 되고 자주 경험하는 불안감에 대하여는 항불안제(benzodiazepine계열)의 사용이 좋습니다.
자주 동반되는 우울감, 분노조절의 어려움, 약물중독 문제에 대한 약물치료 역시 도움이 됩니다.
편집성 인격장애는 의심, 불신, 피해사고를 항상 가집니다. 업무 능력이 좋아 성공하는 경우도 있으나, 사회/ 직업/ 대인관계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초래합니다. 환자는 치료에 비협조적이지만 환자 스스로나 주변 사람을 위하여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문헌출처:
1)항상 주변을 의심하는 당신, 편집성 인격장애? 정신의학신문,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2020.08.19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0831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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