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일기_2540
삼촌은 할머니가 와 모시고 가셨다니 안심입니다. 할머니께서 막내아들을 본향으로 잘 이끌고 가시겠지요. 돌아가시기 전에 점심도 먹고 편안하게 계셨는데, 숙모님이 방 밖에서 해야할 일들을 이것저것 하다가 오니 삼촌이 얼굴이 노래져 숨을 안쉬더라는군요. 배도 만져보고 가슴도 문지르고 하는 동안에도 몸이 따뜻했는데 다시는 숨을 안쉬더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고생시켜놓고 고맙다는 인사도 한 마디없이, 나 간다는 인사도 없이 가서 너무 야속하다고 했답니다. 사촌동생들에게 연락하고는 마음속에 맺혔던 얘기들을 하며 펑펑 우셨다는군요. 아이들 오면 울고불고 하는 모습 보이기 싫었다면서요.
돌아가시기 몇 달 전부터 섬망이 심하셨는데, 죽은 친구들을 얘기하며 누가 데리러 왔더라 따라가다가 돌아왔다란 얘기를 자주 하셨답니다. 돌아가시기 전날엔 '엄마가 나 데리러 왔다'고 하셨다는군요.
삼촌은 한평생 가난하게 사셨지만 주눅들지 않고, 명랑하게 사셨고 일가친척 누구에게나 다정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사촌 오빠와 올케언니들은 물론이고 오촌 조카들 육촌 조카손주들까지 장례식장으로 찾아왔습니다. 장례식장이 아니고서는 만나기 어려운 이들을 한꺼번에 만납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누구인지 다 알아볼 수 있으니 신기하기도 합니다. 아버지는 4남3녀 중 세번째였고 큰아버지는 슬하에 7남2녀를 두셔서 큰집의 조카와 조카사위 손주들 기억하는 건 쉽지않거든요.
오늘 11시에 입관이라 오전 줌몸살림운동은 순옥샘한테 진행을 부탁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삼촌 얼굴 한번 보고싶어서요.
오후에 화요명상모임에 다녀와서 장례식장에 줄곧 있으려합니다.
오늘 아침엔 해운대 맨발걷기 하러는 가지 못했고,
방에 앉아 오래도록 삼촌을 기리는 명상을 했습니다.
허리를 쭉 펴고 앉아 활짝 미소짓습니다.
마음이 하늘처럼 커졌다 여깁니다.
천천히 숨을 내쉬고 또 내어쉽니다.
빛의성자님들과 함께 온 우주만물과 벗님들께,
축복을 전합니다. 고난에 처한 이들 모두가 그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우리몸은 우주에서 전해지는 지혜의 빛,사랑의 빛,생명의 빛을 전하는 통로》
사진은 어제 아침 해운대에서 찍었습니다. 오늘도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