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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2020년 기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5% 이상은 에너지 발전, 운송, 제조업 등 고탄소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 산업, 철강, 화학, 수송 등 고탄소 산업이 국가 총배출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파리협약의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고탄소 부문의 감축이 필수적이다. 이에 대응하여, 최근 OECD는 고탄소 산업의 저탄소 전환 지원 및 재정 부담 감소를 위한 '전환금융(transition finance)' 활성화를 제안하고 있다. 전환채권은 이러한 전환금융의 주요 도구 중 하나로,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녹색활동이 아닌 탄소중립을 위해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전환활동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곧 기존의 녹색채권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고탄소 산업의 기업들에게 새로운 자금 조달 통로를 열어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탄소 산업의 비중이 높은 일본에서는 전환채권의 장점을 인지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여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과 유사한 산업구조를 가지는 우리나라에서도 전환채권은 탄소중립 달성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환채권의 원활한 도입을 위해 명확한 기준 설정, 전환워싱 방지 정책의 수립, 기존 녹색채권 및 지속가능연계채권과의 차별화를 통한 독립적인 상품 가치 확립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2020년 기준, 75% 이상이 에너지 발전, 운송, 제조업 등 고탄소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1) 우리나라 역시 전기 및 열 생산, 석유 정제와 같은 에너지 산업, 철강, 화학, 수송 등 고탄소 산업이 국가 총배출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2) 따라서 파리협약의 기후 목표에 부합하는 국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고탄소 부문의 감축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인식하에 최근 OECD(2022)에서도 고탄소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업의 재정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전환금융(transition finance)’의 활성화를 제안하고 있다. 그린워싱 우려로 인해 기존의 녹색금융 체계에서는 고탄소 산업 기업들이 저탄소 전환 활동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전환금융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고탄소 산업 내 기업들도 탄소 감축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그중 전환채권은 전환금융의 주요 도구 중 하나로,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녹색활동이 아닌 탄소중립을 위해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전환활동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폭넓게 허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곧 기존의 녹색채권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고탄소 산업의 기업들에게 새로운 자금 조달 통로를 열어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탄소 산업의 비중이 높은 일본을 비롯한 해외 주요국에서는 이러한 전환채권의 장점을 빠르게 인지하고, 자국의 고탄소 산업 내 기업들의 전환채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고탄소 산업구조를 가지는 우리나라에서도 전환채권은 탄소중립 달성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전환금융의 핵심 수단 중 하나인 전환채권의 주요 특징과 글로벌 발행 현황을 살펴보고, 국내에서의 전환채권 도입에 따른 시사점과 가능성을 논의하고자 한다.
전환채권의 개념
전환채권(transition bonds)은 산업의 본래 특성상 저탄소 전환이 매우 어려운 고탄소 산업(철강, 운송, 항공, 시멘트, 에너지 발전 등)의 탄소 저감 및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위해 고안된 채권으로, 2019년 Axa Investment Managers에서 처음 그 개념이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환채권은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의 사용처를 녹색활동에만 국한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녹색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의 활용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다(최순영, 2022). 즉, 녹색채권은 자금용도(use-of-proceeds: UoPs)를 친환경 녹색 프로젝트로 제한하는 반면, 전환채권은 발행자금이 발행기업의 탈탄소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모든 프로젝트에 대해 사용될 수 있도록 자금용도 요건을 완화해주고 있다. 따라서 전력회사가 기존의 석탄발전설비를 고효율 천연가스 발전설비로 대체하거나, 해운회사가 중유에서 LNG로 선박 연료를 변경하는 사업 등은 엄밀히 말해 녹색활동이 아니므로 녹색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지만,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과도기적 활동으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전환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은 가능할 수 있다(김창훈‧이수민, 2021).
또한, 전환채권은 프로젝트 단위가 아닌 발행자의 저탄소 전환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녹색채권과 차이가 있다. 녹색채권은 프로젝트의 녹색 적격성(녹색 분류체계에 부합하는지 여부 등)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해당 프로젝트의 환경 개선 효과나 발행기업의 저탄소 전환 성과가 실제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반면, 전환채권은 프로젝트 자체의 녹색 여부보다 발행기업이 녹색화(less brown or greener) 되고 있는지, 저탄소 경로(low-carbon trajectory)를 따라 친환경 녹색 기업으로 전환 중에 있는지에 중점을 둔다. 따라서, 전환채권에 있어서는 발행기업의 저탄소 전환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0년 국제자본시장연맹(International Capital Market Association: ICMA)에서 발간한 ‘기후전환금융 핸드북(Climate Transition Finance Handbook)’은 전환채권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발행기관에게 다음과 같은 4가지 사항을 공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3) (1) 발행기관의 기후전환 전략 및 거버넌스: 발행기관은 기후전환 전략과 거버넌스 체계를 명확히 공시하며, 이 전략은 파리협약의 목표와 부합해야 함. 또한, 전환전략 수립에 있어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저탄소 전환 방향성을 명확히 해야 함. (2) 사업 모델의 환경적 중요성: 발행기관은 자신들의 저탄소 전환 경로가 핵심 경영 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입증하며, 이는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와야 함. (3) 과학적 근거에 기반 한 저탄소 전환 전략: 전환 경로는 과학적 연구에 근거하여 설정되어야 하며, 해당 경로는 정량적이고 일관성 있게 측정되어야 하며, 단계적인 배출량 감축 목표를 포함해야 함. 예를 들어, 과학기반목표 이니셔티브(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SBTi)의 기준을 참고하여 파리협약의 1.5℃ 목표에 부합하도록 탄소 배출 감축 경로를 설정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음.4) (4) 이행 투명성: 발행기관은 조달한 자금의 사용내역을 상세히 공개하며, 그 성과와 영향도 투명하게 보고해야 함. 만일 지출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 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함.
전환채권 글로벌 발행 현황
고탄소 산업의 전환을 지원하는 새로운 금융수단으로서 전환채권에 대한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전환채권의 시장규모는 아직 크지는 않은 편이다. 2017년 5월 스페인 석유 및 가스 공급업체인 Repsol에서 5억유로(약 7천억원) 규모의 전환채권이 발행된 이후, 2022년 6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30건 내외의 전환채권 발행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5월부터 2022년 6월 전체 기간 동안의 전환채권 누적 발행금액은 90.5억 달러(약 12조원)로, 2022년 상반기 동안의 녹색채권 발행금액 2,181억 달러(약 299조원)와 비교하면 전환채권의 시장 규모는 상당히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5) 그러나 <그림 1>을 보면, 전환채권의 발행규모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환채권 발행금액은 2019년 11.4억 달러에서 2021년 30.8억 달러로 증가하였고, 2022년 상반기에는 14.2억 달러가 발행되었다. 전환채권 발행건수도 2017년 2건에서 2022년 11건으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2022년 상반기에는 11건의 전환채권이 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상반기 동안 발행된 전환채권의 상당수는 NYK Line(Nippon Yusen KK Line), 미쓰비시 중공업, 일본항공, 규슈전력 등의 일본 기업에서 발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최근 일본 정부가 다배출 산업의 탄소 감축을 위한 전환금융을 주요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해당 산업의 기업의 전환채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발행주체별 누적 발행금액 비중을 보면, 비금융기업 81%, 금융회사 11%, 개발은행 8%의 순으로 비금융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전환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가스공급, 전력, 가스 유통, 석유 및 가스 개발, 철강, 선박, 운송 등 고탄소 산업에 속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산업별로 보면 가스 공급업의 발행금액이 23억 달러로 가장 높은데, 이는 모두 유럽 최대 에너지 인프라 기업인 이탈리아의 SNAM에서 발행된 것이다. 다음으로는 전력 산업의 발행금액이 21억 달러, 가스 유통업 12억 달러, 석유 및 가스 공급업 5억달러, 그 외 기타 육류 가공, 중공업, 철강, 선박, 운송업에서 13억 달러 등의 순으로, 전반적으로 에너지 및 전력 산업에서의 전환채권 사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일본의 전환채권 발행 지원 정책
일본은 2021년 4월 기후정상회의에서 일본의 2030년 온실가스를 2013년 대비 46%로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일본은 전체 전력 발전량 중 석탄과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인 화석연료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 집약적 산업에서의 탄소 감축이 필수적임을 인식하고, 이들 기업의 탄소 감축을 지원하기 위해 전환금융 정책을 추진하였다.
일본은 전환금융 정책의 일환으로 2021년 경제산업성(Ministry of Economy, Trade and Industry: METI), 금융청(Financial Services Agency: FSA), 환경부(Ministry of the Environment) 공동으로 ‘기후전환금융 가이드라인(Basic Guidelines on Climate Transition Finance)’을 발간하였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항공, 시멘트, 화학, 전기 발전, 가스, 철강, 석유, 펄프 및 제지, 해상운송 등 탄소 감축이 어려운 9개의 주요 탄소 다배출 산업을 선정하여, 각 산업에 대해 탄소중립 목표와 일치하는(aligned) 저탄소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의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은 앞서 설명한 ICMA의 전환금융 핸드북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다음 세 요건을 충족하는 채권 및 대출상품에 대해 전환금융상품으로 인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1) 녹색활동으로 인정되지는 않으나 저탄소 전환에 기여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자금용도(Use-of-proceeds)기반 상품, (2) 발행자의 전환계획과 일치하는 탄소 감축 목표(SPT)를 설정하고 이러한 목표 달성 여부와 연계된 인센티브 조정 메커니즘이 있는 일반 목적의 금융상품(예: 탄소 감축 목표 KPI와 연계된 지속가능연계채권 및 대출), (3) 저탄소 전환에 기여하는 기존 녹색금융상품.
이러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일본 기업의 전환채권 발행도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22년 상반기에 발행된 전 세계 전환채권의 거의 대부분이 일본 기업들이 발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의 전기 발전 기업인 JERA의 경우 2020년 기준 LNG 71%, 석탄 15%, 석유 14%의 발전 비중을 보이고 있는데,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기존 발전 설비를 청정 발전 설비로 전환하기 위해 2022년 5월 120억 엔 규모의 전환채권을 발행하였다. 전환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기존의 석탄 화력 발전소를 더 효율적인 화력 발전소(thermal plants)로 대체, 수소 및 암모니아 혼소(co-firing) 발전 기술 개발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6) 그 외, 해운기업인 NYK Line은 저탄소 연료 선박 전환 및 기존 운영의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한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2021년 7월에 200억 엔 규모의 전환채권을 발행하였으며, 철강업체인 JFE Steel은 2030년까지 배출량을 30% 이상 감축한다는 목표로 2022년 6월에 300억 엔 규모의 전환채권을 발행하였다. 발행자금은 전기를 이용해 철스크랩을 용해하는 방식으로 철강을 생산하는 전기로(electric arc furnace) 전환, 에너지 효율성 개선, 탄소포집, 활용 및 저장(Carbon capture, use and storage: CCUS) 등의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시사점
전환채권은 기존 녹색채권 체계에서 투자 유치가 불가능하였던 사업에 새로운 자금 조달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전환채권 발행 규모는 아직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처럼 전환채권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은 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첫째는, 전환채권에 대한 국제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부재하다는 점이고, 둘째는 녹색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과 같은 기존의 ESG 채권과의 차별성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전환채권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전환채권에 대한 국제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재까지 전환채권에 대해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으로, 기관 또는 국가마다 자체적으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2020년 ICMA의 ‘기후전환금융 핸드북(Climate Transition Finance Handbook)’을 비롯하여, 2019년 AXA 자산운용에서 제시한 ‘전환채권 가이드라인(Guidelines for Transition Bonds)’, 2019년 유럽부흥개발은행(European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EBRD)에서 발간한 ‘녹색 전환 채권 프레임워크(Green Transition Bonds Framework), 그리고 2020년 기후채권이니셔티브(Climate Bond Initiative: CBI)에서 발간한 ‘Financing Credible Transitions’ 등 여러 전환금융 관련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고 있으며, 캐나다, 일본, 호주, 싱가포르, 중국 등 일부 국가들에서 자체적으로 전환금융 개념을 정립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U Taxonomy에서도 기후변화 완화 목표에 기여하는 적격(eligible) 활동으로서 녹색활동과 함께 고탄소 부문에서의 전환활동을 별도로 구분하여 인정하고 있으나, 별도의 전환채권 표준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전환채권에 대한 글로벌 표준의 부재는 전환 워싱(transition washing)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2021년 중국은행(BoC)에서 발행한 전환채권은 가스 사업에 투자되었는데, 이는 중국 정부의 전환금융 기준에는 부합하지만, 파리협약의 1.5도 경로에는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전환채권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논란이 제기되었다. EU 택사노미에 의하면 가스 전력 발전소의 배출량은 100CO2e/kWh 기준선을 초과해서는 안 되는데, 중국은행의 전환채권 자금은 이러한 기준선을 초과하는 가스 전력 발전소 건설에 투자되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홍콩 기반의 전력 업체인 CLP 그룹에서 발행한 전환채권도 천연가스 인프라 건설에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화석연료 고착화(lock-in)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아 전환채권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었다.
전환채권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기존의 녹색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 등과의 차별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론적으로는 전환채권을 발행하는 대신에 탄소감축 KPI(핵심성과지표)을 설정한 지속가능연계채권을 통해 전환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 만일, 탄소 감축 목표를 설정한 지속가능연계채권과 전환채권의 경제적 실질이 거의 유사하다면, 발행자 입장에서는 아직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전환채권보다 이미 프레임워크가 잘 갖춰진 녹색채권이나 지속가능연계채권 등을 더 선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이슈에도 불구하고, 전환채권은 탄소감축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녹색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과 같은 다양한 옵션이 존재하지만,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다배출 산업의 기업들이 녹색채권을 발행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적격 녹색 프로젝트를 찾지 못해 녹색채권 발행이 어려운 다배출 산업의 기업들은 전환채권 발행을 통해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기술 및 설비 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고탄소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전환채권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있어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전환채권의 원활한 국내 도입을 위해 전환채권에 대한 기준 설정, 전환워싱 방지를 위한 공시 체계 정비, 기존 녹색채권 및 지속가능연계채권과 차별화된 별도의 상품으로서의 가치 제고 노력 등이 활발히 전개될 필요가 있다.
1) Climate Watch Historical GHG Emissions (1990-2020). 2023. Washington, DC: World Resources Institute. Available online at: https://www.climatewatchdata.org/ghg-emissions
2) 환경부, 2022. 10. 25,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전년 대비 6.4% 감소, 6억 5,622만 톤, 보도자료.
3) ICMA는 녹색채권, 지속가능채권, 사회적채권, 그리고 지속가능연계채권 등 기존의 여러 ESG 채권에 대해 조달자금 사용 및 관리, 보고, 검증 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4) SBTi는 기업에게 파리협약에 부합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과학적으로 설정하는 방법론을 제공하고 이를 검증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201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세계자원연구소(WRI), 세계자연기금(WWF) 등이 공동 설립하였으며, 2023년 4월 기준 우리나라의 기업 및 금융기관 38개사를 포함한 전 세계 2,400개 이상의 기관이 SBTi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 여밀림(2022)
6) 일본 경제산업성은 수소 및 암모니아 혼소 기술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경우, 2030년까지 일본의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0%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참고문헌
김창훈‧이수민, 2021, 『에너지전환 촉진을 위한 지속가능금융 분류체계 구축방안 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2021-04.
여밀림, 2022, 녹색채권 발행의 최근 동향과 그리니엄 감소 현상,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2-21호.
최순영, 2022, 『지속가능연계채권의 국내 도입에 따른 기대와 과제』,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3-03.
OECD, 2022, OECD Guidance on Transition Finance: Ensuring Credibility of Corporate Climate Transition Plans, Green Finance and Investment.
ICMA, 2020, Climate Transition Finance Hand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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