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캠핑 한번 떠나 볼까?
민박에서 여관으로, 여관에서 콘도로, 콘도에서 펜션으로 진화해온 여행지 숙소의 '2009년'은 단연 캠핑입니다. 팍팍한 일상, 사각형 건물에 싫증 난 탓에 자연을 벗 삼아 살던 '그때'가 그리워져서일까요. 편하지만 개성 없는 숙소가 싫다는 사람들은 하늘을 천장 삼아, 파도를 전속 악사 삼아 여유 부릴 수 있는 전문 야영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한창 주가를 올리던 캠핑이 1990년 국립공원에서의 취사·야영 금지 조치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지 약 20년 만입니다.
관련 업계의 발 빠른 움직임이 '캠핑 열풍'을 증명합니다. 캠핑 용품 전문 업체 콜맨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2007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고 올해 매출 상승폭은 훨씬 더 크다"고 말합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캠핑 수요 급증으로 지난해에 비해 올해 두 배가 넘는 캠핑 용품을 시중에 내놓을 계획입니다. 이 회사 용품기획팀
이대오 팀장은 "5월 캠핑 용품 매출이 지난해 대비 400% 늘었다"고 말합니다. 이 회사는 코펠을 4년 만에 다시 출시.
▲ (위 사진) 접으면 작은 가방 같지만 다리 펴고 조립하면 식탁과 그릴로 변하는 캠핑용 주방 도구들. 빨간 캠핑용 의자도 5초 만에 막대우산 크기로 접힌다. 모두 콜맨코리아 제품 / (아래 사진) 잔디 냄새 맡으며 잡지 뒤적이는 여유, 쉬는 게 오히려 알차게 느껴진다. 텐트·테이블 코베아, 랜턴·침대는 콜맨코리아 제품.
캠핑의 큰 미덕 중 하나는 경제 수준에 맞는 숙소를 스스로 조립할 수 있는 유연성입니다. 수십만원짜리 화덕, 동남아 해변 카페를 연상케 하는 초호화 천막으로 '초고가 구색'을 갖출 수도 있지만 2만원짜리 텐트 빌려 5000원짜리 야영장에서 침낭 하나 깔고 자는 즐거움이 결코 이보다 덜하진 않다는 거지요. 복잡한 캠핑 용품 이름에 지레 겁먹어서, 숯 피울 줄 몰라 망설였던 캠핑 초보를 위한 정보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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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식당에 걸린 그 어떤 그림과 음악이 이런 풍경과 소리를 표현할 수 있을까.
경기도 화성 해솔마을 캠핑장에선 바다 위로 내려앉는 낙조와 천천히 밀려드는 파도가
'우리 것'이 된다. 텐트·타프 코베아, 의자·접이식 침대 콜맨코리아, 식탁 코오롱스포츠 제품
캠핑 요리 잘하는 법
손가락 '까딱' 하면 불 확 피어오르는 가스레인지 쓰다가 시커먼 숯덩이에 불을 지피려니 마음이 먹먹해진다. '캠핑 요리 걱정'에 대해 '웰컴 투 마이 텐트' 저자 한형석씨가 답했다.
―숯불 지피기는 왜 이렇게 어렵죠?
"제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숯에 불을 붙이는 데는 적어도 10분은 걸립니다. 너무 세지 않은 '최적 상태'에 도달하려면 20분 정도는 지나야 합니다. 식사시간 30분 전에는 불 준비를 해야 '배고픔의 아우성'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지요. 불을 붙이는 방법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촉매제를 이용하는 겁니다. 흔히 '번개탄'이나 '활성화탄'이라고 불리는 촉매제를 화덕에 넣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다음 그 위에 숯을 올리면 됩니다.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2만5000원 정도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점화 전문 기구 '침니 스타터(chimney starter)'를 이용해도 됩니다. 스타터에 숯을 채우고 휴대용 버너 위에 놓아 10분 정도 불을 피우세요. 이 숯을 화덕에 넣기만 하면 됩니다. 휴대용 버너가 없을 땐 파라핀 같은 고체연료에 불을 붙이고 그 위에 침니 스타터를 올려도 됩니다. 숯밖에 없다면, 나무껍질이나 신문지를 이용해 숯 한두개에 불을 붙인 다음 그 위에 숯을 하나 둘 더 올려 '불꽃'을 늘려 가세요. 약하게 부채질을 계속 해주어야 불이 차례대로 옮아 붙습니다."
―숯불구이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검은 연기가 솟으면서 고기가 새까만 그을음으로 뒤덮이더라고요.
"초보가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불꽃이 활활 타오를 때 식재료를 올리는 겁니다. 겉만 새까맣게 그슬리기 십상이지요. 불 붙은 후 10~20분 정도 지나서 숯에 불꽃이 사라지고 숯 전체가 벌겋게 변했을 때 요리를 해야 합니다. 돼지고기는 그릴 한쪽에만 숯을 넣고, 숯이 없는 다른 한쪽에 올려 구우세요. 기름도 빠지고 연기 냄새도 적당히 뱁니다. 참숯의 경우 2인분 요리를 할 때는 두 주먹 정도, 4인이면 세 주먹 정도가 적합합니다. 요리의 종류나 '먹성'에 따라 숯 양은 조금씩 조절하세요."
―숯불은 어떻게 끄나요.
"숯불은 분무기를 사용해서, 혹은 손끝에 물을 적셔 흩뿌리는 느낌으로 물을 털어 끄세요. 꺼진 숯은 쓰레기봉투에 잘 싸서 지정된 장소에 버려야 합니다."
―야외에서 밥 잘 짓는 방법 있나요.
"바람 센 야영장은 밥 짓기 열악한 환경입니다. 휴대용 버너를 가릴 수 있는 바람막이를 되도록 가져가세요. 바람막이가 없다면 배낭을 활용하면 됩니다. 물은 집에서보다 20% 정도(전기밥솥보다는 50% 정도) 많이 넣으세요. 센 불로 뚜껑이 들썩일 때까지 끓이다가, 불이 꺼지겠다 싶은 정도까지 최대한 낮춰 20분 이상 뜸을 들이세요. 압력밥솥을 가져가도 좋습니다. 집과 같은 방법으로 요리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아주 낮은 데다, 연료 절약까지 되는 유용한 장비거든요."
초보도 찾아가기 좋은 캠핑장 9
화로 하나, 삼겹살 두근, 랜턴 세개 챙기고 텐트도 빌려놨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만 입력하면 되는 순간이다. 부푼 마음으로 차에 첫 텐트를 실은 초보 캠퍼(camper)가 찾아가기 좋은 캠핑장을 소개한다. (♥는 연인, ♠는 가족, ★는 직장 동료들과 가기 좋은 야영장)
① 강원 고성 송지호 오토캠핑장(♥)
송지호 해수욕장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서 여름에 찾으면 제대로 '바캉스' 분위기 난다. 캠핑 사이트는 모두 90곳. 각 사이트마다 나무 탁자와 의자가 있어 편하다. 통나무집도 10동 있다.
≫ 캠핑 정보(주소/전화번호/홈페이지/이용요금/시설/주변여행지)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 169-2/(033)680-3164/camping. goseong.org/1회(오전 9시~오후 6시) 1만5000원, 1일(다음 날 낮 12시까지) 2만5000원/화장실·취사장·샤워장(온수 가능). 매점은 인근 마을 이용. 전기사용 불가/송지호 철새관망타워, 송지호 해수욕장, 거진항, 화진포 해수욕장.
② 해솔마을 오토캠핑장(♥)
'화성팔경' 중 하나인 환상적인 궁평 낙조를 볼 수 있다. 운동장 옆의 솔숲 쪽이 그늘이 깊고 먼지도 나지 않는다. 봄부터 가을까지 주말이면 캠퍼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전기 및 온수사용이 가능하며 민박 식당에서 친절한 사장 부부가 만들어 파는 칼국수 맛도 일품 이다.
≫ 캠핑 정보
경기도 화성시 서산면 백미리 산 107-4/011-9182-7110·011-413-9341 / www.pineville.co.kr /1박 1만5000원(2박 이후 1박당 5000원 추가)/화장실·샤워장(온수 가능)·매점, 전기 사용 가능/궁평리 유원지, 궁평항, 제부도.
③ 경남 고성 상족암 오토캠핑장(♠)
아담한 규모지만 시설이 깨끗하다. 캠핑장이 자리 잡은 곳은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굴된 현장으로 고성군이 공룡박물관을 지으면서 캠핑장도 함께 조성했다. 바로 옆 공룡박물관은 아이들의 학습에 좋을 만큼 다양한 전시물로 꾸며져 있다. 캠핑장에서 약 100m 거리인 아담한 해변에서 해수욕이 가능하다.
≫ 캠핑 정보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85/(055) 832-9021/museum.goseong.go.kr/1일 4000원(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화장실·취사장·샤워장(여름철만 개방)·매점. 전기사용 불가/ 공룡박물관, 창선대교, 연화산, 옥천사.
④ 충남 서천 희리산 자연휴양림 야영장(♠)
산 전체가 해송으로 가득 찬 희리산 안에 폭 안긴 야영장. 국립휴양림답게 시설 관리도 수준급이다. 야영장 앞으로는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 캠핑 정보
충남 서천군 종천면 산천리 산 35-1/(041)953-2230/ www.huyang.go.kr/huyang/heerisan /입장료 어른 1000원·어린이 300원, 주차료 3000원(중소형), 야영장 하루 2000원, 야영 데크 하루 4000원, 몽골텐트 1박 1만원/ 화장실·취사장·샤워장(몽골텐트 쪽은 온수 사용 가능)·매점. 전기사용 불가/춘장대 해수욕장, 신성리 갈대밭.
⑤ 경기 파주 반디캠핑장(♠)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설이 깔끔하다. 서울에서 가까워 찾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미리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반디캠핑장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시원한 메타세쿼이아 숲이다. 수령 20년이 넘은 커다란 메타세쿼이아 숲이 깊은 산 속에 은둔한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무선인터넷 사용 가능.
≫ 캠핑 정보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 517-1/(031)941-2121/홈페이지 없음/ 평일 1박 1만5000원·주말 2만원, 1박 이후 1박당 1만원 추가/화장실·취사장·샤워장(24시간 온수 가능)·매점. 전기사용 가능/유일 레저 승마, 보광사.
⑥ 충남 태안 몽산포 오토캠핑장(★)
국립공원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시설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낙조, 바다, 갯벌 등 '서해안 캠핑'의 매력을 모두 갖췄다. 바다 쪽은 전망이 좋지만 바람이 많고, 다소 번잡하다. 몽산포 해수욕장 뒤 광활한 솔숲 안이 시원하다. 조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솔숲 안쪽에 사이트를 꾸리는 것이 좋다.
≫ 캠핑 정보
충남 태안군 남면 신장리 몽산포해수욕장/(041)672-2971/ www.mongsanpo.or.kr /1박 1만원/화장실·취사장·샤워장·매점. 전기사용 가능(사용료 5000원을 따로 받는다.)/안면도, 꽃지 해수욕장, 궁평항, 간월암.
⑦ 전북 무주 덕유대야영장(★)
구천동 계곡에 자리한 덕유대야영장은 텐트와 매트리스를 빌려준다. 숲이 울창한 대신 나무가 많아 바닥이 울퉁불퉁한 게 흠. 두꺼운 매트리스나 접이형 침대가 있으면 좋다. '7영지'는 취사장과 계곡 사이여서 편하다.
≫ 캠핑 정보
전북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411-8/(063)322-3374/deogyu.knps.or.kr/야영장 1박 성인 1인당 2500 ~2700. 주차료 5000원. 텐트 대여료 소형 5000원(4인용 이하), 대형(5~8인용) 8000원/화장실·취사장·샤워장·매점. 전기사용 가능/백련사, 덕유산 곤돌라, 칠연폭포.
⑧ 전북 장수 방화동가족휴가촌(♠)
전형적인 계곡 캠핑장.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인 깊은 계곡에 자리해 여름에도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진다. 다목적 운동장과 자연휴양림 내에도 야영장이 널려 있는데 300개 이상의 텐트를 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장안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캠핑장을 감싸고 돌아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 캠핑 정보
전북 장수군 번암면 사암리 625/ (063)353-0855/ www.jangsuhuyang.kr /입장료 1000~2000원, 야영료 1박 소형 5000원·대형 1만원/화장실·취사장·샤워장·매점. 전기사용 불가(공사중)/봉화산, 장안산, 논개생가, 장수온천.
⑨ 전남 구례 지리산 황전캠핑장(★)
지리산 품에 안긴 캠핑장이다. 지리산과 섬진강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활용하기 좋다. 캠핑장에서 화엄사까지는 도보로 20분 거리. 노고단까지 당일 산행도 가능하다. 성삼재까지 드라이브를 즐긴 후 노고단까지 짧은 트레킹을 다녀와도 좋겠다.
≫ 캠핑 정보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511-1/(061)783-9100/jiri.knps.or.kr/주차료 2000~4000원, 야영료 비수기 성인 1인당 1600원·성수기 2000원/화장실·취사장. 샤워장, 매점 없음. 전기는 화장실에서 연결선 이용/ 화엄사, 천은사, 매천사, 운조루, 지리산 온천, 성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