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102]澗松7절-感興 【十五首】
원문=澗松集 卷二 / 詩○七言絶句
感興 【十五首】
1
障川之柱指南車,只在心經一部書。
會得西山喫緊意,操存省察此權輿。
【右觀《心經》】
2
文公《家禮》未成書,楊氏推明補闕疏。
後學但當求合義,何須屑屑泥於初?
【右考《家禮》】
3
無虞卽鹿入林中,只見金夫不有躬。
勿用吝窮須翫究,六三爻義在屯蒙。
【右翫《易》爻】
4
是是非非百萬億,不聞不睹臥茅庵。
世間何物嬰心慮?一味簞瓢老更甘。
【右安分】
5
晦名存實學孜孜,莫使游聲謾四馳。
掠取浮名無用處,矧伊名與禍相隨?
【右避名】
6
掃了人間外物繁,唯將一理究原根。
主人翁在神明舍,勉使惺惺勿使昏。
【右論喚醒】
7
潛心對越卷中賢,虛室無人意更專。
著力一生何所勉?隱微幽獨不欺天。
【右論愼獨】
8
飢飽寒溫一聽天,更無勞攘撓丹田。
頹齡只恨工程闕,虛擲從前五十年。
【右悼失學】
9
傷昜傷煩誕且支,興戎盍亦愼樞機?
括囊守口從今始,勿向人間浪是非。
【右戒口禍】
盍덮을 합, 새 이름 갈 (다른 표현: 할단새 갈)
본자(本字)盇
10
明則皇天暗鬼神,於斯不愧是誠身。
鳥中鸚鵡能言語,莫把能言許可人。
【右戒便佞】
佞아첨할 녕 속자(俗字)侒
11
干名逐利世爭馳,汚潔雖殊總是私。
私欲勝來公義滅,小人君子判於斯。
【右攻私欲】
12
衮衮長江立立山,千秋不變兩儀間。
男兒事業當如此,節義要須作大閑。
13
雨洗方看山色活,雲消更覺月光明。
欲知天理昭然處,須去胸中利欲萌。
【右二首 觀物契悟】
萌싹틀 맹(다른 표현: 움 맹, 활량나물 명, 있을 몽)
14
藜羹糲飯慰飢腸,靜對群書坐竹牀。
道味嘗來忘肉味,豈其求食必膏粱?
朝日初昇坐弊牀,展經探賾到斜陽。
沈潛義理精微處 , 飢渴何曾惱我腸
藜=명아주 려. 羹=국 갱
糲=현미 려, 현미 랄.속자(俗字)粝
膏=기름 고, 윤택하게 할 고. 粱=기장 량.
膏粱고량=기름진 고기와 좋은 곡식으로 만든 맛있는 음식.
ⓒ 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 남명학연구소 | 2015
흥취를 느끼다 15수 〔感興 十五首〕
장천지주와 지남거는
障川之柱指南車
단지 심경 책 속에 있다네
只在心經一部書
서산의 긴요한 뜻 얻을 수 있다면
會得西山喫緊意
조존성찰이 여기서 비롯되리
操存省察此權輿
이상은 《심경》을 보고 읊은 것이다.
주문공의 가례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책인데
文公家禮未成書
양씨가 미루어 밝혀 빠지고 성근 데를 메꾸었네
楊氏推明補闕疏
후학은 단지 의에 합치하기를 구해야 할 뿐
後學但當求合義
어찌 굳이 구차하게 처음에 구애되랴
何須屑屑泥於初
이상은 《가례》를 살펴본 것이다.
우인이 없으면 사슴을 쫓다 숲속으로 들어가고
無虞卽鹿入林中
[주-D001] 우인(虞人)이 …… 들어가고
: 《주역》 〈둔괘(屯卦) 육삼(六三)〉에
“사슴을 쫓되 우인(虞人)이 없어 길을 잃어 숲속으로 빠져 들어갈 뿐이니,
군자(君子)는 기미를 알아 버리는 것만 못하니,
그대로 가면 부끄러우리라.
〔六三, 卽鹿无虞, 惟入于林中, 君子幾, 不如舍, 往, 吝.〕”
라는 구절이 있다.
그저 금부를 보고도 몸을 두지 못하네
只見金夫不有躬
[주-D002] 그저 …… 못하네 :
《주역》 〈몽괘(蒙卦) 육삼(六三)〉에
“여자를 취함을 쓰지 말 것이니, 금부(金夫 돈 많은 지아비)를 보고
몸을 두지 못하면, 이로운 바가 없다.
〔六三, 勿用取女, 見金夫, 不有躬, 无攸利.〕라는 구절이 있다.
인과 궁을 쓰지 말아야 함을 모름지기 음미하고 탐구해야 하니
勿用吝窮須翫究
육삼효의 뜻이 둔괘와 몽괘에 있다네
六三爻義在屯蒙
이상은 《주역》의 효사를 음미한 것이다.
옳으니 그르니 하는 온갖 억측
是是非非百萬億
듣지 않고 보지 않으며 초가에 누웠네
不聞不睹臥茅庵
세상 그 무엇을 마음에 담아둘까
世間何物嬰心慮
한결같은 단사표음 늙을수록 달콤하네
一味簞瓢老更甘
이상은 분수에 만족한다는 의미이다.
이름 감추고 실상을 보존하여 배움에 힘쓰며
晦名存實學孜孜
헛된 명성이 부질없이 사방을 치달리게 하지 말라
莫使游聲謾四馳
뜬구름 같은 이름 빼앗아 봐야 쓸 데도 없는데
掠取浮名無用處
하물며 그 이름에 재앙이 따름에랴
矧伊名與禍相隨
이상은 명성을 피하라는 말이다.
인간사 번다한 외물을 모두 쓸어버리고
掃了人間外物繁
오직 하나의 이치로 근본을 탐구하라
唯將一理究原根
주인옹은 신명사에 있으니
主人翁在神明舍
[주-D003] 주인옹은 신명사에 있으니 :
《순자(荀子)》 〈해폐(解蔽)〉에
“마음은 형체의 임금이며 신명의 주인이다.
〔心者, 形之君也, 而神明之主也.〕”라는 구절이 있다.
조식의 《남명집》 〈신명사명(神明舍銘)〉도 이를 인용한 글이다.
항상 깨어있게 힘쓰고 어둡게 하지 말라
勉使惺惺勿使昏
이상은 환성(喚醒)을 논한 시이다.
[주-D004] 환성(喚醒) :
주인옹(主人翁)은, 몸의 주인인 마음을 의인화한 것이다.
당(唐)나라 때 서암(瑞巖)이란 승려가 매일 스스로 자문자답(自問自答)하기를,
“주인옹아! 깨어 있느냐?” “깨어 있노라.”라고 하였다 한다.
《心經 卷1》 마음이 외물(外物)에 이끌리지 않도록
시시각각(時時刻刻) 일깨우는 지경(持敬) 공부의 한 방법이다.
잠심하여 책 속의 현인을 칭송하니
潛心對越卷中賢
빈 방에 사람 없어도 의식은 더욱 오롯해지네
虛室無人意更專
평생토록 힘 쏟아 어디에 힘쓸까
著力一生何所勉
은미하고 그윽하게 홀로 있어도 하늘을 속이지 않는다네
隱微幽獨不欺天
이상은 신독(愼獨)을 논한 시이다.
빈부귀천을 하나같이 하늘에 맡기니
飢飽寒溫一聽天
단전을 돌리느라 다시 애쓰는 일도 없네
更無勞攘撓丹田
늘그막에 단지 공부하는 길이 없어진 것이 한스럽나니
頹齡只恨工程闕
지나간 50년을 헛되이 보내버렸네
虛擲從前五十年
이상은 배움을 잃어버린 것을 슬퍼한 것이다.
경솔하면 허탄하고 번다하면 지루한 법
傷易傷煩誕且支
[주-D005] 경솔하면 …… 않으랴 :
정자의 〈언잠(言箴)〉에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말로
인해 생기는 것이니, 말을 할 때에 조급함과 경망함을 금하여야
안이 고요하고 전일(專一)해진다.
하물며 이 말은 몸의 추기(樞機)이니,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우호(友好)를 내기도 한다.
길과 흉, 영화와 욕은 오직 그 입이 부르는 것이다.
너무 말을 쉽게 함에 상하면 허탄해지고,
너무 번거로움에 상하면 지리해지며,
자신이 말을 함부로 하면 남도 거슬리고,
나가는 말이 도리에 어그러지면 오는 말도 이치에 어그러지는 것이다
. 법이 아니면 말하지 말아서 훈계 말씀을 공경할지어다.
〔人心之動, 因言以宣, 發禁躁妄, 內斯靜專. 矧是樞機,
興戎出好, 吉凶榮辱, 惟其所召. 傷易則誕, 傷煩則支,
己肆物忤, 出悖來違, 非法不道, 欽哉訓辭.〕”라는 구절이 있다.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어찌 추기를 삼가지 않으랴
興戎盍亦愼樞機
주머니를 묶듯 입을 지키는 일 지금부터 시작하여
括囊守口從今始
사람들 향해 함부로 시비하지 말라
勿向人間浪是非
이상은 입으로 인한 재앙을 경계하는 시이다.
밝으면 천신 어두우면 귀신
明則皇天暗鬼神
여기서 부끄럽지 않은 것은 자신을 참되게 하는 것
於斯不愧是誠身
새 중에는 앵무새도 말을 할 수 있으니
鳥中鸚鵡能言語
말 잘하는 것으로 좋은 사람이라 하지 말라
莫把能言許可人
이상은 말만 잘하는 것을 경계한 시이다.
이름 구하고 이익 좇는 일에 세상이 다퉈 치달리니
干名逐利世爭馳
더럽고 깨끗함은 달라도 모두 사사로운 욕심이라네
汚潔雖殊總是私
사욕이 이기면 공변된 의리는 없어지니
私欲勝來公義滅
소인과 군자가 여기서 나뉜다네
小人君子判於斯
이상은 사사로운 욕심을 다스리라는 시이다.
긴 강은 도도히 흐르고 산들은 우뚝우뚝
衮衮長江立立山
천지 사이 천년 동안 변함이 없네
千秋不變兩儀間
남아의 사업도 마땅히 이러해야 하니
男兒事業當如此
절의를 모름지기 큰 법도로 삼아야 하리
節義要須作大閑
비에 씻기면 비로소 산색이 활기를 띠고
雨洗方看山色活
구름 걷히면 달빛이 밝다는 걸 새삼 느끼네
雲消更覺月光明
천리가 밝은 곳을 알고 싶다면
欲知天理昭然處
모름지기 흉중에 있는 이욕의 싹을 없애야 하네
須去胸中利欲萌
萌싹틀 맹(다른 표현: 움 맹, 활량나물 명, 있을 몽)
이상 2수는 경치를 보고 깨달음을 얻은 시이다.
나물국 거친 밥으로 주린 창자를 달랜 채
藜羹糲飯慰飢腸
책더미를 마주 하고 대나무 평상에 앉았네
靜對群書坐竹牀
도의 맛을 보고서는 고기 맛을 잊었으니
道味嘗來忘肉味
어찌 밥상에 고량진미 오르길 굳이 바라랴
豈其求食必膏粱
아침 해 떠오를 때 낡은 책상에 앉았는데
朝日初昇坐弊牀
경전 펴고 이치 탐구하다 저물녘이 되었네
展經探賾到斜陽
의리가 정미한 곳에 침잠하니
沈潛義理精微處
기갈이 어찌 내 창자를 괴롭히랴
飢渴何曾惱我腸
이상 2수는 책에 팔려 밥 먹는 것도 잊었다는 시이다.
ⓒ 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 남명학연구소 |
김익재 양기석 구경아 정현섭 (공역) | 2015
澗松先生文集卷之二 / 詩○七言絶句
感興 十五首
障川之柱指南車。只在心經一部書。
會得西山喫緊意。操存省察此權輿。右觀心經
文公家禮未成書。楊氏推明補闕疏。
後學但當求合義。何須屑屑泥於初。右考家禮
無虞卽鹿入林中。只見金夫不有躬。
勿用吝窮須翫究。六三爻義在屯蒙。右翫易爻
是是非非百萬億。不聞不睹臥茅庵。
世間何物嬰心慮。一味簞瓢老更甘。右安分
晦名存實學孜孜。莫使游聲謾四馳。
掠取浮名無用處。矧伊名與禍相隨。右避名
掃了人間外物繁。唯將一理究原根。
主人翁在神明舍。勉使惺惺勿使昏。右論喚醒
潛心對越卷中賢。虛室無人意更專。
著力一生何所勉。隱微幽獨不欺天。右論愼獨
飢飽寒溫一聽天。更無勞攘撓丹田。
頹齡只恨工程闕。虛擲從前五十年。右悼失學
傷易傷煩誕且支。興戎盍亦愼樞機。
括囊守口從今始。勿向人間浪是非。右戒口禍
明則皇天暗鬼神。於斯不愧是誠身。
鳥中鸚鵡能言語。莫把能言許可人。右戒便佞
干名逐利世爭馳。汚潔雖殊總是私。
私欲勝來公義滅。小人君子判於斯。右攻私欲
衮衮長江立立山。千秋不變兩儀間。
男兒事業當如此。節義要須作大閑。
雨洗方看山色活。雲消更覺月光明。
欲知天理昭然處。須去胸中利欲萌。右二首。觀物契悟。
藜羹糲飯慰飢腸。靜對群書坐竹牀。
道味嘗來忘肉味。豈其求食必膏粱。
朝日初昇坐弊牀。展經探賾到斜陽。
沈潛義理精微處。飢渴何曾惱我腸。右二首。劬書忘食。
조임도 [ 趙任道 ] 1585년(선조 18) ~ 1664년(현종 5)
1585(선조 18)∼1664(현종 5). 조선 후기의 학자.
본관은 함안(咸安). 자는 덕용(德勇), 호는 간송당(澗松堂).
조식(趙埴)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문화유씨(文化柳氏)로,
병절교위(秉節校尉) 유상린(柳祥麟)의 딸이다.
김중청(金中淸)·고응척(高應陟)·장현광(張顯光) 등을 사사하였다.
생애 및 활동사항
1604년(선조 37) 향시에 합격하였고,
그 이듬해인 21세 때 『관규쇄록(管窺鎖錄)』을 저술하였다.
1608년(광해군 즉위년)「거상대절(居喪大節)」 10조(條)를 써서
자손들이 교훈으로 삼도록 하였으며,
또 아버지의 언행록인 『추모록(追慕錄)』을 지었다.
1614년에는 동당시(東堂試)에, 그 이듬해 향해(鄕解)에 합격하였고,
1627년(인조 5) 정묘호란 때 향인(鄕人)이 조임도를
의병장으로 추대하였으나 신병으로 참여하지 못하였다.
1634년 공릉참봉(恭陵參奉)에 제수되었으나 병으로 부임하지 못하였고,
1638년『취정록(就正錄)』을 쓰고 그 이듬해『김라전신록(金羅傳信錄)』을 편찬하였다.
1644년『대소헌유사(大笑軒遺事)』를 찬하였으며,
1647년 대군사부(大君師傅)에 임명되어 창녕까지 가다가 병으로 부임하지 못하였다.
그 뒤 공조좌랑으로 임명되었으나, 노병으로 사직하고 부임하지 아니하였다.
사헌부지평에 증직되고, 함안의 송정서원(松亭書院)에 제향되었다.
저서로는 『간송집(澗松集)』 7권 4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