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있어도 끈적끈적”…제습기 틀기 전 이것만은 반드시 알아야
높은 습도로 온 몸이 끈적끈적해 돌쟁이 아이를 안고 있기도 힘들다는 30대 주부 A씨. 최근 가전 매장에서 제습기를 구매해 집에 들고가 당장 틀고 싶었지만, 직원을 통해 배송하려면 2~3일 기다려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재고가 없는 것도 아니어서 차에 바로 싣고 가려고 했는데 매장 직원이 말리더라”며 “차 뒤로 (제품을) 눕혀서 가져 가려고 한다니 절대 안 된다며 고장의 원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습한 날씨로 제습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6월 현재까지 제습기는 전년대비 3배 이상 많이 판매됐다.
하지만 정작 위 사례처럼 제습기를 잘못 보관하고 이동해 고장이 나거나 습도를 빠르게 낮춘다며 에어컨과 제습기를 같이 사용, ‘전기료 폭탄’을 맞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전기비는 아끼면서 집안 구석구석의 습함을 효율적으로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제습기는 일단 에어컨 대용이 아니다. 실내의 습한 공기를 이슬과 건조한 공기로 분리해주는 기기다. 그래서 제습기 사용시 집안 습도를 낮춰서 체감온도를 떨어트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때 시원함을 배가한다며 에어컨과 제습기를 같이 틀 경우 시너지가 나기는 커녕, 실내 온도는 쉽게 낮춰지지 않고 전기료 부담만 커질 수 있다.
관계자는 “제습기는 습기를 빨아들이느라 따뜻한 바람을 실내로 내보낸다”며 “따라서 에어컨 근처에 제습기를 같이 놓아둔다면 그 따뜻한 공기까지 시원하게 하느라 에어컨비 등 전기료만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제습기와 같이 사용하는 것은 권장된다. 특히 빨래를 말릴 때 선풍기를 함께 틀면 제습기의 따뜻한 바람을 순환시켜 더 빠르게 옷을 말리고 쾌적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이 때 빨래를 제습기 위에 둔 채로 말리면 안 된다. 빨래에서 물방이 떨어져 제습기의 공기 배출구로 들어갈 경우 누전이 되거나 발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제습기는 방문과 창문을 꼭꼭 닫은 후 사용해야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름철 창문을 열어두면 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실내로 유입돼 제습 효과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제습기 사용시 방문과 창문을 닫고 밀폐된 공간에서 1~2시간 정도 작동시키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있을 때보다는 외출하고 아무도 없을 때 제습기를 사용하는 것을 권유한다”며 “왜냐하면 제습기를 장시간 틀어놓으면 안구건조증이나 산소 부족이 발생하므로 유아와 노약자가 있을 경우 더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제습기는 또 구석진 곳보다는 방 중앙에 두고 직사광선을 피해 설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공기가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벽에서는 15cm 이상 떨어뜨려 두는 게 좋다.
공기 흡입구의 청결은 항상 유지해야 한다. 습한 공기를 계속해서 빨아들이다보면 아무래도 먼지가 쌓이기가 쉽기 때문이다. 먼지가 흡입구를 막으면 제습 기능은 현저히 떨어진다. 따라서 부드러운 솔을 이용해 수시로 흡입구를 쓸어주는 게 좋다.
제습기 필터는 월 1회 정도 청소해주는 게 좋다. 더러워진 필터는 흐르는 물에 닦아낸 후 햇볕에 말리면 된다.
제습된 물을 받아두는 물통의 청결 역시 중요하다. 장시간 물이 들어 있는 상태로 두면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해 악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물통은 자주 비우고, 중성세제 등을 이용해 씻어 햇빛에 말린 뒤 쓰는게 좋다.
간혹 제습기 물통에서 나온 물을 그냥 버리기 아깝다고 이 물로 걸레를 빨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금물이다.
이미 공기 중에 습기를 빨아들이며 같이 섞여있는 곰팡이, 세균 등이 이 물 안에는 가득해서다.
제습기는 반드시 세운 채로 이동해야 한다. 새 제품을 배송할 때는 물론 이사시 제습기를 옮길 때, 집안에서 보관할 때 유의해야할 사항이다.
가전업체 관계자는 “제품 내 중요한 부분인 콤프레셔 부품 등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제습기, 냉장고 등은 세워서 이동시켜야 하고, 이를 제품 상자에 적어 주지시키고 있다”며 “간혹 새 제품인데 작동이 안된다고 하는 경우를 보면 제품을 뉘여서 배송했거나 집 안에서 잘못된 형태로 제품을 보관한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