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속 강길부 국회의원(울산 울주)이 23일 울산시의회 기자회견을 통해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생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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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5 총선 출마여부에 이목이 집중됐던 무소속 강길부 국회의원(울산 울주군)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울주군 총선 판도가 다자구도에서 양자 구도 내지 소수 구도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구성은 강대강 구도에 소수파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남은 기간 예상되는 이합집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무소속 강길부 의원이 23일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강 의원은 이날 총선 출마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을 2시간 여 앞둔 시점에서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이날 불출마 이유에 대해 "사람이 바뀌어야 생각이 바뀐다"며 "역동적인 후진에게 양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울주군에 출마한 후보의 경우 공직생활로 역량이 검증되고 전문성 있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울주군민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7대 국회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지난 2004년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됐을 때 가진 초심은 내 고장 울산을 전국에서 가장 잘사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며 "지금까지 그 초심으로 최선을 다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울산이 최근 인구가 줄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다 함께 깊이 성찰해야 한다"며 "1천만 명이 사는 서울 면적보다 1.7배 큰 울산이 향후 10년 인구 100만 명이 붕괴된다는 전망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또 "5000년 보릿고개를 이겨내고 불과 50년 만에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것은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도시는 울산이라고 자부하며, `하면된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다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취재진의 다른 후보 지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누구를 지지하거나 선거운동을 해준다는 생각은 아직 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그동안 공직 생활 33년과 의원 생활 16년을 지내면서 독서를 많이 못했는데 이제는 독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신장열 전 울주군수에 이어 이날 강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울주군 4ㆍ15 총선 대진표에 묘한 긴장감이 나돈다. 울주군 선거구는 당초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영문 전 관세청장과 미래통합당 서범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의 양강 구도에다 무소속 전상환 예비후보와 국가혁명배당금당 고진복 예비후보 등이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신 전 군수가 경선탈락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이번 선거가 다자간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다 강 의원까지 출사표를 던질 경우 울주군 총선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보수세력을 양분해야 하는 신 전 군수와 서 전 경찰청장, 지역기반이 약해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운 김 전 관세청장, 당적 없이 홀로 버텨온 강 의원 모두에게 이번 선거가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강 의원과 신 전 군수가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자 보수성향 표심 분산을 우려했던 미래 통합당 서 후보가 다소 여유를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강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 후보가 강길부 의원과 신장열 전 군수를 `지역의 두 분 큰 어른`이라며 "두 분이 마무리 짓지 못한 지역현안을 승계하겠다"고 말한 것이 이를 시사한다. 따라서 4선의 관록에 지역기반까지 탄탄한 강 의원의 복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상태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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