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링햄 등 워싱턴 상권 “매출 줄어 가게 문 닫을 위기”
BC주 관광은 반사이익…“국내여행·미국인 유입은 안정적”
BC주 주민들의 미국 국경 방문이 크게 줄면서, 美워싱턴주 접경 도시들이 상권 타격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손님이 급감해 가게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곳도 나오고 있다.
워컴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로워메인랜드 지역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넘어간 BC 차량 수는 1년 전보다 약 43% 감소했다. 특히 벨링햄과 같은 국경 인근 도시는 평소 캐나다 손님들이 주요 소비층이었지만, 최근 발길이 뚝 끊기며 매출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지에서는 환율 하락과 정치적 분위기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달러의 약세로 인해 쇼핑 등 실속이 줄어든 데다, 미국 정치권에서 반복된 ‘캐나다는 사실상 미국의 51번째 주’라는 발언이 시민 감정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워컴카운티 관계자는 “우리는 200년 넘게 캐나다 이웃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왔다”며 “정치적 상황은 곧 지나갈 일이고, 사람 대 사람의 관계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단순히 돈을 쓰러 오라는 게 아니라 친구와 가족을 만나러 오고, 여행하러 오라는 것”이라며 캐나다 방문객의 방문을 호소했다.
경제적 여파는 판매세 수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 정부의 주요 예산 항목이 소매 매출에 기반하다 보니, 손님이 줄어들면 곧바로 세수에 타격을 준다는 설명이다.
일부 상인들은 “지금 추세가 몇 달만 더 이어지면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대형마트, 주유소, 식당 등 국경 소비에 의존해온 상점들은 특히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반면, BC주는 상대적으로 관광업에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관광업계는 미국인 관광객의 예약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크루즈나 호텔 예약 취소도 많지 않다고 밝혔다. 캐나다인들 역시 미국 대신 국내여행을 택하면서 오히려 지역 관광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적 긴장이 교류까지 막는 상황에서, 양측 지역사회는 “국경 너머 이웃으로서 오랜 신뢰와 왕래를 이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