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춘(探春)
봄을 찾아
대익(戴益, ?~?)
종일토록 해맸으나 봄을 찾지 못하고
짚신 신고 산과 구름 속 두루 다니다가
그냥 돌아와 매화나무 밑을 지나려니
봄은 매와 가지에 이미 무르익었더라
盡日尋春不見春(진일심춘불견춘)
芒鞋踏遍隴頭雲(망혜답편롱두운)
還來適過梅花下(환래적과매화하)
春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
행복을 찾으러 집을 떠나 몇 년 동안 고생하다 빈손으로 돌아온 나그네가 반
갑게 맞아주는 가족을 보며 그토록 찾아 헤매던 행복을 발견한다는 동화가 생
각난다. 송나라 때 학자 나대경이 쓴 《鶴林玉露(학림옥로)》 6권에도 이 시가 전
해 온다. 세 번째 구에 ‘歸來笑拈梅花嗅(귀래소염매화후)’라고 썼다. ‘돌아와 웃
으며 매화 향기 맡으니’라는 의미로 나대경은 어느 비구니가 오도송(悟道頌 : 선
승이 자신의 깨달음을 읊은 선시)으로 읊었던 것을 기록했다고 책에 썼다. 진
리를 찾아 온 세상을 헤매고 산속과 구름 위까지 다녔지만 결국은 집 마당에
핀 매화 향기에서 도를 깨우쳤다는 고백이다. 종교의 진리나 깨달음 역시 행복
과 마찬가지오 먼 곳에 있지 않고 내 마음속에 있다는 뜻이다.
[작가소개]
戴益(대익) : 字:汝諧(여해).號:鳳池(봉지).
宋(송)나라 詩人(시인). 生沒年(생몰년) 未詳(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