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731) - 자연 아름답고 인심 순후한 순천 둘레길 걷기
여름의 끝자락 지나 가을이 문을 여는 지난 주말, 걷기동호인들과 함께 1박2일의 순천둘레길 걷기행사에 다녀왔다. 모두들 건강하고 편안한 날들로 이어지기를 기원하며 이틀간의 행적을 간추린다.
1) 생태 명소, 순천만에 이르다
8월 31일(토) 오전 8시, 아내와 함께 청주의 집을 나서 천안으로 향하였다. 일행들의 출발지점인 천안생활체육공원에 이르니 오전 10시, 고재경 천사걷기 회장을 비롯한 동호인들이 먼저 나와 반가이 맞아준다. 우리가 탈 버스는 오전 9시에 경기도 부천시 역곡역을 출발하여 예정보다 30여분 늦은 11시경에 천안에 도착하였다. 주말이라 정체한 듯.
고재경 회장의 출발인사, ‘우리는 여름 마지막 날인 8월 31일에 출발하여 가을의 첫날인 9월 1일에 돌아오는 멋진 여행길에 오릅니다. 회원 모두 즐거운 나들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일행은 38명, 고 회장의 시적 표현에 흥겨워하며 박수로 호응한다. 11시 넘어 천안을 출발한 버스는 정안을 거쳐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달려 오후 1시 15분에 호남고속도로의 여산휴게소에 이른다. 이곳에서 각자 취향으로 점심을 들고 오후 1시 50분에 순천으로 향한다. 갑작스런 컨디션 난조로 두 분이 이곳에서 발걸음을 돌리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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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45분에 여산을 출발한 버스는 이내 순천-완주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호남내륙의 산야를 거침없이 달린다. 한 시간 반 동안 임실, 남원, 구례와 지리산 자락을 지난 버스는 순천 인근의 황전휴게소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하고 목적지인 순천시 해룡면 와온 해변으로 향한다. 출발행사장소인 와온공원에 이르니 오후 2시 40분, 행사장은 서울 등지에서 먼저 도착한 동호인들로 북적인다. 간단히 등록을 마치고 낯익은 얼굴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정담, 잠시 후 3시부터 식전공연이 열린다. 초대가수의 열창과 청년무예단의 율동이 활기차고 무리지어 기념 촬영하는 동호인들의 표정이 해맑다.
오후 3시 반, 2019 순천시 코리아 둘레길 걷기행사의 개막식이 열린다. 허석 순천시장과 서정진 순천시의회의장의 인사, ‘생태와 풍광의 명소인 순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순천에서 즐거운 시간 누리시기 바랍니다.’ 곧이어 순천시체육회 체조강사의 시범으로 몸을 풀고 와온공원을 출발하여 해안 길 따라 용산전망대까지 3km남짓의 첫 코스 걷기에 나섰다.
참가자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동호인들과 순천시민들 5백 여 명, 드넓게 펼쳐진 갯벌을 빨갛게 물들인 함초 물결이 환상적이고 해변 여러 곳에 들어선 카페들이 운치 있다. 아름다운 풍광을 렌즈에 담으려는 사진동호인들 앞에 포즈를 취하는 이들도 여럿 눈에 띄고.
와온공원에서 용산전망대로 가는 해안길 걷는 일행
40여분 걸어 용산전망대에 이르는 산길로 접어든다.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 용산전망데에 이르니 순천만생태공원과 멀리 고흥과 벌교로 이어지는 남해안의 해안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곳을 찾기는 오랜만, 주로 순천만생태공원에서 갈대밭 지나 긴 능선 따라 걷던 길을 반대방향에서 오른 것이다. 일몰에 이르려면 아직도 여러 시간 기다려야 할 듯, 다음을 기약하고 10여분 휴식 후 생태공원 쪽의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가을문턱에 순천만을 찾기는 처음, 무성하게 자란 초록빛 갈대숲에 생기가 넘친다.
광활한 갈대숲 지나 생태공원 광장에 이르니 오후 5시 반, 약 6km를 땀 흘려 걸어온 일행들에게 빵과 음료를 건네주는 봉사자들의 손길이 따뜻하다. 출발지와 중간지점에서 시원한 생수를 제공하는 등 세심한 준비를 한 주최 측에 감사.
생태공원 휴식공간에서 빵과 음료를 들며 잠시 숨을 고른 후 각기 타고 온 버스에 올라 숙소로 향하였다. 차창 밖의 모습, 가는 길목에 활짝 핀 백일홍 물결이 현란하고 한글 서예글씨가 빼곡하게 새겨진 꿈의 다리가 명품이다. 곳곳마다 고장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열정과 노고에 박수. 장하다, 공들인 손길들!
우리 일행의 숙소는 순천역 주변의 깨끗한 모텔, 시에서 추천한 숙소의 하나인 듯. 좁은 공간에 자신들의 승용차를 주차하였다가 버스가 도착하자 재빠르게 차를 빼내고 편안하게 고객을 맞이하려는 업소의 센스가 마음에 든다. 곧 이어 인근의 식당에서 단체로 저녁식사, 메뉴는 깔끔하면서도 푸짐한 식단에 친절한 서비스가 고맙다. 함께 한 일행 여러분, 하루 종일 수고하셨습니다. 편히 쉬세요!
2) 품격을 갖춘 순천만국가정원
둘째날인 9월 1일(일), 아침 8시에 숙소를 나서 출발지점인 순천만생태공원으로 향하였다. 새벽 일찍 광주에서 출발한 동호인이 버스에 동승, 일행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생태공원에 이르니 8시 반, 집행부에서 참가자 전원에게 간식과 생수를 나눠준다. 생태공원 광장에서 출발행사, 행사를 주관하는 순천시 관계자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걷기를 당부한 후 간단한 준비운동으로 몸을 푼다. 주최 측은 이번이 순천둘레길 1차 걷기, 10월 5~6일에 2차 걷기가 있다며 그때는 순천만에서 멋있는 저녁노을을 감상하고 맛있는 먹거리도 준비할 테니 다시 오라는 당부다.
순천만생태공원에서 동천길로 향하는 걷기 동호인들
오전 9시,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공원광장을 출발하여 동천 길 따라 순천국가정원에 이르는 약 7km의 둘째 날 걷기에 나선다. 잘 정비된 걷기코스 따라 30여분 걸으니 이 고장 출신 소설가 김승옥∙시인 정봉채 등의 행적을 기린 순천문학관을 지난다. 바쁜 걸음에 들릴 시간이 없어 다음 기회에 살피기를 기약하고 그대로 지나친다. 새로 깐 섬유질 포장길이 비단결이고 잘 정비된 천변 환경이 쾌적하여 가벼운 발걸음, 쉬지 않고 한 시간 반 쯤 내쳐 걸으니 10시 반 쯤 꿈의 다리 부근의 국가정원 샛문에 이른다. 걷기는 이곳에서 종료, 두 시간여 자유롭게 정원을 돌아보는 것이 남은 일정이다.
팸플릿에 적힌 순천만국가정원의 개요는 이렇다.
‘대한민국생태도시 순천은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습지의 항구적인 보전을 위해 정원을 조성하고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그 이후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됨으로써 순천만국가정원은 대한민국 정원문화사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규모는 1,112천㎡(약 34만평)에 세계정원 13개소, 테마정원 14개소, 참여정원 28개소 등 55개의 주요시설이 있다. 입장료는 성인 8,000원, 청소년∙군인 6,000원, 어린이 4,000원이고 만 6세 이하 및 65세 이상은 무료.)’
국가정원은 몇 년 전 한 번 찾은 적이 있지만 아내와는 초행, 정원의 이곳저곳을 살피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동행한 선상규 한국체육진흥회장이 일가견을 지니고 정원 내의 여러 시설과 수목의 상태에 관하여 더러는 칭송을, 더러는 개선점을 제시하기도. 두 시간여 경내를 돌아보면서 정원예술의 전통이 있는 일본과 중국의 정원과 비교하며 더 아름답고 품격 있는 정원으로 가꾸어 나가기를 염원하였다.
행사를 공동주관한 한국체육진흥회가 마련한 버스는 7대, 공원을 돌아본 일행들은 각기 사정 따라 어떤 버스는 12시에 어떤 버스는 12시 반에 국가정원을 출발하여 점심장소로 이동한다. 우리 버스는 12시 40분에 순천 웃장의 국밥 음식점 골목으로 향하였다. 메뉴는 돼지 머리고기 정식, 국밥과 별도로 상마다 머리고기를 큰 접시에 담아주는 푸짐한 식탁이다. 값은 7천원, 다른 일행은 8천원의 경제적 뷔페식당으로 향하기도.
점심을 들고나니 오후 2시, 낮에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였는데 행사 마치고 버스 출발할 즈음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우리가 탄 버스는 2시 15분에 순천을 출발하여 천안으로 향하였다. 30여분 달려 지리산 자락을 벗어나니 비가 그치고 구름 낀 날씨, 두 시간여 내쳐 달려 천안-논산고속도로의 이인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이인에서 출발하니 상행도로가 점차 정체, 천안의 출발지점인 생활체육공원에 도착하니 저녁 6시다. 예약한 식당에서 저녁을 들고 천안 참가자는 이곳에서 해산, 버스는 첫 출발지인 역곡으로 떠나고 아내와 나는 천안터미널 거쳐 청주로 향하였다. 집에 도착하니 저녁 9시가 가깝다. 서울 팀도 비슷한 시각 도착한 듯, 모두들 무사히 마무리하여 다행이다.
밴드에 오른 참가회원들의 반응, '여름의 순천만, 맛있는 것 잘 먹고 좋은 구경 많이 하고 잘 걷고 잘 자고 덕분에 행복하였습니다. 천사걷기, 한국체육진흥회 파이팅! 회원님들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이틀간 참 아름다운 길을 걸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틀간의 걷기모습을 파노라마처럼 담은 사진작가의 명품 화면이 품격을 돋우고.
배준태 작가가 밴드에 올린 명품 화면의 하나
여름의 끝자락에 출발하여 가을의 문턱에 돌아온 동호인 여러분, 아름다운 자연과 순후한 인심의 순천둘레길 걷기 참 좋았지요? 잘 여물어 가는 들녘의 곡식처럼 풍성한 가을 가꾸시고 푸르른 하늘처럼 아름다운 날들 누리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