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경전 게송 필사 제55일 《長阿含經》 <遊行經> 제28일
- 부처님 육신을 다비한 뒤, 사리를 두고 전쟁 직전까지 갔다가 향상 바라문의 중재로 원만 해결되는 장면입니다.
파바국에 있던 말라족 백성들이 부처님께서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들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가서 사리를 분배해 달라고 요구하자. 그래서 우리 본토에 탑을 세우고 공양하자.’
파바국의 모든 말라족 사람들이 나라에 명령을 내려 네 종류의 군사[兵], 즉 코끼리 군사[象兵]ㆍ말 군사[馬兵]ㆍ수레 군사[車兵]ㆍ걷는 군사[步兵]를 정비하고 구시성에 도착하여 사자(使者)를 보내어 말했습니다.
“중우(衆祐; 범어 Bhagavat의 번역어. 바가바婆伽婆ㆍ박가범薄迦梵이라고 음역하며 현장玄奘 이후의 신역新譯에서는 세존世尊이라 漢譯)께서 이곳에 이르러 멸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또한 우리의 스승이십니다. 우리는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 때문에 이렇게 찾아와 그 사리를 분배해 주실 것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우리 본국에 탑을 세우고 공양하고자 합니다.”ㅗ
구시왕이 대답했습니다.
“그렇소, 그렇소. 진실로 그 말이 옳소. 하지만 세존께서는 이 땅에 내려 오셔서 이곳에서 멸도하셨소이다. 그러므로 이 나라 백성들이 스스로 공양해야 마땅할 것이오. 그대들이 수고롭게도 멀리서 왔지만 사리의 분배는 있을 수 없소이다.”
차라파(遮羅頗)국의 모든 발리(跋離)족의 백성들과 라마가(羅摩伽)국의 구리(拘利)족 백성들, 그리고 비류제(毘留提)국의 바라문들, 카필라국의 석가족 백성들, 바이샬리국의 리차위(離車)족 백성들과 마가다국의 왕 아사세(阿闍世)는 여래께서 구시성의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들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꼭 가서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자.’
아사세 등 여러 국왕들이 곧 나라에 명령을 내려 4종의 군사 즉 상병ㆍ마병ㆍ차병ㆍ보병을 정비해 가지고 진격하여 항하를 건넜고, 곧 바라문 향성(香姓; 팔리어로는 Doṇa이며, 일찍이 구류拘留와 반타파인班陀波人의 전술 지도를 맡았던 바라문의 이름이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셨을 때 사리舍利를 분배하는 담당자로 선출되었다.)에게 명령했습니다.
“그대는 우리의 이름으로 구시성에 들어가 모든 말라족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문안하시오.
‘지내시는 것은 가볍고 편하시며 행보[遊步]는 건강한가요? 우리는 여러분들을 늘 존경하고 이웃에 있으면서 의리를 지키고 서로 화목하게 지내며 아직껏 다툰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여래께서 그대들의 나라에서 멸도하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위없이 높은 어른께서는 진실로 우리가 하늘처럼 받들던 분입니다. 그러므로 멀리서 찾아와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는 바이오. 우리는 본토에 돌아가 탑을 세워 공양하고자 합니다. 만일 그것을 우리에게 준다면 온 나라의 귀중한 보배를 그대와 나눌 것이오.’”
향성 바라문이 왕의 명령을 받고 곧 그 성으로 가서 모든 말라족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마가다 대왕은 한량없는 성의로 문안하셨습니다.
‘지내시는 것은 가볍고 편하시며 행보[遊步]는 건강한가요? 우리는 여러분들을 늘 존경하고 이웃에 있으면서 의리를 지키고 서로 화목하게 지내며 아직껏 다툰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여래께서 그대들의 나라에서 멸도하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위없이 높은 어른께서는 진실로 우리가 하늘처럼 받들던 분입니다. 그러므로 멀리서 찾아와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는 바이오. 우리는 본토에 돌아가 탑을 세워 공양하고자 합니다. 만일 그것을 우리에게 준다면 온 나라의 귀중한 보배를 그대와 나눌 것이오.’라고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말라족 사람들이 향성에게 대답했습니다.
“그렇소, 그렇소. 진실로 그대의 말이 옳소. 하지만 세존께서는 이 땅에 내려 오셔서 이곳에서 멸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나라의 선비와 백성들이 스스로 공양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대들이 수고롭게도 멀리서 왔지만 사리의 분배는 있을 수 없습니다.”
국왕이 곧 여러 신하들을 모아 함께 의논하고 게송을 지어 포고했습니다.
우리들은 화의(和議)로써
멀리서 찾아와 머리 숙여 절하면서
겸손한 말로 분배를 청하였소.
그런데도 주지 않는다면
吾等和議,
遠來拜首,
遜言求分.
如不見與,
4병(兵)이 여기 있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리라.
정의로써 얻지 못한다면
마땅히 힘으로 빼앗을 것이오.
四兵在此,
不惜身命.
義而弗獲,
當以力取.
구시국에서도 곧 모든 신하를 모아 의논하고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대들 수고로이 멀리서 찾아와
욕되게도 머리 숙여 절하지만
여래께서 남기신 이 사리는
감히 허여(許與)할 수 없소.
遠勞諸君,
屈辱拜首,
如來遺形,
不敢相許.
그대들이 만일 군사를 일으키려 한다면
우리도 여기 군사가 있소.
목숨을 바쳐 항거할 것이니
두려울 것이 없소.
彼欲擧兵,
吾斯亦有.
畢命相抵,
未之有畏.
향성 바라문이 여러 사람들을 타이르며 말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오랫동안 부처님의 교계(敎誡)를 받았습니다. 입으로는 진리의 말씀을 외우고 마음으로는 자비의 교화에 감복하며 모든 중생을 항상 안락하게 하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 부처님의 사리를 다투어 서로 죽이려 해서야 되겠습니까? 여래께서 사리를 남기신 것은 널리 이익되게 하고자 하는 것이니 지금 이 사리를 마땅히 나누어 가져야 합니다.”
그러자 모두들 좋다고 칭찬하고 곧 다시 의논했습니다.
“누가 이것을 잘 나눌 수 있겠는가?”
모두들 말했습니다.
“향성 바라문이 인자하고 지혜로우며 공평하니 그가 분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든 국왕은 곧 향성에게 명령했습니다.
“그대는 우리를 위하여 부처님의 사리를 여덟 몫으로 똑같이 나누시오.”
향성이 모든 왕의 말을 듣고 곧 사리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머리 조아려 절하고 나서 천천히 나아가 부처님의 위 어금니를 집어 따로 한쪽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심부름하는 사람을 시켜 부처님의 위 어금니를 가지고 아사세왕에게 가져가게 했습니다.
심부름하는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내 이름으로 대왕께 말씀드시오.
‘대왕이여, 지내시는 것은 가볍고 편하시며 행보는 건강하십니까? 사리가 오지 않아 얼마나 많이 기다렸습니까? 이제 심부름 하는 사람에게 여래의 위 어금니를 보내니 그것을 공양하셔서 소원을 푸십시오. 샛별이 나타날 때쯤에는 사리의 분배를 다 마치고 마땅히 스스로 받들어 보내겠습니다.’”
그 심부름하는 사람이 향성의 분부를 받고 곧 아사세왕의 처소로 가서 말씀드렸습니다.
“향성 바라문이 한량없는 정성으로 문안드렸습니다.
‘지내시는 것은 가볍고 편하시며 행보는 건강하십니까? 사리가 오지 않아 얼마나 많이 기다리셨습니까? 이제 심부름하는 사람에게 여래의 위 어금니를 보내니 그것을 공양하시고 소원을 푸십시오. 샛별이 나타날 때쯤에는 사리의 분배를 마치고 마땅히 스스로 받들어 보내겠습니다.’”
향성은 한 섬쯤 들어가는 병에 사리를 받아 가지고 곧 고르게 여덟 부분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원컨대 이 병을 여러분이 의논해서 저에게 주신다면 집에 탑을 세워 공양 하겠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참으로 지혜롭습니다. 적당한 때인 줄 아십시오.”
그리고 곧 모두 주는 것을 승낙했습니다.
어떤 필발(畢鉢)촌 사람들이 여러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땅에 널린 잿더미라도 주신다면 탑을 세워 공양하겠습니다.”
모두들 그것을 주자고 말했습니다.
구시성 사람들은 분배된 사리를 얻어 곧 그 땅에 탑을 세우고 공양했습니다.
파바국 사람과 차라국ㆍ라마가국ㆍ비류제국ㆍ카필위국ㆍ바이샬리국ㆍ마가타국의 아사세왕도 사리의 일부를 얻어 각각 그 나라로 돌아가 탑을 세우고 공양했습니다. 향성 바라문은 사리병을 가지고 돌아가 탑묘(塔廟)를 세웠고, 필발촌 사람들은 잿더미를 가지고 돌아가 탑묘를 세웠습니다.
그래서 여래의 사리로 여덟 개의 탑을 세우고, 아홉 번째의 병탑(甁塔), 열 번째의 재를 보관한 탑, 열한 번째 생시의 머리칼 탑을 세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