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Saipan
서태평양 괌 옆에 위치한 미국령의 작은 화산섬입니다.
서울에서는 비행기로 4시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고, 에메랄드 빛 바다와 은빛 해변을 곳곳에 지닌, 주로 관광보다는 휴양을 목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러시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그래서 인지, 전체 인구 5만 중 한국 교민들이 3~4%를 차지할 정도로 많습니다. 실제로, 휴가 내내 영어보단 한국말을 더 많이 썼던것 같습니다. ^^
섬 전체적인 분위기는 중남미 지방 소도시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작고 소박합니다.
길가에는 오래된 듯한 단층 또는 복층 건물들이 줄지어져 있으며, 고급 호텔들(이라곤 해도 역시 3~4성급)이 몰려있는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돼지, 닭들이 뛰어 노는 정겨운 시골 풍경이 펼쳐집니다. 참, 개들도 많습니다. 목줄이 풀린 채로…ㅎㅎ (뛰다가 한번 물릴 뻔…^^;;)
섬은 동서의 폭은 3~8km 정도로 짧고 남북으로 길쭉한 모양인데 그 길이가 22km 정도 됩니다.
이처럼 작은 섬이지만, 매년 3월, "타가맨 사이판 트라이애슬론 대회"와 4월 "마라톤 대회 (Festival of Runs)"가 열립니다. 코스는 10k, 하프, 풀, 그리고 무려 50km 경기까지…
사이판 마라톤 코스도 - 중앙의 빨간 지점이 출발점인 가라펜
대회는 아름다운 해변을 끼고 도는 섬 서쪽 도로에서 진행되며, 다운타운인 가라펜에서 출발, 남쪽으로 10km, 턴해서 다시 가라펜을 지나 북쪽으로 10여 키로, 그리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면 풀코스 거리가 됩니다.
국내 대회들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대회 출발시간이 새벽 5시라는 점!
이유는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
일교차조차도 거의 없는 하루 종일 30도 이상의 온도에, 적도에 가까운 동네인 만큼 햇살이 뜨겁다 못해 따가울 정도….
또 하나 다른 점은, 대회가 오전 중에 마무리되면 오후 4~5시경부터 참가자들을 위한 파티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그것도 정말 근사한 해변에서 비키니 아가씨들과 함께….ㅎㅎ
그래서...
제가 사전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절대 ㅂㅋㄴ들을 보러간건 아닙니다. ㅋㅋ)
코스는 숙소인 PIC 호텔(사이판 남서부에 위치)에서 마라톤 대회 파티가 열린다는 가라펜 피에스타 호텔 앞 마이크로 비치까지 약 10.4K. 왕복하면 딱 하프 코스.
퍼시픽 아일랜즈 클럽(PIC) - 마이크로 비치 코스
여행 첫날, 사이판에 비행기가 새벽에 도착하는 일정이라, 호텔 도착 후 짐 정리하다 보니 벌써 새벽 5시.
출발이 늦으면 너무 더울 것 같아 알람을 7시에 맞춰놓고 잠깐 눈을 붙입니다.
그리고 7시.
열린 창가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벌써부터 강렬합니다.
썬크림을 가능한 한 듬뿍 바르고, 모자, 물 한 병과 핸드폰, 약간의 현금을 넣은 배낭을 둘러메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한 발 햇볕으로 나서는 순간, 아…..대회가 새벽에 출발하는 이유가 있구나…^^;;
현지 기온은 31도라는데, 체감온도 40도 이상…;;
벌써부터 얼굴에 더위와 피곤이 뚝뚝 묻어납니다. ㅎㅎ
일단 출발…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차량도 드문 왕복 2차선 도로길을 따라 뜁니다.
조금 가다보니 도로위에 하프 표시가 보입니다. 아마 가라펜에서 출발하면 이 곳이 하프 반환점인 듯.
대회 하프 반환점 표시
이런 길을 따라 쭉 뜁니다. 왼쪽은 주택, 오른쪽은 도로. 개조심... ㅎ
주택을 지나 조금 더 왼쪽으로 들어가면...
이런 해변들이 나옵니다. 오늘 날씨 참 좋네요...^^
적도에 가까울수록 수평선이 더 둥글다고 합니다. 멀리 파란선이 보이는 곳까지 산호초 지역.
PIC에서 3키로 조금 넘게 달리다 보면, 한화그룹에서 운영하는 월드 리조트가 나옵니다.
월드 리조트를 지나 바로 좌회전하면 본격적인 백사장길.
작은 야자수가 이국적입니다.
도로를 따라 달리기엔 너무 덥습니다.
마침 해가 바다 반대편에서 떠 있어서 해변쪽으로는 시원한 나무 그늘이 져 있습니다.
급히 주로 변경. 해변가로 내려가 모래사장 위를 달립니다. 다행히 모래입자가 고와 바닥이 단단합니다.
해변을 내려서니....
달력 사진 같은 곳. 저 멀리 보이는 섬이 유명한 마나가하 섬. 건너편이 목적지인 마이크로 비치
이제 7 키로 남았습니다. 물에 풍덩하고 싶은 유혹을 계속 참습니다. (왜? 수영을 못하니깐..;;)
바다 위의 평상. 저기서 목마클 사람들이랑 소주 한 잔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ㅎㅎ
출발한지 한 시간이 넘었는데, 겨우 7키로 왔습니다.
물론 중간에 사진 찍느라 멈추긴 했지만, 더위로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어지럽기까지...;;;
달리다 걷다를 반복합니다. 이때 이미 20키로주는 포기...일단 목적지까지만이라도 잘 가보자...ㅎㅎ
가져온 물 한 통을 다 마셔버리고, 물 살 곳을 찾아야 되는 상황이라 다시 도로로 올라왔습니다.
마침, 근처에 중국인이 하는 슈퍼 발견. 시원한 얼음물 하나를 사는데, 맥주가 눈에 보입니다.
2개를 골라 계산을 할려는데, ID를 보여달라네요...헉! (이 동네 법은 술 살때 무조건 신분증이 있어야 된다나...;;)
내 얼굴이 비록 젊어 보이긴 하지만… 이게 무슨 십대 얼굴이냐고....???!
협박 반 사정 반 해서 겨우 맥주 두 캔을 샀습니다. ㅎㅎ
급수하고 드디어 가라펜 시내 도착.
10키로를 1시간 43분에 뛰었군요....아니 걸었군요.....무척 빨리 걸었네요 ^^;;
가라펜 시내에 있는 피에스타 호텔과 하얏트 호텔 사이길로 들어가면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마이크로 비치...
금발의 미녀 비키니 아줌마가 찍어준 사진...
그리고 야자수 그늘 밑에서 "어렵게" 사온 맥주 한잔.....캬
일반 캔 사이즈인데 유독 작아 보이네요..ㅎㅎ 앞에 보이는 섬이 마나가하.
마이크로 비치.
생각했던 것보다 멋진 곳이였습니다. 해변 자체도 멋졌지만, 조용하고 한적하고 깨끗해서...
술 먹기가 좋군요...ㅎㅎ
그런데, 이 곳 바다색과 백사장도 좋았지만 바로 앞에 떠 있는 마나가하 섬의 해변이 10배는 더 멋졌다는...^^
뭐니 뭐니해도 제일 좋은 건....
열심히 달린 후 땀 쭉 빼고 마시는 캔맥 한 잔이 최고...!!!
호텔로 다시 돌아올 땐 결국 택시 이용...^^;; (15분 거리인데 택시비 2만5천원...;;;)
둘째 날은 전날 술을 많이 마셔 달리기 하루 쉬고....ㅋ
셋째 날은 다시 13키로 주. 이번엔 숙소에서 출발 사이판 동쪽 해안으로...현지인들만 간다는 숨겨진 해변을 찾아서...
Coming soon....
마이크로 비치 (자세히 들으면 새소리도 들립니다. ^^)
첫댓글 수현씨~~넘 멋져요 와 너무 멋지당 사이판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ㅎ
음~이런거~~없수~~
형, 요즘 이런 거 찍으면 잡혀갑니다...ㅎㅎ
안그래도 형 생각 나서 찍어둔 사진이 한 장 있어서...다른 글에다 올려놨슴다...ㅋ
왕짱나!!!!!!!!!!!!!!^^
해장은 했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