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이 좋다
/헨리 나우웬
그리우면 그립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불가능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좋고
다른 사람을 위해 호탕하게 웃어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화려한 옷차림이 아니더라도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좋고
자기 부모형제를 끔찍이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바쁜 가운데서도 여유를 누릴 줄 아는 사람이 좋다.
어떠한 형편이든 자기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노래를 썩 잘하지 못해도 즐겁게 부를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어린 아이와 노인들에게 좋은 말벗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책을 가까이 하여 이해의 폭이 넓은 사람이 좋고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잘 먹는 사람이 좋고
철 따라 자연을 벗삼아 여행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손수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탈 줄 아는 사람이 좋다.
하루 일을 시작하기 앞서 기도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다른 사람의 자존심을 지켜 볼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때에 맞는 적절한 말 한마디로 마음을 녹일 줄 아는 사람이 좋다.
외모보다는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갈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용서를 구하고 용서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좋다.
새벽 공기를 좋아해 일찍 눈을 뜨는 사람이 좋고
남을 칭찬하는 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 좋고
춥다고 솔직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어떠한 형편이든지 자족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좋다.
-덧붙임(상현)
오늘 낮에 기분좋은 데이트를 하고 와서 그런가?!
돌아와 책을 보고, 일찍 잠이 들었다.
새벽에 꿈을 보았는데, 아버지가 나타났다.
아마도 돌아가신 후, 처음인 듯하다.
기분이 상쾌했다. 시계를 보니, 2시다.
일어나 양치하고 세면하고 책상에 앉았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을 놓는다.
늘 가슴속에 꼭꼭 깊이 묻어둔 생각이 나타난다.
시인의 시가 스크린처럼 나타난다.
아! 시인처럼, 나도 그런 길을 가고 싶어 했던가 보다.
마치 불교의 보살이 가는 지혜자비방편의 그 길을.
시인은 마치 나 자신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정말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심장이 뛴다.
나는 늘 감정에 충실한다. 시인의 시처럼.
나도 지금 내 자신이 가야할 그 길을 외롭지만 가고 있다.
자신이 가야할 그길을 그저 조용히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묵묵히 바보같이 ‘의리있게’ 남들이 가기 어려운
그 길을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의리있는’ 사람이란,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회적인 성공을 바라고 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저 인간적인 냄새나는, 인간미풍기는 멍청한
그런 길을 가는 사람이다.
의리있는 사람은, 늘 손해보고, 이기적보다 이타적을
더 추구하는 동물적인 자신을 제어하는 ‘바보’ 같은 자다.
자신의 감정을 본성으로 조절하는 그런.
그런 내가, 오직 바라는 것은, 사람들이 잘 되는 것이다.
그것은, 부처의 가르침을 믿고 배워서 생활에 실천하여
그것으로 삶의 희열을 느끼는 그런 것들이다.
그 하나밖에 없다. 상대의 기쁨이 곧 나의 희열이다.
그래서 뭔가의 고통을 받아도 고통을 받지 않는다.
쾌락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우울하지 않다.
나도 시인처럼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부처님이 나에게 부촉하신 그길(대승의 길)을
나는 죽을 때까지 갈 것이다.
아니 다음 생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