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097]企齋(기재 )申光漢선생7절-自適(자적)
自適자적
마음 내키는대로 즐긴다
企齋기재 申光漢신광한
虛簷殘滴雨纖纖허첨잔적우섬섬
빈 처마에 낙숫물 보슬보슬 비내리고
枕簟輕寒曉覺添침잠경한효각첨
대자리에 찬기운 새벽에 더하누나
花落後庭春睡美화락후정춘수미
후원에 꽃지고 봄잠은 달콤한데
呢喃巢燕要開簾니남소연요개렴
재잘거리는 제비들 주렴을 걷게하네
企=도모할 기(다른 표현: 꾀할 기)
簷=처마 첨, [본음] 처마 염
殘滴잔적=아직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는 물방울.
纖=가늘 섬. 동자(同字)繊 . 속자(俗字)纎.
纖纖섬섬=가늘고 긴 모양.
簟=대자리 점.
呢= 소곤거릴 니, '소곤거리다'를 뜻한다.
喃=재잘거릴 남.
呢喃니남=의성어,의태어
지지배배. [제비가 우짖는 소리]
巢=보금자리 소. 새집 소. 약자(略字)巣
燕=제비 연, 연나라 연. 동자(同字)䴏.
簾=발렴. 발. 문발. 주렴.
원문출처=企齋別集卷之五 / 詩
自適
虛簷殘滴雨纖纖。枕簟輕寒曉覺添。
花落後庭春睡美。呢喃巢燕要開簾。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8
李玉峯(이옥봉).
自適(자적) 이 마음 내키는 대로
虛簷殘溜雨纖纖(허첨잔류우섬섬)
처마 끝에 젖어드는 부슬부슬 가랑비
枕簟輕寒曉漸添(침점경한효점첨)
새벽녘 베갯머리는 싸늘해 지고
花落後庭春睡美(화락후정춘수미)
꽃잎 떨어진 뒤뜰 봄은 점점 깊어가는데
呢喃燕子要開簾(이남연자요개렴)
지지배배 우는소리 주렴 걷으라는 제비 울음소리
자적(自適) [이숙원]
가랑비 부슬부슬 처마 끝에 젖어드니 / 虛簷殘溜雨纖纖
베갯머리 싸늘함은 새벽녘에 더하누나 / 枕簟輕寒曉漸添
꽃잎 다 진 뒷뜰에 봄은 점점 깊어져 / 花落後庭春睡美
지지배배 제비는 주렴을 걷으라네 / 呢喃燕子要開簾
이옥봉(李玉峰, ?~?)은 조선중기의 여류시인으로 옥봉(玉峰)은 그의 호(號)다.
옥봉은 옥천군수(沃川郡守) 이봉(李逢)의 서녀(庶女)로 태어나
조원(趙瑗)의 소실(小室)이 되었다.
임진왜란(壬辰倭亂) 직전 35세를 전후하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시는 대부분 산일(散逸)되었으나
조원(趙瑗)의 현손(玄孫)인 조정만(趙正萬)이 편한
『가림세고(嘉林世稿)』 편말(編末)에 수록되어 있는
「옥봉집(玉峰集)」에 32수가 전하고 있다.
『가림세고(嘉林世稿)』는 조원(趙瑗)ㆍ조희일(趙希逸)ㆍ조석형(趙錫馨) 등
삼대(三代)의 시문 3권과 옥봉의 시로 편차되어 있다.
허균(許筠)은 옥봉의 시를 맑고 굳세며(淸健ㆍ淸壯)
여성의 화장기가 없어 가작이 많다고 평가하였으며
신흠(申欽)과 홍만종(洪萬宗)도 옥봉이 시문에 능하여
난설헌(蘭雪軒)과 더불어 조선 제일의 여류 시인이었다고
고평을 아끼지 않았다. 옥봉의 시는 주로 별한과 연정을
여성적인 섬세한 필치로 호소하듯 읊은 것이 많다.
다음은 「자적(自適)」이다.
虛簷殘滴雨纖纖 | 빈 처마에 가는 낙수물 부슬부슬 비 내리는데 |
枕簟輕寒曉覺添 | 베개자리 찬 기운은 새벽에 점점 더하네. |
花落後庭春睡美 | 꽃지는 뒤뜰에 봄 잠이 달콤한데 |
呢喃巢燕要開簾 | 지지배배 제비 소리에 주렴을 걷네. |
自適 마음 내키는대로 즐긴다
李玉峰(조선의 시인)
虛簷殘滴雨纖纖 처마 틈새 남은 빗방울 뚝뚝 떨어지고
枕簟輕寒曉覺添 잠자리의 가벼운 한기에 새벽잠은 깬다
花落後庭春睡美 꽃 지는 봄에 뒷 뜰에서 졸음을 즐기다
叱喃燕子要開簾 주렴 열고 지지배배 제비들을 나무랜다
봄의 한복판에서 규방을 홀로 지키는 외로움을 읊조리고
있으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