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문가들이 본 가장 큰 금융 리스크는 '가계부채, 그리고 트럼프' / 11/22(금) / 한겨레 신문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높은 가계부채 수준, 국내 경기 부진, 2차 트럼프 행정부 정책 불확실성을 한국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은행이 전문가 78명에게 의견을 물어 21일 발표한 2024년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1.5%(5가지 리스크 요인 중복 합산)가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를 주요 대내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2년 연속 가계부채 문제(70.1%)가 가장 주요한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이 밖에 내수 회복 지연에 따른 한국의 경기침체(51.3%),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39.7%)에 대한 우려가 컸다.
대외적으로는 내년 1월 20일 취임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새 행정부에서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불확실성(56.4%)을 우려하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에 더해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 등 주요국의 자국 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39.7%)도 우려를 낳았다.
1년 안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한국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요인은 미국 대선 이후의 정책 변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기(13년)적으로는 고령인구 확대 및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주요국의 자국 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 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경기 부진이나 자영업자 부실 확대는 1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아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상환 부담은 그 여파가 크겠지만 실제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방안으로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축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한계기업 구조조정 ▽거시건전성 관리 ▽금융당국과 정부, 금융회사 간 원활한 소통 및 금융정책의 일관성 유지, 유연한 대처 등을 제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국내 금융기관 경영전략·리스크 담당자, 주식·채권·외환·파생상품 운용 및 리서치 담당자, 금융·경제 관련 협회 및 연구소 직원, 대학교수, 해외 금융기관 한국투자 담당자 등 78명을 대상으로 한 전자설문 형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