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1월 2일 롯데호텔에서 있었던 '99 프로야구 신인선수 2차 지명에서 프로구단의 선택을 받고 바로 입단하지 않은 채 대학에 진학했던 선수들은 현재 4학년이 되어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들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죠.
구단 순서는 98시즌 성적순이며 현재 고교 소속팀 이름이 바뀐 경우도 있으나 당시 기존의 학교명을 그대로 썼습니다. 전반적으로 하나위인 98학번들에 비해 즉시전력 감이 훨씬 적은 게 사실입니다. 선수들이 너무 많아 1군 진입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 위주로 명단을 추렸습니다 (이름 옆의 *표시는 1군 가능성 높은 선수). 여기 있는 선수들이 모두 지명된 구단에 입단하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 지명권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현대 유니콘스
2순위 이종욱 (선린정보고-영남대 외야수 177-80) 좌/좌*
대학 최고수준의 외야수로 4년간 큰 슬럼프 없이 잘 해온 선수다. 청소년 대표를 거쳐 여러 차례 국가대표에서 활약했으며 타력, 수비력은 물론 발도 빠른 편이어서 1군 진입은 가능해 보이나 강병식, 조재호등 기존 유니콘스 외야 백업진의 벽이 두터워 보인다.
3순위 이택근 (경남상고-고려대 포수 183-85) 우/우*
경남상고 시절 롯데 김사율과 배터리를 이루며 팀을 2관왕으로 이끌었으며 공수를 겸비했다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대학 와서 수비력에 약점을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박경완의 거취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달라지겠지만 강귀태, 허웅 등과 백업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5순위 신동민 (성남고-경남대 투수 185-84) 우/우*
사이드암치고는 빠른 130대 후반의 직구를 던지며 제구력과 변화구도 수준급 이고 연투능력도 갖고있는 경남대의 에이스. 마땅한 사이드암이 없는 현대 마운드에 단비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작년 조용준에 이어 현대가 비교적 낮은 순번에서 또 한번 좋은 선수를 건졌다.
9순위 권도영 (대구상고-고려대 내야수 178-77) 우/우
고교시절 아버지(권정화 현 경주고 감독)와 아들이 한팀으로 출전해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끈 진기록의 주인공이고 청소년 대표를 거쳤으나 대학 와서의 기량향상은 그렇게 뚜렷해 보이지는 않는다.
10순위 송태윤 (인천고-한라대-경남대) 우/우
유니콘스 지명권 포기로 이번 2차지명 대상자임.
LG 트윈스
5순위 박창수 (덕수정보고-단국대 투수 179-75) 좌/좌
고교시절에는 김민기, 대학와서는 이승학(피츠버그)과 마정길(한화)에 가려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은 투수로 볼 빠르기 등에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좌투수가 많은 LG이고 보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6순위 정재복 (인천고-인하대 투수 191-98) 우/우*
고교때는 유격수로 팀의 중심타자였으나 대학 진학 후 체중도 많이 불었고 투수로 전향해 올 춘계리그에서 한 경기 17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145이상의 빠른 볼을 던지는데 구질이 상당히 묵직해 타자들로선 위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2003 LG마운드의 다크호스가 되지 않을 까 싶다.
7순위 윤경희 (대전고-동의대 투수 187-88) 우/우
양성제, 정성기(애틀란타 입단)와 함께 동의대 마운드를 이끈 4학년 3인방 중 한 명으로 경기 운영능력과 제구력 등에서 수준급의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체격에 비해 볼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게 단점.
8순위 송수근 (전주고-원광대 내야수 180-80) 우/우
작년에는 주로 팀 내 1번이나 3번을 치면서 3루를 보던 선수이며 수비력과 타력 모두에서 수준급의 기량을 갖고는 있으나 기존의 엘지 내야진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 라이온스
4순위 안상국 (대전고-중앙대 내야수 177-76) 우/우*
중앙대 주장으로 팀 내 1번을 칠 만큼 발이 빠르며 3루 수비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주장으로서의 리더십도 있고 성실한 선수라는 평가.
5순위 임동규 (광주상고-동국대 투수) 우/우
고3 때 부상 속에서도 143의 묵직한 직구와 각이 예리한 슬라이더를 던져 상당한 기대를 모았으나 대학에 와서 많은 이닝을 효과적으로 던지는 모습을 (필자에게는) 보여주지 못했다. 얼마 안 남은 대학무대에서 좀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듯.
6순위 김태훈 (경기고-단국대 내야수 182-76) 우/우
올해 춘계리그 때는 18타수 1안타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으나 지난해 12타점을 기록했을 만큼 찬스에 어느 정도 강한 면을 갖고 있으며 2루 수비 또한 대과 없이 치러내고 있다.
10순위 주재필 (충암고-성균관대 투수 176-84) 좌/좌
볼은 그다지 빠르지 않지만 제구력으로 타이밍을 뺏는 피칭을 잘 하고 있으며 우타자 몸쪽 승부에도 능하다. 박강우-정재훈의 다리를 잇는 역할을 잘 해냈고 프로 입단 후에는 왼손 중간 요원으로 기대할 만 하지만 볼에 힘이 더 붙어야 할 듯.
두산 베어스
1순위 정종수 (선린정보고-한양대 포수 178-84) 우/우*
고교 때 청소년대표로 활약했고 이택근과 함께 공수를 모두 갖춘 포수로 각광받았다. 대학진학 후 부상 등으로 1년 정도 쉬었고 2학년부터는 다시 마스크를 쓰며 예전의 재기 발랄한 모습을 되찾긴 했으나 기대만큼 많이 성장하지는 못했다. 홍성흔의 뒤를 받칠 백업요원 자리를 강인권 등과 겨루게 될 듯.
5순위 정재훈 (휘문고-성균관대 투수 179-77) 우/우 *
두산이 입단 예정 선수들 중 가장 기대하는 선수로 현재 대학야구 최고투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박강우와 함께 9승을 합작하며 팀을 여러 차례 정상권에 올려놓았다. 체격조건이 썩 뛰어나지는 않지만 완벽하게 위에서 내리꽂는 보기 드문 정통파 투구 폼을 갖고 있으며 스 피드와 제구력을 어느 정도 겸비하고 있다. 중간계투로 1군 진입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7순위 백대운 (중앙고-영남대 내야수 180-86) 좌/좌
고등학교 때 투수로 지명했지만 대학에서 타자로만 나서고 있다. 장타력과 함께 찬스에 상당히 강한 면모를 갖고있는 좌타자라 대타 요원으로 키우면 좋을 스타일이지만 과연 기회가 주어질지는 모르겠다.
8순위 김성배 (배명고-건국대 투수 180-76) 우/우*
정재훈과 함께 두산이 입단을 기다려왔던 선수. 고교 때에 비해 대학 와서 기량이 급성장 했다. 사이드암 치곤 상당히 빠른 140대 초반의 직구를 뿌리며 커브, 슬라이더 등도 수준급
이다. 다만, 팔을 뒤로 돌려 두 번 꺾는 듯한 투구 폼은 아무래도 부상의 위험이 많아 보인다.
9순위 김호영 (경남상고-원광대 외야수 180-80) 좌/좌
역대 고교야구 결승전 사상 가장 극적인 명승부로 꼽히는 98년 대통령배 결승전 연장 12회말 에서 경남고 송승준(보스턴)을 상대로 역전 끝내기 홈런을 쳤던 주인공으로 여전히 날카로운 타격을 보여주고는 있으나 수비나 송구 능력 등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기아 타이거스
5순위 차일목 (대구상고-홍익대 포수 177-78) 우/우
98 대구상고 황금사자기 우승멤버이며 대학에서도 수준급의 포수로 활약했으나 당장 김상훈의 백업을 맡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할 것이다.
8순위 박창열 (경남상고-동아대 내/외야수 187-88) 우/우*
김사율(롯데), 이택근, 김호영 등과 함께 98년 경남상고 2관왕 멤버 중 하나로 좋은 체격에 걸맞게 수준급의 장타력을 지니고 있으며 7월에 열릴 이태리 대학선수권 대표로도 선발되었다. 다만 프로에 와서는 마땅한 포지션을 찾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타이거즈는 부산지역 고교 중 유달리 경남상고 출신들과 인연이 많은데(김훈, 김경언, 송산) 그것은 근성을 중시하는 팀 칼라가 비슷한 때문이 아닌지.
10순위 박재현 (경주고-계명대 투수 178-80) 우/우
스리쿼터와 사이드암의 중간형태로 투구하는 김문수와 함께 계명대 마운드의 쌍두마차로, 볼 빠르기보다는 제구력이 좋은 투수다. 지난해에 비해 다소 구위가 떨어진 것 같아 아쉽긴 하다.
SK 와이번스
우선지명 최경철 (전주고-동의대 포수 177-80) 우/우
쌍방울 시절 연고지 선수로 우선 지명되었다. 좋은 리드로 동의대 투수진을 이끌어 왔으며 팀의 리더 역할도 잘 해낸 선수로 알려지고 있다.
2순위 조상희 (경남고-동아대 투수 181-81) 좌/좌*
고교시절 송승준(보스턴)-강민영(롯데)의 막강 원투펀치에 밀려 '넘버3'에 머물렀으나 봉황기에서 초반 2연승을 해내며 팀 우승에 한 몫 했고 현재는 팀의 구원전문으로 고비마다 등판해 불을 끄고 있다. 직구의 위력보다는 변화구와 컨트롤로 승부 하는 스타일로 경기운영능력도 탁월해 중간계투로 어울리지 않나 싶다.
3순위 강희성 (경기고-홍익대 투수 181-90) 우/우
경기고 야구가 2000년 최초로 우승하기 전, 본격적인 부흥을 꿈꾸던 98년 봉황기 준우승할 당시의 에이스로 대학 와서 체중이 많이 불면서 스피드가 많이 붙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라 아쉬움을 주고 있다.
4순위 김형철 (덕수정보고-성균관대 내야수 176-77) 우/좌*
재치를 갖춘 우투좌타의 유격수로 대통령기에서 최우수선수 상을 받는 등 올해 상당히 좋은 감각을 보이고 있다. 맞추는 데 능하고 발이 빨라서 상대팀에는 무척 피곤한 스타일이다. 유격수 수비도 수준급.
한화 이글스
우선지명 문용민 (북일고-연세대 투수 173-76) 좌/좌
연세대 4학년이던 박정진(한화)을 제치고 고3때 1차 지명이 거론되기도 했던 선수지만 결국 당시 우선지명으로 교통정리가 되었다. 1년 선배 조용준이 고생한 덕에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고 4학년까지 왔지만 그 때문에 약간 감을 잃은 듯한 느낌도 없지 않다.
3순위 신민기 (경남고-한양대 내야수 176-73) 우/좌 *
한화 팬들이 기대해 마지않던 선수. 고교 최고타자에게 주는 이영민타격상을 2년 연속으로 수상한 유일한 선수로 경남고 전성기이던 98년 정교함으로는 단연 전국 최고의 실력을 보였다. 대학 와서도 자기 이름 값은 충분히 해냈고 나무배트로 바뀐 뒤에도 타율이 별로 떨어지지 않으며 꾸준히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4순위 전경일 (휘문고-성균관대 투수 194-92) 우/우
좋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휘문고 시절 메이저 진출설이 나돌 정도로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였으나 팀 내에서 그보다 낮은 평가를 받던 정재훈이 대학 최고투수로 발전한 데 비해 성장의 속도가 더디기만 하다. 체격에 걸맞지 않게 밋밋한 직구는 실망스럽다.
5순위 곽주섭 (경남상고-경성대 외야수 181-85) 우/우
98 경남상고 패밀리의 일원으로 경성대 주장을 맡고 있다. 타격에 상당한 재질을 갖고 있는 선수로 보았으나 올해 너무 안 맞고 있다. 4학년 때의 슬럼프는 치명적일 수 있다.
12순위 이양기 (동산고-탐라대 내야수 184-82) 우/우*
당시 지명에서 말번으로 지명한 이양기가 의외로 좋다. 3루수 치고는 큰 체격이지만(자료보다 실제가 더 커보임) 힘과 함께 유연함도 갖고 있어 수비에서도 큰 무리가 없다. 타격에서도 적당한 장타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타요원부터 시작해서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린다면 한번쯤 뜻밖에 아무도 예상 못했던 주전 3루수 자리를 노려볼 만도 하다.
롯데 자이언츠
5순위 임성현 (경남상고-단국대 내야수 177-80) 우/우
역시 98 경남상 패밀리로 유격수로서 수비력은 안정감이 있으나 타격에서는 좀더 강한 맛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6순위 김주용 (성남고-고려대 투수 185-87) 우/우 *
기아 김주철의 형으로 고교시절 유급해서 1년을 더 다녔다. 원래 전년도에 두산이 2차 지명한 바 있었으나 유급으로 무효가 되었고 다음해에 롯데가 데려가 버렸다. 고교 때는 어쩔 수 없이 투타를 겸했지만 대학에서는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를 하기 시작해 140대 중반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를 뿌리고 있다. 다만 제구력이나 경기운영 등에서는 아직 여러 가지로 손 볼 데가 많은 투수다.
7순위 박유영 (휘문고-경희대 포수 188-98) 우/우
고교시절에는 홈런포를 가동하며 대형포수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던 선수이나 대학진학 후 수비나 블로킹 등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박종관 에게 사실상 주전포수의 자리를 물려준 바 있다. 포수가 수비의 자신감을 잃는 것은 필연적으로 타격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