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9개월만에 1700원 넘어… 물가상승 압박 커져
[‘新3고’ 덮친 한국경제]
석유류 가격 12주 연속 오름세
유류세 인하 이달말 연장될 듯
4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유소에 경유 판매가격이 L당 1712원으로 표시돼 있다. 이날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올 1월 이후 처음으로 1700원대로 올라섰다. 이한결 기자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국내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이 약 9개월 만에 L당 1700원을 돌파했다. 휘발유 가격도 L당 1800원에 육박하면서 소비자물가에 경고등이 켜졌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1701.18원으로 전날보다 1.26원 올랐다. 휘발유는 L당 1796.40원으로 전날보다 0.15원 상승했다.
경유 가격이 1700원대에 진입한 것은 올 1월 8일(1702.48원)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지난해 6월 2100원 선을 돌파했던 경유 가격은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올 6월 1300원대까지 내려갔지만 7월 이후 계속 상승 중이다. 지난해 8월 12일(1805.86원)을 마지막으로 1800원대 밑으로 내려온 휘발유 가격도 14개월여 만에 18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12주 동안 이어진 국내 석유류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국제유가가 2, 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가격에 반영되는데 9월 중하순에도 배럴당 90달러를 넘기는 국제유가 상승 흐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이달 3일에도 배럴당 91.09달러를 보였다.
기름값이 오르면 다소 진정됐던 물가 역시 다시 오를 수밖에 없다. 올 7월 2.3%까지 하락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등이 크게 오르면서 8월에는 3.4%로 뛰었다. 정부는 9월에도 8월보다 더 큰 폭의 소비자물가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안팎에서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가 추가 연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유류세 인하 조치로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세금은 각각 L당 205원, 212원 더 적게 매겨지고 있다.
세종=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