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불염불(一佛念佛)이 일행삼매(一行三昧)
염불은 만세 괴로움을 뛰어넘는 묘한 도(道);
일불(一佛) 염불이야말로 일행삼매(一行三昧)를 이루는 가장 빠른 방법임을 강조한
4조 도신대사(道信大師) 5조 홍인대사(弘忍大師)의 가르침을 그대로 이어받은
혜능대사(慧能大師)가 일불염불(一佛念佛) 법을 항상 곧은 마음으로 행하는
상행일직심(常行一直心)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선종 특유의 일행삼매 법이 정착될 수 있게 되었다.
6조 혜능대사는 일행삼매에 의한 염불 수행 자체는 찬탄하면서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을 청정하게 하고 팔정도를 진실하게 이행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아미타불의 사십팔원만 믿고 서방정토에 왕생하려 하는 하근기(下根機) 무리들을 비난했다.
『육조단경』에 분명히 ‘여기서 멀지 않다’라고 하셨고
‘현상계의 공간거리로 말한다면 십만 억 팔천’이라고 하셨다.
이것은 몸 가운데 십악(十惡)과 팔사(八邪)를 가르친 것으로 몸 가운데 멀다는 말씀이다.
멀다고 하신 것은 하근기(下根機)를 위한 것이고 가깝다고 하신 것은 상근기(上根機)를 위한 것이다.
‘사군이여 마음자리에 불선(不善)한 마음이 없으면 서방정토가 여기서 멀지 않으려니와
마음에 깨끗하지 않은 생각이 일어나면 아무리 염불을 해봐도 태어나기 어려우니라.
내 이제 여러 선지식에게 권하노니 먼저 십악(十惡)을 없애는 것이 십만 억을 가는 것이고
후에 팔사(八邪)를 없애는 것이 팔 천리를 가는 것이니
생각 생각에 성품을 보아 항상 평등하고 곧고 바르게 행하면
이것이 손가락 튕기는 사이에 문득 아미타불을 친견하는 것이다.
사군아 다만 십선(十善)을 행하면 어찌 왕생을 다시 원하며
십악(十惡)의 마음을 끊지 않으면 어느 부처님이 와서 맞이할 것인가’라고 말씀하셨다.
『선정쌍수집요』에서 어느 스님이 6조 혜능 대사께 염불에 무슨 공덕이 있느냐고 묻는 말에
혜능 대사께서 ‘일구(一句)의 나무아미타불을 염하는 것이 만세의 괴로움을 뛰어넘는 묘한 도(道)요,
부처님을 이루고 조사가 되는 정인(正因)이요, 삼계 인천의 안목이요,
마음을 밝히고 성품을 보는 지혜 등(智慧 燈)이요, 지옥을 깨뜨리는 용감한 장수요,
올바르지 못한 것을 베는 보배 칼이요, 오천 대장경의 골수요, 팔만 총지(總持)의 중요한 길이요,
암흑세계를 여는 밝은 등이요, 생사를 벗어나는 처방(약방문)이요, 고해를 건너는 나룻배요,
삼계를 뛰어넘는 지름길이요, 가장 뛰어나고 가장 존귀한 미묘한 문이요,
무량무변(無量無邊)의 큰 공덕이니라.
이 일구(一句)를 기억하여 염염히 항상 나타나고 시시로 마음에 떠나지 아니하며
일이 있어도 이와 같이 염불하고, 일이 없어도 이와 같이 염불하며
안락할 때도 이와 같이 염불하고 고통이 있을 때도 이와 같이 염불하고
살아 있을 때에도 염불하고 죽어서도 이렇게 염불하여 이와 같이 일념이 분명하면
또 무엇을 다시 남에게 물어서 갈 길을 찾으랴.’ 하셨다.
- 육조 혜능 대사의 염불관(念佛觀) -
“승속 간에 항상 아미타불을 생각하여 서방극락에 태어나기를 원하고 있사온데
어찌하면 서방극락에 태어날 수 있는지 알고자 하오니 말씀하여 저희의 의심을 풀어주십시오.”
‘세존께서 사위성 중에 계실 때에 서방 국토로 인도하여 교화하심을 말씀하셨는데
경문에 분명히 [여기서 멀지 않다] 하셨고 또한 상(相)으로 논하여 말한다면
[거리가 십만 8천 리]라 하였으니 이는 이 몸 가운데 십악(十惡) 팔사(八邪)를 말한 것이다.’
여기서 멀지 않다고 말한 것은 상근기(上根機)의 대지(大智)를 위함이고
거리가 십만 8천 리라고 말한 것은 하근기(下根機)를 위함이다.
여기서 십만 8천 리는 업으로 몸을 받아 상으로 있는 걸 보게 되는 자등명을 에워싸고
달라붙어 있는 업으로 인하여 있게 되는 십악(十惡)을 행함으로 아미타불과 십만 리 떨어져 있는 것이고
십선(十善) 행함으로 아미타불과 십만 리 가까이 있는 것이며 팔사(八邪)를 가짐으로
아미타불과 8천 리 떨어진 것이고 팔정도(八正道)를 가짐으로 아미타불과 8천 리 가까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십악(十惡) 팔사(八邪)를 가지고 상(相)에서 아미타불을 찾는다면
아미타불이 계신 서방극락은 십만 8천 리 밖에 있고,
십선(十善) 팔정도(八正道)를 행하며 상(相)을 여의었다면
바로 그곳이 서방극락이고 서방 국토로 여기서 멀지 않은 바로 자기 자신 안에 있는 것이다.
아미타불이 계신 곳은 어디인가? 바로 무량광(無量光) 무량수(無量壽)가 있는 곳이다.
우리 모두 다 자기 자신 안에 자등명이란 무량광(無量光) 무량수(無量壽)가 있다.
십악(十惡) 팔사(八邪)를 여의고 십선(十善) 팔정도(八正道)를 행하며 자등명으로 나아간다면
서방극락은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십악(十惡) 팔사(八邪)를 행한다면 서방극락은 십만 팔천 리에 밖에 있을 것이며,
십악(十惡) 팔사(八邪)를 여의고 상(相)을 여의고 십선(十善) 팔정도(八正道)를 행한다면
서방극락은 가까이 있고, 십선(十善) 팔정도(八正道)를 행하며 자등명에 이른다면
바로 거기가 서방극락이리다.
이렇듯 가까이 있는 서방극락은 바로 자기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이다.
서방정토는 바로 여기를 떠나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마음에 따라 극락이 나기도 하고 지옥이 나기도 하는 것이다.
아미타불이 계신 무량광 무량수는
우리 모두 저마다 가지고 있는 자등명의 빛이 있는 무량광 무량수이다.
그러므로 근기 따라 바로 여기 가까이 있는가 하면 멀리 있기도 한 것이다.
염불하며 서방극락에 태어나기를 바라기보다는 십악(十惡) 팔사(八邪)를 여의고
십선(十善) 팔정도(八正道)를 행하며 서방극락에 태어나기를 바라고,
십선(十善) 팔정도(八正道)를 행하며 업을 닦고 닦으며
우리 모두 자기 자신 안에 있는 자등명이란 무량광 무량수의 빛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면 다가가는 만큼 서방극락은 점점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
이런고로 아미타불은 자기 자신을 떠나 따로 있는 부처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나”라고 하는 내 안에 있는 부처님으로 본심불(本心佛)이라 할 것이다.
* 십악(十惡) … 몸, 입, 뜻 삼업(三業)으로 짓는 열 가지 악(惡),
지옥 아귀 축생 등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지는 원인,
살생(殺生). 투도(偸盜). 사음(邪淫). 망어(妄語). 기어(綺語).
양설(兩設). 악구(惡口). 탐욕(貪慾). 진에(瞋恚). 사견우치(邪見愚癡). 등이다.
* 십선(十善) … 십악(十惡)의 반대되는 착한 행, 세상에 나는 원인이 된다.
방생(放生). 보시(布施). 범행(梵行). 실어(實語). 직어(直語). 연어(軟語).
화합관(和合觀). 부정관(不淨觀). 자비관(慈悲觀). 인연관(因緣觀). 등이다.
* 8사(八邪) … 진리를 잘못 보는 여덟 가지 견해,
생(生). 멸(滅). 단(斷). 상(常). 일(一). 이(異). 거(去). 래(來). 등이다.
이 팔사(八邪)를 여의고 얻음 없는 바른 견해(無得正觀)에 이르러야 진리에 드는 것이 된다.
또한 팔정도(八正道)를 어기는 여덟 가지를 말하기도 하는데…
정견(正見)이 아닌 사견(邪見). 정사유(正思惟)가 아닌 사사유(邪思惟)를 위시하여
사어(邪語). 사업(邪業). 사정진(邪精進). 사념(邪念). 사명(邪命). 등이다.
* 혜능 스님 : 혜능(慧能, 638~713) 스님은 선종의 제6조로서, 육조대사라고도 한다.
집이 가난해 나무를 팔아 어머니를 봉양했는데,
어느 날 장터에서 『금강경』 읽는 것을 듣고 불도에 뜻을 두어, 제5조인 홍인대사를 찾아갔다.
그 문하에서 노역에 종사하기를 8개월, 그런 다음에야 의법(衣法)을 받았다.
676년 계(戒)를 받고, 이듬해 조계산 보림사로 옮겨 법을 넓혔으며,
그곳의 자사 위거의 청을 받고 대범사에서 설법하기도 했다.
사법(嗣法)의 제자에 하택 신회·남악 회양·영가 현각·청원 행각 등 40여 명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