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歌月令歌(농가월령가)
丁學游(號; 紜逋處士 운포처사)作
서론
농가월령가는 1월부터 12월까지 농가에서 매월 행하는 행사와 그 풍속 범례등을 읊은 소위 월령체로된 가사이다 이 '농가월령가' 전문이 세상에 소개된 것은 1934년 申明均씨가 중앙인서관에서 조그마한 책으로 낸 일이 있고 다시 1944년경 중앙인서관에서 낸 조선문학전집속에 가사집이 있어 알려졌다.그리하여 8.15해방 후에는 각종 고문책에 또는 교과서에서까지 싣게 되어 널리 국민에게 애독되는 작품이 되었다.
작자에 대해서는 여러설이 있으나 茶山 丁若鏞의 둘째 아들인 丁學游가 지은 것이 확실하다.그는 조선 憲宗 때의 문인으로 호를 紜逋라하였다.내용은 위에서 밝힌대로 농사에 관한 실천사항을 달에 따라 읊었고 또 철마다 다가오는 풍속과 지켜야할 범절을 노래하였는데 형식은 월령체의 가사로 되어 있다. 그 가치는 농가의 행사 범절을 안다는 것이요 이를 통하여 농촌의 아들 딸인 나 자신을 알게되며 또 조상들의 아름다운 덕도 엿볼수 있고 부모봉양이나 또는 형제간의 우애등 아기자기한 情도 찾을 수 있다. 둘째로는 文學적 가치이다. 형식에 있어서나 내용에 있어서 흥겨운 면도 있고 한 구절 한 구절이 그림의 한 폭을 눈앞에 그려서 보이는 듯 그 일을 읊고 그 景을 노래하여 서사시인 동시에 서경시라 할 수 있겠다.
머리 노래
天地 肇判(초판;처음시작)함에 日月星辰 비치거다
日月은 度數(도수;온도,광도,각도) 있고 星辰은 躔次(전차;별의운행길)있어
일년 삼백육십일에 제 度數 돌아오매
동지 하지 춘추분은 日行으로 推測하고
上弦(상현;8,9일달)下弦(22,23일달)望晦朔(보름,그믐,초하루)은
月輪(달)의 盈虧(영휴;차고비는것)로다
大地上 동서남북 곳을 따라 틀리기로
북극을 보람(기준)하여 원근을 마련하니
이십사 절후를 十二朔에 분별하여
每朔에 두 節侯가 一望(15일)이 사이로다
춘하추동 왕래하여 자연히 成歲(한해)하니
堯舜같이 착한 임금 曆法을 創開하사
天時를 밝혀 내어 萬民을 맡기시니
夏禹氏(夏나라 첫임금) 오백년은 寅(干支)月로 歲首(해의 으뜸)하고
周나라 팔백년은 子(干支)月이 新定(새해시작)이라
當今(지금)에 쓰는 曆法 夏禹氏와 한 法이라
寒暑溫涼 기후차례 사시에 맞가지니(맞게 가지니)
工夫子(공자)의 取하심이 夏令(夏나라 역법)을 行하도다
一.正月令
正月은 孟春(맹춘;초봄)이라 立春 雨水 절기로다
山中 間壑(간학;골짜기)에 빙설은 남았으나
平郊 廣野에 雲物(천지간의 경치)이 변하도다
어와 우리 聖上 애민 중농하오시니
懇惻(간측;지극히간절함)하신勸農綸音(윤음;임금님말)방곡(여러곳)에반포하니
슬프다,농부들아 아무리 무지한들
네 몸 이해 고사하고 성의를 어길소냐
山田 水畓 相半(반반씩)하여 힘대로 하오리다
일년 豊凶은 測量하지 못하여도
인력이 극진하면 천재를 면하나니
제 각각 권면하여 게을리 굴지마라
일년지계 在春하니 범사를 미리 하라
봄에 만일 失時하면 終年 일이 낭패 되네
농기를 다스리고 농우를 살펴 먹여
재거름 재워 놓고 一邊으로 실러 내어
麥田(보리밭)에 오줌치기 歲前보다 힘써 하소
늙은이 근력 없어 힘든 일을 못하여도
낮이면 이엉 엮고 밤이면 새끼꼬아
때 미쳐 집 이으면 큰 근심 덜리로다
실과나무 버곳(나무껍질비늘) 깎고 가지 사이 돌끼우기(나무장가들이기)
正朝(설날아침)날 미명시에 시험조로 하여 보소
며느리 잊지 말고 小麯酒(소곡주;약주) 밑하여라
三春(봄석달) 百花時에 花前一醉(꽃앞에서 한번취함)하여 보자
上元날(정월대보름) 달을 보아 水旱(수재와한재)을 안다 하니
老農의 徵驗(징험 경험)이라 大綱은 斟酌(짐작)하니
正朝에 歲拜함은 敦厚한 風俗이라
새 의복 떨쳐 입고 친척 鄰里(이웃마을) 서로 찾아
노소남녀 아동까지 삼삼오오 다닐 적에
와삭버석 울긋불긋 物色이 번화하다
사내아이 연 띄우고 계집아이 널뛰기요
윷놀이 내기하기 소년들 놀이로다
사당에 歲謁(세알 새해 家廟인사)하니 餠湯(병탕;떡국)에 주과로다
엄파(겨울파)와 미나리를 무엄(겨울무우 싹)에 곁들이면
보기에 신신하여 五辛菜(5가지나물)를 부뤄하랴
보름날 약밥 제도 신라적 풍속이라
묵은 山菜 삶아내니 肉味(고기음식)를 바꿀소냐
귀 밝히는 약술이며 부럼 삭는 생율이라
먼저 불러 더위 팔기 달맞이 횃불 켜기
흘러오는 風俗이요 아이들 놀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