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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글은 지난 주 새크라멘토 킹스 헤드 코치였던 마이크 말론이 해고됐던 당시 머리에 떠올랐던 이것저것을 지금에서야 이렇게 늦게 올리게 됐음을 밝히고자 합니다.
그래서 정확히 일주가 지나버려 시의적절성이 떨어지는 주제이지만, 어쨌든 연례행사 식으로 시즌마다 일어나곤 하는 일이기도 해서 시즌 중 헤드 코치 해고에 대해 정리해 보고 제 생각도 적어보고자 합니다.
제가 제목에 '잔혹사'라는 문구를 넣은 이유는 잘린 코치들에 대한 연민이 있어서는 아닙니다. 명예가 실추된 것은 있지만 생계에 타격을 입고 그런 것은 아니니까요. 어차피 계약된 금액이 있으니 돈이야 말할 것도 없고 어디든 일자리가 있겠죠.
대신 잔혹사라는 문구는 해고라는 인사처리를 한 당사자인 팀들에게 붙인 것입니다. 구단 운영진 입장에서 뭘 해보겠다고 한 것이지만 결과는 도루묵이라는 것이 이번 이야기의 주 맥락입니다.
그럼 그동안 사례들이 어떤 결과를 냈는지 보도록 하죠.
2007-08 시즌부터 2013-14 시즌까지 일곱 시즌 동안의 결과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2007-08
시카고 불스 :스캇 스카일스 9-16 (.360) → 짐 보일런 16-24 (.400)
2008-09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PJ 칼리시모 1-12 (.077) → 스캇 브룩스 22-47 (.318)
워싱턴 위저즈: 에디 조던 1-10 (.091) → 에드 탭스캇 18-53 (.254)
토론토 랩터스: 샘 미첼 8-9 (.471) → 제이 트리아노 25-40 (.385)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랜디 위트먼 4-15 (.211) → 케빈 맥헤일 20-43 (.317)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모리스 칙스 9-14 (.360) → 토니 딜레오 32-27 (.542)
새크라멘토 킹스: 레지 띠어스 6-18 (.250) → 케니 냇 11-47 (.190)
멤피스 그리즐리스: 마크 아이어버로니 11-30 (.268) → 자니 데이비스 / 라이오넬 홀린스 13-28 (.317)
피닉스 선즈: 테리 포터 28-23 (.549) → 앨빈 젠트리 18-13 (.581)
2009-10
뉴올리언스 호넷츠: 바이런 스캇 3-6 (.333) → 제프 바워 34-39 (.466)
뉴져지 넷츠: 로렌스 프랭크 0-16 (.000) → 탐 버리스 / 키키 밴더웨이 12-54 (.182)
2010-11
인디애나 페이서스: 짐 오브라이언 17-27 (.386) → 프랭크 보겔 20-18 (.526)
2011-12
새크라멘토 킹스: 폴 웨스트팔 2-5 (.286) → 키이쓰 스마트 20-39 (.339)
워싱턴 위저즈: 플립 선더스 2-15 (.118) → 랜디 위트먼 18-31 (.367)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네이트 맥밀란 20-23 (.465) → 케이럽 카날리스 8-15 (.348)
2012-13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마이크 브라운 1-4 (.200) → 버니 비커스태프 / 마이크 댄토니 44-33 (.571)
브루클린 넷츠: 에이브리 존슨 14-14 (.500) → PJ 칼리시모 35-19 (.648)
밀워키 벅스: 스캇 스카일스 16-16 (.500) →짐 보일런 22-28 (.440)
피닉스 선즈: 앨빈 젠트리 13-28 (.317) → 린지 헌터 12-29 (.293)
2013-14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모리스 칙스 21-29 (.420) → 존 로이어 8-24 (.250)
자 이렇게 지난 일곱 시즌 동안 오프시즌이 아닌 시즌이 한창 치러지고 있는 중에 헤드 코치가 변경된 경우들을 봤는데요. 보시면서 대략적으로 받는 느낌이 성적의 변화가 오십보백보라는 것이죠?
물론 헤드 코치의 역량이 모자라서 로스터 재능 대비 성적이 심하게 안 나오는 듯한 경우도 있지만 (그랬나요, 레이커스 팬 분들?), 대개가 큰 반등은 이루지 못했고 심지어 승률이 떨어지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저는 이런 추세가 나오는 이유는 결국 시즌 중 교체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팀의 성적은 결국 팀의 로스터가 결정짓는 정도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요즘 년도들에서 볼 수 있듯이 코트 밸런스를 확 바꾸는 트레이드도 시즌 중 일어난 적을 거의 못 봤기 때문에 성적은 코치가 바뀌든 말든 그게 그거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시즌 중에 이런 저런 트레이드 희망 사항들이 나오곤 하지만 경기력 향상을 위한 이유(basketball reasons)로 트레이드가 실제로 나오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프론트 오피스가 오프시즌에 판을 짠 것이 한 시즌 농사에 큰 방향성을 가지는데, 자신들의 과오를 헤드 코치에게 돌려버리는 모습들이 빈번합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지만 대외적으로 가장 표시가 나면서도 만만한 대상이 코치이기 때문이죠.
둘째로, 이것은 분명 로스터의 재능을 초월해 팀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코치가 존재한다는 전제를 깔아야 하는데요. 누구를 특정해 지목하진 않겠지만 그런 분들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죠?
문제는 저런 코치들이 존재하더라도 극소수일 뿐더러, 시즌 중에는 좀체 오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로스터 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밑그림의 한 부분인 코칭 스태프도 그대로인 상태에서 큰 그림을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트레이닝 캠프 때부터 공격 및 수비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어시스턴트 코치들이 그린 큰 그림을 시즌 중에 휙 바꾸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대중이나 미디어에서 헤드 코치에게 향하는 찬사 또는 비난에 대해 과하다 생각하는 근거가 바로 한 팀의 운용 체제는 코칭 스태프 전원이 만든 그림이기 때문이죠.
주로 어시스턴트에서 임시로 올라와 지휘권을 잡아도 성적이 위든 아래든 큰 요동이 없는 이유가 저것이기도 하구요.
마지막으로 앞의 이유와 연결된 것으로 별 대안 없이 에라이 자르고 보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대안 만들기가 힘드니까요. 아니 어쩌면 대안을 만들 생각조차 안했을 수도 있죠.
2012-13 브루클린 넷츠가 에이브리 존슨을 잘랐을 때 무슨 필 잭슨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지휘권은 어시스턴트였던 칼리시모가 이어 잡아 그대로 갔습니다.
저 당시 저 개인적으로는 후임 코치 루머들에 콧방귀를 뀌었던 기억이네요. 필 잭슨이 오기도 힘들거니와 와도 큰 차이 못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코치 해임의 경우들 중에 상당수가 프론트 오피스와의 마찰에 기인한 정치적인 이유가 따른 것들이라면 대안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자르고 보자라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제 결론은 정말 보기 싫을 정도로 틀어진 사이가 아니라면 그냥 가라입니다. 간혹 가다 정말 헤드 코치의 능력 자체가 딸리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래요, 레이커스 팬 분들?), 뒤에 지휘권을 이어 받는 헤드 코치가 변수로 작용하는 범위는 한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결국 심하다 싶은 경우가 아니라면, 혹은 자기들 팀의 슈퍼스타가 죽어도 그 사람 밑에서는 뛰기 싫다 말하는 것이 아니라면, 오프시즌에 바꿔라입니다.
또한 지난 시즌인 2013-14 멤피스 그리즐리스 및 토론토 랩터스를 돌이켜 보면, 데이비드 예거와 드웨인 케이시는 어떤 헤드 코치일까요?
농구는 어쨌든 선수들이 하는 경기다. 이런 것 아닐까요?
자신들의 후진 로스터 농사 능력이나 실책을 포함해서, 팀 성적에 미치는 여러 요인들을 헤드 코치에게 몰아 버리는 실수를 (아니 실수인 듯한 꼬리자르기를) 프론트 오피스들이 했던 것은 아닌지.
첫댓글 아마도 이 분야의 최대 이야깃거리는 81-82 시즌 시작하자마자 운명이 뒤바뀐 레이커스의 폴 웨스테드와 팻 라일리 일화일 겁니다.
80년 레이커스 우승을 이끈 폴 웨스테드 감독과 매직 존슨이 매직의 볼소유 문제와 팀의 공격 스타일을 놓고 마찰이 잦았고, 급기야 라커룸에서 언성을 높이며 싸움까지 했죠. 그런데 제리 버스 구단주가 어린 매직의 편에 서면서 웨스테드 감독은 잘렸고, 그의 어시스턴트였던 팻 라일리가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라일리와 매직이 애초에 서로 입을 맞췄던 것인지... 라일리 감독은 매직의 구미에 딱 맞는 속공농구를 지향했고, 그 결과로 레이커스는 4번의 우승의 기쁨을 더 맛볼 수 있었죠.
아..이런 일이 있었군요..
라일리는 마이애미에서도 샤킬 영입하고 스탠 밴건디 밀어내고 헤드코치 된 후 우승했을때도 말이 많았었는데
처음이 아니였네요. 흠............ 조금 실망이네요
카림이 그 시즌부터 리바운드가 10개 미만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던데, 감독 변화로 팀 스타일도 변하면서 득점치중형으로 바뀐건가요? 상대적으로 리바에 비해 블락은 건재한 수준이었더군요.. 나이가 먹다보니 더 롱런하기 위한 방안이었는지 궁금합니다.
@LeBronJames#23 이 모든 것을 뒤에서 지휘한 건 매직 존슨입니다. 그래서 매직은 '역대 최악의 감독 킬러'로 불리우기도 하죠. 하지만 그 시즌에 레이커스가 우승을 해버리는 바람에 다 묻혀졌죠.
82년 우승 이후, 기가 산 매직은 자신과 볼소유 다툼이 잦았던 올스타 포인트 가드, 놈 닉슨을 방출하게끔 만들었고, 80, 82 우승의 주역이었던 올스타 포워드, 자말 윌크스도 팀을 나가게 했습니다. 본인이 선호한 선수가 동 포지션의 제임스 워디였기 때문이죠.
매직이 당시 리그 최고 연봉의 주인공이어서 입김이 대단했고, 제리 버스 구단주도 매직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Statistics 커림이 나이를 먹으면서 그의 체력안배를 위해 라일리 감독이 배려를 한 결과였죠. 이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몸싸움과 리바운드에 능한 커트 램비스와 백업 빅맨, 밥 맥카두를 영입해 온 것이고요.
파이널에서 붙은 식서스에 레이커스가 큰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포지션이 바로 커림, 램비스, 맥카두의 빅맨진이었으니... 라일리 감독이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봐야죠. 그 다음 시즌에 식서스가 모제스 말론을 영입해 이 빅맨진을 다 쓸어버리기는 했지만 말이죠.
이런걸 보면 매직이 난놈은 난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결과적으로 매직이 가지고있던 팀의 청사진이 옳았다는걸 우승으로 보여줬으니까요. 꼭 매직 케이스가 아니더라도 ego 다툼으로 인한 코치 교체는 해볼만 하지 않은가 싶어요. 두가지 게임플랜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쪽에 힘을 실어주는 형태면 일단 구단의 방향성이 확실하니까요.
예외가 없지 않겠지만서도 거의 대부분이 교체 이후로도 좋아진 것을 찾기 힘드네요 확실히 감독교체는 성적에 대한 책임을 최우선적으로 감독이 지는 것에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왠만한 스타급 선수를 포기하기 힘드니 일차적으로 감독을 자르고 그 이후에도 문제가 지속되면 그때서야 선수를 팔 구상을 하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