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리즈 '프렌즈'의 스타 매튜 페리에게 케타민을 공급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지목된 다섯 인물 가운데 한 여성에게 미국 검찰은 '케타민 퀸'이란 별명을 붙였다.
마약상인 그녀 이름은 재스빈 상하. 검찰은 페리가 마약 중독에 이르게 만들고, 결국 남용으로 죽게 만들었다며 그녀를 케타민 유통 공모 등 9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영국 BBC가 16일(현지시간) 전하면서 그녀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미국과 영국 이중 국적의 상하는 지난 14일 법원에 록 그룹 너바나가 새겨진 땀복을 입고 출두해 이들 혐의들에 대해 무죄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보석 허가를 신청했으나 거절 당했고 오는 10월 재판 때까지 구금 상태로 있게 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상하의 케타민 배포는 지난해 10월 24일 페리의 죽음을 유발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따르면 케타민은 망상 효과를 지닌 해리성 마취제다. 시각과 청각을 똑바로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고 이용자들을 연결되지 않고 통제 상태에 있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한다. 환자로 하여금 통증과 환경으로부터 분리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인간과 동물에게 마취 주사제로 사용됐다. 의사들만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돼 있으며,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약을 쓰는 환자들은 전문가에 의해 철저하게 모니터링을 받아야 한다.
상하는 적어도 2019년부터 노스 할리우드에 있는 자신의 "은닉 집"(Stash house)에서 케타민을 공급해 왔다. 캘리포니아 중앙지방검찰의 마틴 에스트라다 검사는 이 집을 "마약 판매 중심지(emporium)"라고 불렀다.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 케타민 80정 이상, 수천 개의 메스암페타민, 코카인, 재낵스(Xanax) 알약이 발견됐다. 이 집은 마약을 포장하고 배포하는 공간으로 활용됐다고 공소장에 기재돼 있다.
그런데 함께 기소된 에릭 플레밍은 상하에 대해 "고급 취향과 유명인들만" 상대했다고 말한 것으로 공소장에 나온다. 동시에 그녀는 소셜미디어에 사치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자랑하는 포스트를 공유해 왔다. 상하는 또 유명인들과 폭넓게 교류하며 친구들 가운데 한 명은 그녀가 골든 글로브와 오스카 시상식에도 참석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에 털어놓았다.
페리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안돼 상하는 파티들과 일본, 멕시코를 다녀오는 등 호화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과시하는 사진들을 올렸다. 체포 소식이 알려지기 전날에도 소셜미디어로 미용실에 다녀와 머리를 보라색으로 물들였다고 알렸다.
검사들은 나란히 피고가 된 살바도르 플라센시아 박사를 통해 페리가 마약에 관심이 있음을 알게 돼 케타민을 공급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플라센시아 박사는 케타민 클리닉을 운영한 적이 있는 마크 차베스 박사로부터 이런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플라센시아 박사는 페리의 입주 비서인 케네스 이와마사에게 케타민 주사 놓는 방법까지 가르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10월부터 상하는 이와마사에게 케타민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검사들은 그녀가 배포하는 케타민이 죽음을 부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피고들은 페리의 안녕을 돌보기보다 돈을 빼내는 것을 더 관심있어 했다"면서 상하는 페리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케타민을 공급하는 대형 판매상"이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페리 사건의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가 선고될 경우 상가는 연방 교도소에서 최소 10년의 의무형을 선고받게 되며, 법정 최고인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은 상가가 2019년에 또 다른 과다 복용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고 말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녀는 약을 구입한 후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코디 맥로리란 고객에게 고객에게 케타민을 판매했는데 그 약의 위험성에 대해 알고 있었다.
맥로리의 가족 중 한 명이 상가에게 "당신이 내 동생에게 팔았던 케타민이 그를 죽였다. 케타민이 사망 원인으로 기재돼 있다"란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관에 따르면 며칠 뒤 상가는 구글에서 "케타민이 사망 원인으로 기재될 수 있나?"를 검색했다고 한다. 당국은 이 경우도 상가의 혐의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