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츠 할스의 그림(왼쪽)과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그림(오른쪽).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프란츠 할스의 그림을 보면,
화려한 깃털 모자를 쓴 청년이 마치 ‘햄릿’의 한 장면에서 처럼 해골을 들고 있다.
그는 지금 젊고 멋쟁이고 부유하지만
어느 날에는 죽어서 저 해골과 같은 신세가 되리라는 메시지다.
답은 19세기 영국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그림에 숨겨져 있다.
이 그림은 다음과 같은 옛 시구를 표현한 것이다.
“할 수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모으라
시간은 계속 달아나고 있으니
그리고 오늘 미소 짓는 이 꽃이
내일은 지고 있으리니.”
스토아 철학자들은 인생을 한 편의 연극에 빗대곤 한다.
한 편의 극(劇) 속에는 여러 배역이 있다.
누구는 왕의 역할을 맡고 누구는 거지 역이 주어진다.
이때 배우로서 올바른 처신은 무엇일까?
관객은 왕의 배역을 받은 자를 높게 보고 거지 역을 맡은 이를 업신여기지 않는다.
이는 대본에 따라 주어진 역할일 뿐이다.
누가 좋은 배우인지는 얼마나 성실하고 치열하게 연기를 잘하는지로 갈릴 테다.
거지 역을 맡았더라도 혼신의 연기를 하는 배우에게는 박수가 쏟아진다.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대사와 동작을 설렁설렁 한 배우는 어떨까?
야유와 비난이 끊이지 않을 테다.
연기자 스스로도 연극이 재미없고 하기 싫어질 것이다.
인생도 다르지 않다.
스토아철학에 따르면,
우리는 신(神)이라는 감독이 연출하는 우주라는 무대에 선 배우들이다.
왜 이리 내 팔자가 좋지 않냐고 원망해서는 안 된다.
나는 비극의 주인공 역할을 맡았을 뿐이기 때문이다.
집안 좋고 머리 뛰어나고 외모 출중한 환경에 있다고 좋아할 일도 아니다.
사건과 갈등 없는 각본은 없다.
처지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인생은 힘든 법이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랫동안 유럽인들의 삶을 떠받치던 두 기둥이었다.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고,
카르페 디엠은 '현재를 즐겨라'는 의미다.
정반대의 가르침이지만 이 둘은 서로 통한다.
무엇이건 영원하지 않다.
죽음 앞에서 인생이라는 연극은 공평하게 막을 내린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카르페 디엠은 이 물음에 답을 준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음미하는 자세로
'지금 이 순간(here and now)'을 살아야 한다.
스토아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렇게 충고한다.
"찬양이 아름다움의 본질은 아니다.
찬양받는다고 그 자체가 더 좋아지거나 더 나빠질 수 있는가?
에머랄드는 칭찬받지 못하면 본래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가?"
/아울렐리우스, 『몀상록』6권 20절
주변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하루하루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며 삶을 에머랄드같이 가꾸어야 한다.
행복한 삶은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최선을 다할 때 열린다.
청춘들에게는 미래가 안 보이고 노년들은 남은 인생이 두려운 시대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
보석 같은 두 격언을 가슴에 새길 일이다.
『월간에세이』 (2014년 10월호에서 발췌)
Adagio for Strings, Op. 11 ·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현을 위한 아다지오
제작시기 1935년
사무엘 바버(Samuel Barber, 1910~1981)
바버가 남긴 작품들 중에서 오늘날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작품은 원래 1935년 그의 현악 4중주의 한 악장으로 작곡되었었다.
단순하면서도 장중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현을 위한 아다지오〉는
전 세계 콘서트장에서 사랑받는 레퍼토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장엄한 공식 행사에서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것은 미국의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1945년 장례식에서 시작되었고,
바버 자신의 장례식에서도 울려 퍼졌다.
더 나아가서 이 곡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각종 영화들의 사운드트랙으로 사용되면서부터였다.
〈엘리펀트 맨〉(1980), 〈플라툰〉(1986), 〈로렌조의 오일〉(1992),
〈아멜리에〉(2001) 등의 영화에서 이 곡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첫댓글 카르페디엠 Carpe diem !!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고
현재를 즐깁시다!!
좋은 하루 되세요~걷자님 ^^
Let's do our best at this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