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 떠난 자리엔 아파트가 지어진다(?)'
인천지역이 각종 도심재개발사업 등으로 제조업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이 떠난 자리에 아파트 숲만 채워지고 있다.
21일 인천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인천은 제조업 중심 2차산업(제조업, 건설업)에서 서비스 중심의 도심형 산업구조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2차 산업은 1990년대 40%까지 달했으나 2006년엔 27.7%, 2015년 20.7%, 2025년 13.6%로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공장이 떠난 자리엔 아파트와 공원 등만 조성될 뿐 산업단지는 거의 없다.
지난 1995년 부평구 대우자동차 옆에 섬유업체인 전방(주)가 천안으로 이전하면서 이곳에 금호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으며, 부평역 앞 한성실업(주)가 떠난 자리도 부평 동아아파트 2단지가, 부평 산곡동의 한화기계(주) 자리엔 한화아파트가 있다. 부평역 앞 동아건설산업(주) 자리도 동아아파트 1단지가 있다.
부평의 해태음료 자리엔 태화아파트가 들어섰다. 남구 학익동 한일방직(주) 자리엔 동아·풍림아파트가, 인근 한국강관 터엔 풍림아파트, 동일레나운(주) 자리에는 50층짜리 풍림 엑슬루타워가 올라가고 있다.
또 남동구 논현동 한국화약은 한화에서 1만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동양제철화학(OCI) 부지도 용현·학익지구가 개발되고 있다. 대우일렉트론과 유니드, 삼광유리공업도 마찬가지이다.
인천에서 아파트 숲이 몰려있는 경인고속도로 부평 부근과 논현동, 용현·학익동은 모두 옛날 인천시민들을 먹여 살리던 공장터 들이었다.
이들 공장들이 떠나면서 일자리도 크게 줄었다. 2008년 인천을 떠난 동일레나운(주) 252명, 한국요코까와전기 233명, (주)월코스 230명, (주)우영미러시스템 205명 등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5개 공장이 인천을 떠나면서 일자리 5천490개가 사라졌다.
공장이 인천을 떠나는 것은 시가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장용지를 주거용지로 용도 변경해 땅값이 폭등해 기업들이 땅을 팔고 나갈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항이 친수공간으로 개발될 경우 복합지역으로 지정된 중구 북성동의 대한제당과 대한제분은 물론 향후 동구의 대형 공장들도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인천상의 한 관계자는 "과거 부산시내에 있던 공장들이 인근 김해와 양산으로 빠져나가고 그 부지에는 아파트만 지어진 것처럼 인천도 부산을 닮아가고 있다"며 "공장이 떠난 자리에 아파트와 공원, 산업단지가 함께 들어설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의 도심형 산업단지 개발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