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의 50대 여성이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가 남긴 저택 '그레이스랜드'를 가로채려고 사기 행각을 벌이다 붙잡혔다. 기발하고도 대담한 그녀의 사기 행각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미국 법무부는 리사 제닌 핀들리(53)가 프레슬리의 외동딸 리사 마리 프레슬리가 생전에 그레이스랜드를 담보로 380만 달러(약 51억 5000만원)를 빌린 뒤 갚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이 집을 매각하려 해 체포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고 영국 BBC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법무부는 "핀들리가 뻔뻔스러운 계획을 위해 수많은 허위 문서를 꾸며내고 프레슬리의 가족에게 합의를 강요하려 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핀들리는 마리 프레슬리가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면서 그레이스랜드를 담보로 제공한 것처럼 각종 대출 서류와 공증인 서명까지 날조했다. 자신을 세 명의 인물로 꾸며 가공의 임대 사업자로 날조해 노사니 투자회사란 것을 설립한 것처럼 꾸몄다. 또 법원에 허위 채권자 청구서를 제출하고 그레이스랜드가 있는 테네시주 멤피스의 등기소에 가짜 신탁 증서를 제출한 뒤 지역 일간지에 그레이스랜드에 대한 가짜 압류 공고와 경매 계획을 게재했다.
지난 5월 경매 공고 후 프레슬리의 손녀이자 유산 상속자인 라일리 키오(34)가 그레이스랜드에 대한 경매를 중단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자 킨들리는 키오 측에 소송을 해결하자며 합의금 285만 달러(약 38억 6000만원)를 요구하는 뻔뻔스러움으로 일관했다.
그 뒤 검찰 조사가 시작되고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자 핀들리는 프레슬리의 가족 대표와 법원,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이 사기 사건의 주범이 나이지리아에 있는 신원 도용 전문 범죄자라고 또다시 거짓 주장을 늘어놓았다.
법무부는 핀들리에게 우편 사기와 신원 도용 혐의가 적용되며 유죄가 확정되면 우편 사기는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신원 도용 혐의는 최소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레이스랜드는 프레슬리가 1957년 구입해 1977년 별세할 때까지 20년간 머물렀던 저택으로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다. 엘비스가 죽어 이곳에 묻혔고, 그의 부모들, 딸 리사 마리, 그녀의 아들 벤자민 키오가 안장돼 있다.
이 집은 1982년부터 박물관으로 일반에 공개된 이후 매년 60만명이 방문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리사 마리의 딸인 라일리 키오는 지난해 모친이 별세한 뒤 그레이스랜드를 포함해 프레슬리가 남긴 자산 대다수를 상속 받았다.
엘비스 유족은 물론 언론의 입장 표명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BBC는 라일리 키오의 변호사 등과 접촉하려 시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