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1. 물날
[가장 큰 봄소식-기지개학교]
기다리던 신입생들이 왔다. 기지개학교는 신입생 예비학교다. 승주가 가족 여행 중이라 못 와서 시현이와 윤건이랑 아침 산책을 갔다. 보조교사로 따라가는 건데, 예정한 우면산은 비가 와서 질퍽거려 동네 둘러보기로 바꾸었다. 우산을 쓰고 숲속놀이터, 텃밭, 마을 놀이터, 하리공원, 마을소공원을 안내하고 둘러보는데 윤건이가 비가 고인 웅덩이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밟아주어 모두를 웃게 했다.
마을 산수유나무에 노란색 싹이 보여서 보여주었다. 산수유나무와 생강나무를 어떻게 구별하는 지는 입학하면 들려줘야겠다. 비가 오지만 하리공원에 가서 운동기구에 올라가서 한 번 해보고, 마을소공원에 가서는 햇빛가림개 안으로 들어가서 경치를 구경했다. 윤건이는 마을소공원 흙 길에 들어서고 싶지 않아서 안 들어왔다. 학교로 돌아오는 길에 마을 텃밭에서 나 있는 냉이를 봐서 알려줬더니 시현이가 금세 다른 냉이를 찾아냈다. 그래서 네 개쯤 캐서 골목길 비 웅덩이에 씻어 냄새를 모두 냄새를 맡아보았다. 냉이 냄새가 참 좋다. 학교로 돌아와 깨끗이 씻어 냉이 지짐 채비를 했다. 칼로 냉이를 잘게 자를 때 시현이랑 윤건이도 한 번씩 칼을 잡아보는데 시현이가 어린이집 때 작은 칼을 썼다고 알려준다. 냉이지짐이 지짐판에서 맛있는 색으로 변해갈 때 아이들을 불렀다. 뒤집기도 한 번 보여주고, 피자처럼 잘 잘라서 먹을 채비를 한 다음 부엌에 계시는 김기분 선생님 먼저 먹는 거라고 말해주었다. 어린이들 덕분에 올해 냉이 지짐을 처음 먹었다. 어린이들과 산책하다 만난 봄소식은 꽃과 음식으로 왔지만 가장 큰 봄소식은 우리 새내기 어린이들이다. 내가 외계인이라는 비밀도 알려 줬다. 아이들과 살 채비가 되었는가.
점심 때 4,5학년 영어 선생님으로 모시는 은유윤건어머니 최정화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5학년 때 시작하던 영어를 한 학년 내려 4학년 때부터 시작한 까닭과 배경을 말씀드렸다. 영어를 문화로 만나는 영어 교육 철학과 일놀이 영어와 날마다 집에서 하는 영어 동화 듣고 따라 말하기 공부 방법들을 이야기 나누고, 수업 시간과 요일을 같이 살폈다. 당장은 주 1회 수업을 맡아주시기로 했다. 한 분의 영어선생님을 더 알아봐야 한다. 모시기 어려울 때는 내가 꼭지 수업 하나가 더 늘어난다.
낮 공부 열기 마치고 어린이들이 새내기들과 재미난 실내 몸놀이를 하는 동안 은행에 다녀왔다. 두 시간 동안 은행담당자의 업무 처리를 지켜보며 서명하고를 반복했다. 보탬e시스템에 필요한 과천시와 교육청의 통장과 카드 발급 때문이다. 앞으로도 여러 번 은행에 직접 와야 할 듯 하다. 이런 시간도 쓸모 있게 생각해놔야 긍정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바깥지원을 받기 위해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들은 담담하게 처리를 하지 짜증낼 필요 없다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저녁에는 새내기부모교육 2차 모임이 있어 한 번 더 자료를 정리하고 강의할 채비를 했다. 현장과 화면 두 가지 방식으로 하니 설치할 게 많다. 개학하고 자꾸 체하고 몸 상태가 안 좋더니 강의 중간에 목소리가 갈라진다. 몸 상태가 안좋은 신호다. 두 시간 예정보다 조금 일찍 마쳤는데 으뜸일꾼과 부모님들이 이야기를 나누셔서 먼저 나왔다. 잠을 많이 자고 잘 쉬어서 몸을 만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