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과 더불어 여름 휴양지로 많이들 찾는 곳이 사이판에서 남쪽으로 200km 떨어진 괌.
역시 한국에서 4시간 거리.
가보진 않았지만 다녀오신 분들 얘기를 종합해보면, 사이판보다 자연환경은 떨어지지만 번화한 상가들과 큰 호텔들이 많아 쇼핑과 관광하기엔 더 좋다고 합니다. (여성분들에겐 천국, 남자들에겐 지옥 ㅎ)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괌과 사이판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사이판으로 오길 잘 한 것 같습니다.
이유는...
사이판에는 아무것도 할 게 없기 때문입니다. ^^
사이판에 오면 다들 한다는 시내 투어(만세 절벽이나 새섬)와 마나가하 섬 일정은 하루면 끝.
비행기표와 호텔만 예약하고 왔기 때문에 괴롭히는(?) 가이드도 없어서, 나머지 2박 3일은 정말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아이들은 수영장에 풀어 놓으면 하루 종일 나올 생각을 안하고, 여자들(집사람 포함 처제들)은 자기들끼리 알아서 놀아주니, 전 하루 종일 맥주나 마시면서 빈둥빈둥.
아, 이 곳이 천국이구나…ㅎ
호텔 앞 비치의 선셋
첫째날은 시내까지 10k주를 했고, 둘째날은 “꼭 가봐야 한다는(^^;;)” 시내투어와 마나가하 섬.
그리고 셋째날은 원래 계획했던 대로 사이판 남동부 지역에 있는 작은 해변들까지 달려가 보기로 합니다. 출발지에서 가까운 래더 비치(Ladder Beach)는 4k, 좀 더 떨어져 있는 오비언 비치(Obyan Beach)는 6.6k. 왕복하면 13k 정도 되는 거리입니다.
첫날 달린 코스와 차이점이 있다면, 이 지역이 핸드폰도 안 터질 정도로 외진 지역이다 보니 물을 살만한 상가도 없고,
도로에 그늘을 만들어 줄만한 나무들도 없고 결정적으로 퍼졌을 경우 타고 올 택시가 안 다닌다는 점…^^;;
전날 호텔 컨시어지 분들께 그 동네 정보를 물었더니, 다들 이상하게 절 쳐다보시던…ㅋ
전날 과음으로 셋째날 일어났더니 9시. 해는 중천….아놔….
역시 전날 사두었던 자외선 차단 지수 100짜리 썬크림을 덕지덕지 바르고, 물 두 병을 실고 출발.
오늘은 호텔에서 나와 오른쪽 도로로 달립니다. 새벽에 소나기가 왔었는지 길이 젖어있습니다.
오늘도 날씨가 죽입니다…. 더 덥습니다. 33도.
출발부터 오르막
오르막을 넘어가면 301번 도로와 304번 도로가 만나는 사거리가 나옵니다. 우회전
한참 가다보면 나오는 갈림길. 앞에 보이는 펜스는 사이판 공항. 오른쪽에 래더 비치 푯말이 보입니다.
그리고 200 미터 전방에서 오른쪽 오솔길로…
구글 맵스에 보면 저런 작은 길들도 3D 사진으로 아주 잘 나와있습니다. 한국에서 몇 번 검색하면서 눈에 익혔더니, 마치 한 번 와본 길처럼 느껴집니다. 그 길따라 쭈~욱.
그리고 도착. 첫번째 목적지인 래더 비치입니다.
오는 길에 잠깐 만난 중국인 신혼부부가 한 컷 찍어줍니다. 뒤에 언덕을 내려가면…
래더 비치 - 역시 맑은 물색과 고운 모래가 좋습니다. 작고 아담한 여성스런 해변
바닥을 자세히 보니 자갈이 아니라 산호 조각들이군요… 맨발로 물에 들어갔다가 찔림..;;
아까 차를 타고 왔던 중국인들인데….웨딩 사진 찍으러 왔군요. 이 사진엔 비밀이 하나…
사진사가 신랑이라는…ㅋㅋ 아니 신랑이 사진을 직접 찍은 거군요…ㅎ
(사진 배경이 정말 멋지게 나올거 같습니다. 수심에 따라 물색이 달라지는...)
물에 발 한번 담구고 다시 2차 목적지로 달립니다.
다시 올라와서 도로 나오기 직전 오른쪽 길로..
이번 코스에서 최고의 길 1km. 시원한 숲길입니다. 야생닭들이 막 돌아다니던…
정글숲을 지나 다시 땡볕에서 1km 정도 달리면 삼거리가 나옵니다. 오른쪽이 해변가로 가는 길
이런 길을 따라 내려가서...
작은 언덕을 하나 넘어가면 2차 목적지인 오비언 비치. 오른쪽이 해변.
ATV 바이크를 타시는 분들이 있군요...역시 중국인
Obyan beach.
가본 사이판 해변 중엔 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상당히 긴 백사장에 수심도 적당해서 스노클링하기에도 좋을 것같고, 사람도 거의 없었던…
무엇보다도…
이런 바람직한 풍경들이…ㅋㅋ 현익이 형을 위해 한컷 ㅎ
마실 나온 현지인 모자. 아기가 귀여워서 한 컷. 엄마 포스가...^^
물 한 모금 마시고 한참을 경치(?) 감상하다가…돌아가기 위해 일어섰습니다.
벌써 시간은 11시. 머리 바로 위에서 전기 난로를 쬐는 느낌. 물 두 병으로는 역부족.
중간에 골프 클럽 겸 리조트가 있던 게 기억이 나서, 잠깐 들러 물 보충.
힘내서 호텔로 복귀. 13.5k 코스인데 2시간 반정도 걸렸네요…ㅎㅎ
좀더 덜 더울 때 출발했었더라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다녀온 두 곳 다 진입로가 거칠고 길이 좁아서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은 아니라고 합니다.
SUV를 렌트해서 갔다는 후기는 간혹 본 것 같은데, 달려서 가봤다는 사람은 제가 처음일 듯. ^^
목마클 식구들 중 나중에 사이판 PIC에 머무를 기회가 있으시면 꼭 한 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강추!!!
P.S. 이렇게 휴가를 보내고 다음날 새벽 비행기로 돌아왔는데…
저희 가족이 정말 운이 좋았더군요… 왜냐면…
저희 떠난 바로 그 날 오후, 13호 태풍 사우델로르가 사이판을 강타했습니다.
40년 만의 대형 태풍이라고 하더군요. 전기와 수도가 모두 끊겼답니다. 재난 지역으로 선포.
아름답던 해변과 도로가 이렇게 망가졌습니다.
섬이라 물자와 인력 수급 어려워 복구하는데 3~4개월 걸린다는 군요.
혹시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이번 가을 이후로 일정을 잡으시길.
P.S.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느낀 건데, 관광지도 아닌 일반 해변에도 흔한 비닐 봉지 쓰레기 하나 안 보이네요…
그 넓은 해변을 누가 항상 청소하는 건 아닐텐데…. 암튼 부럽습니다.
첫댓글 밑에서 세번째사진 크게 올여보소^^ 안 보여.
재밋는 사이판 런 후기 잘읽엇어요
나도 주성이랑 재밋는 무등산20키로 종주 런햇던거 후기 올릴까 고민중임~~
후기를 읽고 보니 내년엔 사이판으로 휴가를 떠나야겠단 생각이 드는군요 글도 잘쓰시고 경치도 좋고...가고 싶다
휴가 시기를 선택하실 수 있다면, 되도록이면 비수기때 가세요...
항공권과 숙소 비용 차이가 큽니다. 패키지 경우 비수기때는 성인 1인 50만원, 극성수기때는 200만원까지..^^;;
특히 태풍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피하셔서...^^
아이들이랑 가기 좋습니다.
미취학 아동인 경우 PIC, 초/중등은 월드 리조트...부부나 애인과는 하얏트나 피에스타 호텔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