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천재’ 안세영, 32강전 완승… AG 2관왕 순항
女단식 첫경기 22분만에 2-0 승
‘세계 2위’ 부상으로 개인전 불참
3위 中 천위페이는 결승서나 만나
또다시 ‘29년만의 기록’에도 도전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3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스매싱을 하고 있다. 안세영은 이날 페이쯔화(마카오)를 2-0(21-9, 21-5)으로 제압하고 16강에 올랐다. 항저우=신화 뉴시스
‘셔틀콕 천재’ 안세영(21)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을 향해 순항을 시작했다. 안세영은 3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페이쯔화(18·마카오·344위)를 상대로 22분 만에 2-0(21-9, 21-5) 완승을 거뒀다.
이제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 단식 랭킹 1위가 된 안세영이지만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이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개인전 첫 경기에서 바로 탈락했다. 이날 승리만으로도 자신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최고 성적을 갈아치운 것.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안세영에게 첫판 탈락의 아픔을 줬던 선수가 바로 천위페이(25·중국·3위)였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 첫 단식 경기에서 천위페이를 2-0(21-12, 21-13)으로 완파하면서 5년 전 패배를 설욕했고 한국은 결국 3전 전승으로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건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9년 만이었다. 안세영은 개인전에서도 히로시마 대회 챔피언인 ‘셔틀콕 천사’ 방수현(51) 이후 한국 선수로는 29년 만에 여자 단식 우승에 도전한다.
일단 대진운은 좋다. 7월 말 안세영에게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세계랭킹 1위였던 야마구치 아카네(26·일본·2위)가 개인전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단체전 경기 도중 오른쪽 다리 통증을 호소한 야마구치는 일본으로 이미 돌아간 상태다. 대회 2번 시드였던 야마구치가 빠지면서 대회 1번 시드인 안세영은 결승에 가기 전까지는 천위페이는 물론 다이쯔잉(29·대만·4위)과도 상대할 일이 없다. 가장 유력한 결승 상대는 물론 천위페이다.
4일 열리는 16강전에서는 파티마스 나바하 압둘 라자크(24·몰디브·205위)를 상대하는 안세영은 “단체전을 치르면서 지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현재 몸 상태는 60∼70% 정도”라며 “8강까지는 쉽게 갈 것 같지만 이후에 강한 상대가 나오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전 때는 자기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라 천위페이가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나는 오히려 도전자 입장이라 편하게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었다”면서 “개인전 때는 천위페이가 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항저우가 고향인 천위페이는 단체전 때부터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고 있다.
안세영은 단체전 우승을 축하해 준 다른 종목 대표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안세영은 “수영 황선우(20) 등 다른 종목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 축하를 해주는 게 신기했다. 그 선수들이 출발을 잘 끊어줘 배드민턴 대표팀도 그 기운을 받은 것 같다”며 “탁구 대표 신유빈(19)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너무 멋있고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아직 답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