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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거인 (Set Me Free, 2014)
드라마
김태용 감독 작품
-01-
* 이 영화에서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 지명, 회사 단체 및 그 밖의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 보좌신부(박근록): 주님, 아직 갈 갈이 한참이나 남은 이 아이들,
주님께서 살펴주시고 항상 보살펴 주시며,
남의 자식을 제 자식 삼아 평생을 주님의 뜻대로 살아온 우리 강신철 요셉 형제님과 이민아 레지나 부부에게 큰 은혜 내려주시며
이삭의 집, 남은 겨울동안 행복하고 화평한 가정되게 이루어주시옵소서.
성부와 성좌와 성령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범태(신재하)가 방에 들어오자 급히 무언가를 숨기는 영재(최우식)
-영재(최우식): 일찍 왔네?
-범태(신재하): 응, 오늘 야자 안 했지롱~
근데, 뭐냐? 뭔데 그렇게 화들짝 감춰.
-영재: 아냐, 밥 먹어. 오늘 백숙 나왔어.
-범태: 또 내 꺼 손댔지?
-영재: 아니라니까. 빨리 밥 먹어. 아빠가 밥 시간에 늦는 거 싫어하잖아.
노트...? 책...?을 신부님에게 내미는 영재.
-영재: 저기, 다음 주면 성탄이고, 새해고 해서 제가 신부님이랑 수녀님들 카드 한 장씩 썼어요.
저 좋은 걸로 해드리고 싶었는데. 목도리나 이런 건 너무 비싸고 해서....
대신 카드 한 장씩 썼어요! 되게 좋은 말씀 많더라구요.
항상 저희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보좌신부(박근록): 어이구, 이 친구 이름 어떻게 되죠? 제가 부임한지 얼마 안 돼서 이름을 아직 못 외웠네.
-영재: 박영재.. 요한이요! 여기서는 다 요한이라고 불러요.
-원장 엄마(이민아): 얘가 보좌신부님 같은 신부님 되는 게 꿈이래요.
성당도 열심히 나가고, 예비 신학교도 착실히 나가고,
우리두 꼭 좋은 신부님 되라고 집에서는 세례명 불러요.
신부님, 잘 좀 부탁드려요.
-보좌신부: 이게 얼마나 기적 같고 은총 같은 일입니까.
요한아, 너 정말 신학교 갈 거야?
-영재: 네!
-보좌신부: 네가 정말 원하면 주임 신부님한테 말씀드려서 추천서 받게 도와줄게.
-영재: 정말이에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원장 엄마: 애들이 보고 배워야 되는데, 은혜를 받을 줄만 알고 고마운 줄은 몰라.
영재에게 용돈을 챙겨주는 원장 엄마.
-원장 아빠: 밖에 싸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딱 붙어서 공부만 해.
너 신학교 커트라인 얼마나 높은 줄 알지?
원장 부부 모르게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범태.
-영재: 야, 밥 안 먹어?
-범태: 저 새끼가 차려준 밥 구린내 나, 구린내.
-원장 아빠: 범태는?
-영재: 아침 자습 있다고 일찍 나갔어요.
-원장 아빠: 야, 무슨 자습을 꼭두새벽부터 하냐? 하긴, 곧 나갈 새낀데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지.
너, 실업계 애들도 신학교 갈 수 있냐?
-영재: 네, 학교 제한은 없구요, 예비 신학교만 꾸준히 나가면...
-원장 아빠: 아버지한텐 말씀 드렸어?
-영재: 연락 안 온 지 꽤 됐어요.
-원장 아빠: 한 2, 3년 있다가 데리고 가신다고 큰 소리 뻥뻥 치시더니 ㅋㅋ
신부 되면 결혼도 못 할 텐데 부모님 허락하셔야 될 거 아니야.
-영재: 상관 없어요! 지금은 여기 엄마, 아빠가 제 부모님인데요, 뭘...
-원장 아빠: 내가 한번 연락드려야겠다. 원래대로라면 너도 범태처럼 집에 가야 될 나이야, 알지?
-영재: 네... 제가 전화해 볼게요.
눈치 보면서 창고로 가 신발을 가방에 넣는 영재.
친구들에게 신발을 파는 영재.
-친구: 진짜 10에 안 되냐?
-영재: 아이, 10은 너무 거저지~
-친구: 한두 번 사는 것도 아니고 너 단골 이렇게 서운하게 해도 되는 거야?
-친구: 너 근데 이 물건 다 어디서 나오는 거냐? 암튼 보면 걸어다니는 동대문이야~
-영재: 그거까지는 알 거 없고, 나이키 루나 12에 살 사람?
-친구: 오케이, 알았어. 12 콜.
-영재: 쌤, 저 부르셨어요?
-선생님(윤승훈): 어, 그래. 영재야, 여기 앉어.
너 사는 데, 그, 이름이 뭐지?
-영재: 이삭의 집...
-선생님: 부모님들은 좀 잘해주시냐?
-영재: 네.
선생님: 다행이네. 그 양반들도 지 새끼들 포기하고 너네 데려다 키우는 건데
나중에 취직해 가지고 떵떵거리면서 찾아봬야 될 거 아니야. 안 그래?
-영재: 예... 저 그런데 지금은 취직할 생각이 없고요. 신학교...
-선생님: 너네들이 1학년 떈 다 그래~ 좋은 대학교를 가니, 뭐.
-영재: 네... 근데 왜 부르셨어요?
-선생님: 아버지가 떼야 할 서류가 있으신가봐. 오신 김에 보고 가라고 내가 붙잡았다.
근데 아버지가 싫어할 거라고 그러시더라? 아버지 못 본 지 오래되지 않았어?
영재: 아니에요. 가끔 오세요.
-선생님: 그래, 야, 아버지도 사정이 있으시니까 너 그런 데 맡기는 거지.
학창 시절에 너 같이 그런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냐?
-영재: 상처 아니에요, 쌤. 부모님이 맡기신 게 아니라, 제가 집 구석이 꼴보기 싫어서 직접 제 발로 찾아간 거예요.
저 가보겠습니다.
수업 내내 고민하는 영재.
-영재 부(김수현): 얘가 제 큰아들래미입니다.
이 녀석이 워낙 똑똑해 빠져가지고 성적이 그렇게 되는데두, 인문계 안 가고 실업계 왔습니다.
요즘엔 인문계 다 소용 없다니까요? 실업계 가서 1, 2등 하는 게 낫지~
-전도사: 아드님이 비전이 있으시네요. 너는 이름이 뭐니?
-영재 부: 아이, 박영잽니다. 얘가 숯기가 없어요.
-전도사: 그러면 너는 뭐 장래희망이나 그런 거 생각해둔 거 있어?
교회는 언제 쯤부터...
-영재 부: 제가 일요일마다 깨우는데, 공부하느라 그런지 일어나지를 못 해요.
-영재: 전도사님, 뭘 못 들으셨나본데. 저 이 사람 아들도 아니구요. 이 사람 집에서도 안 살아요.
이삭의 집이라고 보육원 아세요? 카톨릭 재단에서 꽤나 유명하던데.
그리구, 교회 좆까요. 저 신부님 될 사람입니다.
잘 먹었어요, 아저씨.
반항적으로 나가버리는 영재.
다급하게 영재를 잡으러 가는 아빠.
-영재 부: 야, 야! 너 이 새끼 이것도 병이야, 너.
-영재: 아, 좀 놓으라고!
-영재 부: 왜 그러냐, 지금... 네 아빠 체면도 있고 그런데. 내가 아까 미안하다고 그렇게 얘기했잖아.
-영재: 아빠 손발 다 있지? 눈코입 다 있지? 벌라구! 왜 남들처럼 고생해서 벌 생각은 안 하구...
아들래미, 아니, 자기자신한테 안 부끄럽냐?
정말 싫다... 진짜진짜 싫다.
진짜 이러다 벌 받어, 아빠.
무거운 집안의 분위기.
-영재: 다녀왔습니다.
-원장 엄마: 영재는 그냥 들어가.
-원장 아빠: 왜, 같은 집에서 없어졌는데. 누군 앉아있구, 누군 들어가고.
-원장 엄마: 설마 영재가...
하여튼, 창고에 들락날락 신발이고, 옷이고 훔쳐대는지 자꾸 물건이 없어지네.
-원장 아빠: 순순히 내가 했다 손 들면, 우리 선에서 끝나는데.
내일 넘기면, 경찰한테 넘어가는 거야. 굉장히 심각한 일이야. 눈 감어.
-범태: 다녀왔습니다.
-원장 엄마: 너 잠깐. 너 애들한테 얘기 들어보니까 아침밥도 안 먹고 일찍 나간다는데.
엄마가 알기론 아무리 인문계 학교라도 그렇게 일찍 나가지 않는데.
-범태: 맞는데요. 직접 학교에 물어보시든가요.
-원장 엄마: 아침마다 창고에 물건 가져가려는 거 아니야? 일부러.
-범태: 아닌데요. 처음 듣는 소린데요.
-원장 엄마: 너 가방 열어봐.
범태의 가방을 마음대로 뒤지는 원장 엄마.
-원장 엄마: 집에 갈 때 되면, 고맙습니다 하고 갈 것이지 어따 손을 대? 어디다 손을 대!
-원장 아빠: 진짜 너야? 여기서 딱 얘기해. 당장 아침에 쫓겨나기 싫으면.
-범태: 아닌데요. 저 진짜 아닌데요.
흐느껴 우는 범태.
자물쇠를 열고 잠시 고민하지만 또 다시 창고로 들어가는 영재.
-영재: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아멘.
범태와 영재가 집에 함께 들어오다가 범태의 아버지를 마주침.
-범태 부: 너 왜 이렇게 말랐냐, 너? 내가 그렇게 잘 먹이라고 신신당부했는데.
-범태: 그런 거 전화로 해도 되잖아. 빨리 가자.
영재야, 너 먼저 들어가. 아빠 왔다고 말씀드리지 말고.
-원장 아빠: 집 앞에 범태 아버지 맞지?
-영재: 네.
-원장 아빠: 벌써 데리러 오신 건가. 오셨으면 좀 안으로 들어오시지. 뭐라든?
-영재: 별 말씀 없으셨어요. 범태한테 할 말 있다구...
-원장 아빠: 어, 손님 오니까 걸레질 좀 해.
집으로 들어오는 범태.
-영재: 야, 가셨어?
-영재: 왜?
-범태: 뭐?
-영재: 뭐라시는데.
-범태: 몰라도 돼.
-영재: 집에 뭔 일 있는 거야?
-영재: 야, 어디가?
-범태: 주번이라서 일찍 가야돼. 더 자.
-야, 나와봐. 밑창이 씹창난 걸 갖다팔면 어떡하냐, 쓰레기야.
-영재: 야, 이거 가지고 갈 땐 안 이랬잖아.
-뭔 소리야. 몇 번 신어보니까 씹창나드만.
돈으로 물어주든지, 아님 새 걸로 바꿔줘.
-영재: 그래도 신던 걸 어떻게 바꿔줘. 니가 얼마나 신었는지도 모르고.
-아, 그래서 안 바꿔주시겠다? 그럼 씨발 신고해야지, 뭐.
또, 너 같이 부모 없는 애들 손버릇은 타고 난 거고.
-영재: 얼마 주면 되지?
-15. 그래, 영재야, 처음부터 이렇게 쿨하게 처리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영재: 너네들도 신다가 문제 있으면 얘기해. 그리고 담탱한텐, 비밀로 해 줘~
피시방에서 전화 받고 나가는 영재.
-영재: 오셨어요?
-보좌신부: 어, 요한아.
뭐, 우선 돈은 다 찾았으니까 상관은 없는데.
주임 신부님이 신성한 성전이 털렸다는 것에 대해서 화가 많이 나실 거 같아요.
이삭의 집도 저희 관할이기도 하고. 또 여러모로...
여튼, 제가 주임 신부님께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장 아빠: 죄송합니다...
보좌신부가 가자마자 범태를 때리는 원장 아빠.
-원장 아빠: 들어가 짐 싸, 이 개새끼야! 이 개만도 못한 새끼...
-영재: 야, 가자...
-영재: 왜? 왜 그랬냐구!
-범태: 말하면 듣기나 하냐?
담달에 데리러 온다는 애비가 나 못 데리러 온데. 새 아줌마가 나 있는 거 몰랐나봐.
너는 저 인간들 똥꼬라도 잘 빠니까 견딜 수 있지, 난 당장 나가야 되는데 어딜가.
-영재: 그럼 원장 엄마한테라도 얘길 하지.
내 입장도 생각해 줘야지. 너 그렇게 나가면 난 어떡하라구. 공부도 잘하는 새끼가 그렇게 생각이 없냐?
-범태: 하, 맞네. 아, 미안하네. 너 어차피 쫄일 생각만 하면서 왜 그랬는지 왜 물어보냐?
아, 맞다~ 내가 너 같이 살기 싫어서라도 나간다.
-영재: 그래도 말을....
영재 모르게 나가는 범태.
-영재: 안녕히 주무셨어요?
-원장 아빠: 범태새끼 언제 나갔냐?
-영재: 글쎄요. 일어나 보니까 없던데요.
-원장 아빠: 동네 개새끼도 나갈 땐 인사는 하지. 그런 새끼들 처먹여서 뭐해, 씨발.
반찬 던져버리는 원장 부.
-원장 부: 너 오늘 마치고 하루 집에 갔다와.
가서 집에 갈 수 있는지 보고 오라구.
-영재: 저는 왜...
-원장 부: 왜긴 왜야. 다 큰 새끼들은 돌려보내야지. 성당이고 구청이고 가만 안 있을 텐데.
이제 큰 새끼들은 안 받아야겠어.
-영재: 근데 저는 성당에서 아무말 안 할...
-원장 부: 성당이야 계속 여기 다니면 되지.
-원장 부: 솔직히 나는 모르겠다. 신부님이고 다들 너 신부님, 신부님 하는데.
글쎄? 난 모르겠다.
니가 그럴만한 인물인지. 그전에 신학교나 다닐 수 있을지.
내 맘 알지? 아끼니까 냉정하게 얘기하는 거야.
어쨌든 갔다와.
첫댓글 허억 나이거 진짜 보고싶엇어 고마워여시~~
숨막힌다....
헐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