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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강화 인산저수지 ■
지난주 토요일, 1월의 마지막 날.
생전 처음 겨울 낚시터를 다녀왔다. 방학도 끝나가고 있어 아들에게 바람이나 쐬자고 했더니 선선히 따라나선다.
2년 전 인산저수지에서 썰매도 타고 자전거도 타며 빙어를 맛본 기억이 있어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올해는 날이 따뜻해 저수지가 얼지 않아 개방을 하지 않는단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인산저수지로 향했다. 늦은 아침을 먹고 도착하니 오후 한 시가 넘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입장료는 초등학생 이하 만 원, 중학생부터는 성인과 같은 1만 8천 원. 잠시 망설이다가 아들과 남편만 들여보내고 나는 마을 산책에 나섰다.
관광지답게 마을 어귀부터 펜션이 들어서 있어 다소 어수선했지만, 한참을 걸어 올라가자 겨울 농가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소담한 장독대, 처마 밑에 가지런히 엮어 말린 시래기. 어린 시절 친정집 풍경이 겹쳐져 한참을 서 있었다.
낯선 이를 알아챈 동네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대는 통에 가슴이 철렁했지만, 목줄이 묶인 걸 확인하고는 안도했다. 마당마다 햇살을 머금은 메주가 바람에 익어가고, 질그릇과 절구가 놓인 뜰은 세월의 손때를 품고 있었다. 손주를 위해 매달아 둔 그네에 잠시 앉아보기도 했다.
마을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만난 이는 어르신 두 분뿐. 요즘 농촌은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 만큼 고즈넉했다. 불은면 소재 마을이라는 것도 그때 알았다. 멀리 축사가 보여 발길을 돌리려는데, 아들이 배고프다며 전화가 왔다. 고기는 잡았냐 묻자 “꽝”이란다.
일단 점심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바람 없는 담벼락 아래 자리를 펴고 준비해 간 버너를 켰다. 라면이 금세 끓고 달걀도 삶아졌다. 따뜻한 커피까지 한 잔 곁들이니 그야말로 한겨울 야외 만찬이었다.
다시 낚시터로 돌아가 두 부자는 결연한 표정으로 자리를 잡았다. 추위 속에서 기다림은 길었다. 마침내 주변의 환호와 함께 산천어 한 마리가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장 관리인의 도움도 있었지만, 그 기쁨은 충분했다.
비닐로 지은 막사 안, 구공탄 난로의 훈기가 반겼다. 회로 먹을지 구이로 먹을지 잠시 고민하다 구이를 택했다. 비용은 적지 않았지만, 노릇하게 구워진 산천어는 제값을 했다. 잘 먹는 아들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낚시 소감을 묻자 아들은 말했다.
“추워서 힘들었지만, 고기가 미끼를 무는 순간을 본 게 제일 짜릿했어.”
나는 그 장면을 끝내 보지 못했다. 낚싯바늘에 꿰인 생명의 순간이 마음에 걸렸다. 더 말하지 않았다. 아마도 나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 겨울 낚시가 될 듯하다.
앙상한 나목들은 긴 목을 빼고 강태공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치 추위 속에서도 묵묵히 응원하는 지원군처럼.
2015년 1월 31
일월을 보내며
응원 횟수 0
첫댓글
참 세월이 유수 같습니다.
늦둥이가 언제 커서 군대 가고 대학 졸업하나 했는데 25이란 세월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
지난주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지난 글 써 놓은 거 읽다가 저런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커버린 어린날이 애틋함으로 예뻐서 꺼내봅니다.
지난주 대학 졸업을 하고 일단 취준생은 면하고 산뜻한 출발을 하게 되어 기쁘네요~🌸
지난주 토요일 빙어낚시인줄 알다가 끝에 날짜를 보고 놀랐어요. 전문 수필가 같은 글솜씨네요. 아드님 졸업과 동시에 취업도 했다니 축하드리면서 부럽네요.
일찍이 페이스북 공간에서 훌륭한 분들의 글을 읽으며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친구들과 스토리 공간에 일상을 나누고, 응원에 힘입어 남겼던 글들은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내 보니 그 어떤 선물보다도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늘 많은 것이 늦었다고 느꼈던 아이였기에,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키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제 스스로 서는 모습이 더욱 대견하고 벅차게 다가옵니다.
진심 어린 축하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수필 잘 읽었습니다~~
산천어구이도 맛있어 보이지만
낚시하지 않으시고
동네한바퀴 돌아보시며
찍은 사진에 눈길이 가네요
메주 시래기 그네등등
정감이 가네요~~
늦동이 아들~~
대학졸업과 취업 축하드려요
아드님도 소리님도
앞날에 좋은일만 있길 바랍니다^^
비비안나님!
편한밤 되세요 ~^^
감기조심 하시구요~❤️🧡🩷
🌸🌸🌸🌸🌸🌸🌸🌸🌸🌸🌸
@소청이 꽃이 너무 이쁘네요
야생화인거 같은데요~~
소리님도 안녕히 주무세요
오늘 대청천에서 찍은 매화입니다^^
입장료가 비싸 낚시터에 들어가지 못한 일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정겨운 풍경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마치 친정 부모님을 뵌 듯한 따뜻한 마음도 들었고요. 개가 짖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을을 돌아다니던 기억은 이제 아련하지만, 글과 사진이 남아 있어 그때의 추억을 다시 꺼내어 줍니다.
아들의 출근을 앞두고 보니, 앞으로 더 큰 세상에서 겪고 부딪히며 배워야 할 일들이 많을 텐데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자식을 사회로 내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다 같은가 봅니다.
소리님의 응원 덕분에 모든 일이 잘되리라 믿으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비안나 남녘의 봄을 가장 먼저 고이 담아
배달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건강한 걸음마다 꽃길이 이어지길 축복드리며,
대청천 매화 아씨 곁에서
봄밤의 고운 행복을 함께 누려봅니다.
잠들기전 제라늄님의 멋진 수필 읽고나니 웃음이 또 지어지네요~^^
정겨운 풍경의 시골마을이 참 아름답고 조용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
아드님 졸업과 취업을 축하드립니다~🥰
오늘도 멋진글 읽을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함을 전합니다~
행복 가득한밤 되세요~❤️❤️❤️
🌸🌸🌸🌸🌸🌸🌸🌸🌸🌸🌸
아들이 어렸을 때는 여행도 다니며 더 많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터울이 큰 누나와 생활의 리듬이 달라 가족여행도 몇 번 못 가보고 멈추고 말았네요. 돌아보면 부끄러운 글들도 더러 있습니다.
요즘 시골은 예전보다 더 쓸쓸해졌습니다. 빈집은 점점 늘어가고, 글을 썼던 10년 전과는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집들에는 밥 짓는 연기도, 시래기 삶는 냄새도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온기 대신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 있고, 사진 속 풍경을 바라보면 그리움만 더욱 짙어집니다.❤️🌸
저도 이렇게 담백하고 단정한 글을 적고 싶은데 그게 참 마음처럼 쉽지가 않더라구요😭
앞으로도 종종 올려주세요! 차분한 글쓰기 조금씩 배워가겠습니다🙇♀️❤️
덕분에 잠들기 전 잔잔한 힐링의 시간을 갖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과분한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글은 누구나 저마다의 색깔이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소리님처럼 재미있고 경쾌하게 쓰지는 못해, 그저 묵혀 두었던 글을 꺼내어 놓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돌아보면 누구에게나 열정적으로 보냈던 시간이 있는 듯합니다. 저 역시 50대를 나름 알차게 보내며, 도전이라면 도전이고 새롭게 배움에 다가섰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시와 수필, 시조를 흉내 내듯 써 보았던 순간들이 지금은 조금은 부끄러운 글로 남아 있습니다.
준수님을 응원하는 카페라 개인적인 글을 올리며 주저하는 마음도 있지만, 가끔씩이라도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
이른아침 고향 풍경이 눈에 그려 지는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을 떠올려봅니다
우리들 비슷하게 자라
겨울 내내 뜬물을 받아
된장을 풀어 끓여 주시던
시래기국 한 그릇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맛으로 남아 있고
그 맛은 풍경처럼 마음속에 머물러
문득문득 그리운 엄니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매달아 놓은 메주와 시래기를 보니 시골의 정취가 물씬 느껴져서 참 정겹네요.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신 것 같아 보기에도 따뜻합니다.
제라늄님 글을 읽을 때마다 늘 정갈하고 전문가 같은 느낌이 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글을 쓰셨던 분이셨군요.
인산 저수지 너머 시골 마을의 정겨운 풍경에 잠시 머물다 가신 듯하여, 이렇게 글을 나눌 수 있어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스마트폰 시대에 유년기를 보낸 아들의 기록을 남겨 두었기에, 세월 속에 묻혀 잊고 지내던 글들을 아이의 성장과 함께 다시 찾아 읽는 기쁨도 참으로 크게 다가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글들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또 다른 감사로 마음에 남는 것 같습니다.
제라늄님 글을 읽을 때마다
참 따뜻하고 편안함을 느낍니다.
전운가처럼 글이 술술 잘 쓰는
기술자 같아요..
시골 풍경 담아내는 글과 사진들
멋지게 올려주셔서 잘 봤습니다.
아드님 첫 출근도 축하하고..🎂
글을 쓰는 데 특별한 기술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사진을 올려 두고, 그 흐름에 따라 차분히 단락을 지어 가다 보면 글은 자연스럽게 읽히곤 합니다.
제 글에는 대부분 사진이 함께합니다. 일상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많다 보니, 사진과 글이 나란히 어우러져 하루의 풍경을 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졸업 축하와 사회에 내딛는 발걸음 응원 감사드립니다.
제라늄 님 언제나 감사하며 읽어봅니다
상황을 그려보게 해 주시고 자연을 사랑하는 어여쁨이 있으시고 차분하고 정서적으로 다가옵니다
또 올려주셔요
감사합니다 ♡~~
시래기와 메주는 고향의 품처럼 포근하고, 그리운 부모님을 다시 뵙는 듯한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인지 그 기억은 오래도록 마음의 창가에 머물며, 잔잔한 그리움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환절기 건강 살피시고 체력 보강하셔서 연극 무대 즐감하십시요~😍🙏
제라늄님 추억을 꺼내 주신
덕분에 같이 시간 여행을
다녀온 것 같습니다🫶🏼
최근에 쓰신 글 인 줄 알고
읽었는데 10년전 쓰신
글에 더 놀라 감동입니다👍
사진과 글에 남아있는
시골풍경도 아드님과의 소중한 여행도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 꺼내 보실 때 마다 시간의 빠름도 느끼시지만 행복하실듯 해요😍
제라늄님의 글을 자녀분들이
보신다면 엄마의 따뜻한 사랑에 감사함을 느낄것 같아요😍
글과 사진에 담겨진 정겨운
풍경이 추억속에 잠자고 있던
저의 유년시절도
생각났습니다😍
추억속 유년시절의 아드님이
장성해서 부모님께 기쁨을
안겨드렸네요🩷
아드님 졸업과 취업도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라늄님 앞날에 행복만 가득하길 바라며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외국에 사는 동창이 페이스북에서 친구들이 보고 싶다며 들어오라고 했던 일이, 제게는 훌륭한 분들의 글을 만나는 큰 축복이 되었습니다. 날마다 좋은 글을 읽다 보니 흉내 내듯 따라 써 보게 되었고, 그렇게 한 줄 두 줄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글쓰기가 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늘 산책을 하며 지냈는데, 스마트폰이 삶 속으로 들어오면서 산책길의 풍경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욕심이 생겨 밤을 꼴딱 지새우기도 했지만, 글 한 편을 완성하고 나면 그 기쁨이 참으로 컸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도 이렇게 글을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유년의 서정이 담긴 풍경이 소리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 듯하여, 잠자고 있던 글 한 편을 다시 꺼내 든 기쁨을 저 또한 함께 느낍니다.
기쁜 마음이 전해지는 댓글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시간이 흐른 뒤, 그저 그렇다고 여겼던 글들을 장성한 아들이 다시 읽는 모습을 보며 남겨 두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이겠지요. 사회로 내딛는 발걸음마다 행운이 함께하고, 좋은 인연들을 만나길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따뜻하게 담아 주신 마음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너무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글 솜씨가 너무너무 좋으셔요.
두서없이 막 쓰는 저는 마냥 부럽네요.
2015년에 쓰신 글이라니...와우
너무 멋있다는 말 밖에 안나와요+ㅁ+
진심 어린 격려 감사드립니다.
글은 깊은 밤에 잘 써지는지요. 점점 줄어드는 수면시간에
건강이 염려되어 그리 재밌게 소통했던 카스 공간을 문 닫으며 글쓰기도 접었는데
뒤늦게 준수님 소리에 반해
소리님들께 제가 지낸 시간들을 나눌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추억소환~
소리님의 한페이지 를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땐 이랬었지하며 얘길 할수 있는
추억은 두고두고 큰 힘이 되는거 같아요
주적주적 내리는 비에도 추억을 담기위해 영화관으로 향하는 시간입니다
좋은추억 마니마니 담으시고 행복한날 되세요
소리님의 ‘한페이지’로 함께 추억을 나눌 수 있어 저도 참 감사해요.
말없이도 통하는 그 시절 이야기들이 두고두고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몇 분이 보라고 소개받은 영화가 있는데 혹시 같은 영화가 아닌가 생각해 보며 비 오는 날 감성 가득한 시간 보내십시요~❤️🌸
오늘 대청천을 걸었는데
매화가 많이 피어서
매화향이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노랗게 핀
영춘화가 너무 예뻐서
사진 올립니다^^
소리님~~
행복한하루 보내세요♥️♥️♥️
아침 일찍 친척의 상을 당해 서울 장례식장에 와 있습니다.
날씨는 포근해 이동하기에는 좋은 날이지만,
순서 없이 한 분 한 분 떠나보내는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그런데 소리님이 보내주신 꽃을 보니 큰 위로가 됩니다.
꽃들도 피고 지고를 반복하듯, 사람의 일도 그러하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집니다.
이렇게 고운 봄 소식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오늘 하루가 조금 더 향기롭고 따뜻해졌습니다.
소리님도 매화향처럼 향기로운 하루 보내세요 ♥️❤️❤️🌸🌸🌸
제라늄님~~
오늘 카페가입 1주년 되는 날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열심히 활동하시는 소리님~~
건강관리 잘 하셔서
앞으로도 준수님 응원 많이 하세요^^
오늘은 화창한 봄날이었어요
이제 인생 시작이시니
날마다 행복 가득한날로 채우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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