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2. 나무날
[세종시 교육부 간담회]
세상이 온통 하얗다. 밤에 내린 눈으로 동네 골목길이 미끄럽다. 눈을 치울 새 없이 출근해서 출장 갈 채비를 했다. 대안교육연대 이홍우 사무국장이 학교에 와서 같이 나가는데 숲속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겪어보기하러 온 지완이랑 설아가 큰 눈덩이를 굴리고 있다. 아침에 벌써 만들어 놓은 눈사람이 둘이다. 눈이 오면 역시 어린이들이 가장 신난다. 덕분에 미끄러운 찻길에 출퇴근 걱정하는 어른들도 잠시나마 하얀 세상의 기쁨을 잠시 맛볼 수 있다.
차가 밀려 예상보다 늦게 세종시 교육부 동에 닿아 점심 먹을새가 없어 카페안에서 간단하게 차와 빵을 먹었다. 대안교육연대에서는 대표, 정책위원장, 사무국장이 참석하고, 한국대안교육기관연합회에서는 이사장, 사무국장, 정책부위원장이 참석했다. 담당 주무관의 안내를 받아 청사 안으로 들어가는 절차를 밟아 방문증을 발급받고 교육복지정책과 작은 회의실에 닿았다. 담당사무관과 주무관이 먼저 오고, 15분 뒤에 과장이 왔다. 사실 올해 1월 새로 과장과 사무관으로 발령이 난 분들이라 첫 만남 자리이다. 공무원들의 인사 이동 뒤에는 민관협치로 일을 해야 하는 민간의 처지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대안교육에 대한 업무 파악과 이해가 없는 분들에게 처음부터 대안교육과 대안교육기관법, 대안교육기관의 현재를 들려주는 것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기 힘들다. 그러나 처음부터 다시더라도 우리는 줄곧 반복해왔고 이번 자리도 그렇게 성사되었다.
대안교육에 대한 이해와 대안교육기관법에 대한 추진 배경 지식이 없다고 말씀하시며 많이 배우겠다 말해서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고려해서 충분한 이해와 보편의 관점을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다들 첫 만남이라 많이 자제했다. 대안교육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차리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대안교육에 대한 일부의 눈길, 법제화에 대한 다른 생각, 지원과 관리에 대한 생각, 위탁대안교육기관과 대안교육에 대한 현실에 대한 생각의 다름을 많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로 나눌 이야기가 많겠다 싶어 앞으로 과제가 많음을 확인했다. 정부 부처 발의가 아닌 의원 발의 법률 성격이라 지난해 교육부 수정안은 그 정도일 뿐이라는 당연한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는 법률 개정안에 대한 의지는 약했고, 특별교부금은 추가로 편성되지 않았고, 대안교육지원센터는 공모 예정이라고 한다. 등록대안교육기관 시설 부지관련 소송 건의 국토부와 조정의지 또한 없어보였다. 첫 만남이라 앞으로 기대와 약속을 하는 자리이지만 서로를 알아보는 기회로 보면 쉽지 않겠다. 교육부 장관 면담이 먼저겠다 싶기도 하고, 현 정부 교육 정책에서 대안교육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기대하는 게 가능할 까 싶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들지만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또 알려가야지 싶다. 당장 교육청과 만나야 할 지역협의회와 자치단체들과 더 협력해서 풀어가야 할 것도 많다,
갈 때는 사무국장님 차를 타고, 올 때는 정책위원장님 차를 와서 두 분에게 고맙다. 오가는 길에 나눈 여러 이야기도 도움 되고, 앞으로 할 일도 가늠되었다. 저녁 8시 가까워질 때 학교에 닿으니 우리 알찬샘 3, 4학년 어린이들이 재미난 학교살이를 하고 있다. 우리 도현이가 나를 보고 퇴근한 거 아니었냐며 묻는다. 지금 퇴근했다니 눈이 커지며 딸기를 맛있게 먹는다. 바깥 연대 일이라는 것도 모두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공동체학교를 가꾸는 과정이다. 그래서 먼 출장도 반갑게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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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지난해 6월에 세종시 교육부를 방문한 뒤 남긴 기록이다.
급하게 세종시 교육부에 다녀왔습니다. 바쁜 교육현장의 귀한 시간을 빼서 멀리까지 간 까닭은 시급하고 절실한 대안교육기관학교 현실 때문입니다. 교육부 장관과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교육복지정책과 과장과 사무관, 교육연구사, 청소년정책연구소, 대안교육연대, 한국대안교육기관연합회 대표들이 함께 대안교육 발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또한 대안교육기관학교의 현실과 절박한 상황을 많이 전했습니다. 교육부의 진전된 지원정책과 계획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나눈 이야기는 더 많지만 요약하면,
0. 대안교육기관법 제정 이후 대안교육 발전 방향과 종합 계획 같은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
1. 긴급 특별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2. 국회 대안교육기관법 일부법률개정안과 타법 개정안 통과 노력
3. 현재 법률상 규정된 대안교육기관지원센터, 실태조사 —설치와 실시 (대안교육연대체 의견 반영)
4. 대안교육기관법 제정 이후 등록관련 교육청 혼선// 일반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사이 재정지원 관련 떠넘기기 교통 정리
5. 교육부와 대안교육기관대표(민관협의회) 협의 정례화
다음에는 교육부 장관과 면담을 기대합니다.
지난 5월 교육부장관 면담을 제안하며--2021년 대안교육기관법이 제정되고 2022년 시행령이 나와 전국의 많은 대안교육기관이 교육청에 등록했습니다만 교육부 대안교육 활성화 정책과 재정 지원은 간데 없고, 지역교육청과 일반지방자치단체의 책임 떠넘기기 들로 어수선한 상태가 줄곧 되고 있어 급하게 전국규모 연대체와 지역협의회가 교육부장관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대안교육기관을 공교육으로 인정한 대안교육기관법 제정 이후 필요한 타법률 개정과 재정지원이 빠져있는 법률 개정이 국회 상임위에 올라가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이고, 교육부와 교육청은 소식이 없습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이번 면담이 성사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