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마녀 사냥
오늘은 얼마 전에 알라딘 인터넷 서점 신간 코너에서 알게 된
안드레아 카탈라노의 <보스턴의 첫 번째 마녀>라는 책을 이야기하려고 해.
책 제목만 봐도 대충 어떤 내용인지 조금은 감이 오는구나.
중세 시대 유럽에서는 마녀 사냥이라는 이름으로
무고한 여자들이 비참하게 죽음을 당한 경우가 있었단다.
그런데 그런 마녀 사냥이 유럽뿐만 아니라 신세계에도 있었나 보구나.
책 뒤편에 오는 ‘작가의 후기’를 보면
이 소설은 실제로 있었던 짧은 기록,
즉 보스턴에서 마거릿 존스라는 여자가 마녀로 몰려 처형당한 사건을
작가의 상상력을 보태서 쓴 것이라고 하는구나.
지은이는 안드레아 카탈라노라는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인데,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된 책은 이 책이 처음인 것 같구나.
당시 마녀 사냥으로 희생된 여성들의 명복을
늦게나마 빌어보면서 책 이야기를 해볼게.
1. 산파 마거릿
때는 1646년 6월
메사추세츠에 살고 있는 목수인 토마스 존스와 약제사이자 산파인 마거릿 존스 부부가 살고 있었어.
그들은 원래 런던에서 살았었어.
어느 날, 마거릿이 어떤 귀족 부인의 우울증 약을 조제해준 적이 있는데,
그 귀족 부인이 남편을 살해를 했단다.
그런데 그 불똥이 마거릿에게 튀었어.
마거릿이 조제해 준 약 때문에 남편을 죽인 것이라면서 마거릿을 체포하려고 했어.
그래서 토마스와 마거릿은 런던을 도망쳐 신대륙으로 온 것이란다.
그게 1년 전의 일이었어.
토마스는 착실한 목수이고, 할 말 안 할 말을 가려서 하는 사람인데,
마거릿은 활기 넘치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그런 활기와 적극성이 좀 넘쳐나서 할 말 안 할 말을 다 하고,
때론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말도 직설적으로 했어.
그 점만 빼면 토머스에게 마거릿은 사랑스러운 아내였어.
마거릿은 몇 번의 임신 실패의 아픔이 있었는데
최근에 임신이 되어 몸조리에 좀더 신경을 썼단다.
시간이 지나고 마거릿은 딸 엘리자베스를 낳았단다.
토마스와 마거릿은 이웃인 사무엘과 앨리스 부부와 가족처럼 친하게 지냈어.
앞서 이야기 했듯이 마거릿은 너무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말하는데
그것이 누구에게는 시원하고 좋게 보이지만,
누군가는 그녀를 미워하게 하게 뒤에서 험담하게 만들기도 했어.
마거릿을 두고 교활한 여자, 악마의 손이라고 욕하는 이들도 있었어.
마거릿의 본모습을 알고 있는 토마스와
이웃이자 친구인 사무엘과 앨리스 부부는
마거릿에게 조심하라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지만,
천성이라서 그런지 고치기 쉽지 않았어.
토머스는 마거릿에게 말할 때 조심해서 하라고 조언을 하면
마거릿은 오히려 기분 상해서 토라지기도 했어.
…
마거릿은 약제사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산파 일을 해왔어.
지금까지 산파 일을 하면서 아기가 죽은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죽은 아이를 받게 되었어.
그 아기는 아기집부터 이미 탯줄이 목에 감겨 있어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단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사산을 한 여자가
이번에 네 번째 임신이었는데 먼저 낳은 세 아기가 모두 유아 때 죽고 말았단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산아를 낳았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니.
참 불운한 여자인데,
왠지 이 일이 마거릿에게 걸림돌이 될 것 같더구나.
더욱이 이 일이 있고 나서
이 아기 엄마가 마거릿을 볼 때 경멸의 눈으로 쳐다보곤 했단다.
2. 답정너
어느 날 토마스는 젊은 미망인 할렛 부인의 주문으로
체리나무로 된 옷장 제작을 맡게 되었어.
옷장 치수를 확인하기 위해 할렛 부인의 집에 들렀는데,
할렛 부안의 은근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단다.
옷장을 다 만들고 나서는
할렛 부인은 또 가구를 주문했어.
토마스는 가구의 치수 확인을 위해 할렛 부인의 집을 방문했어.
그녀가 준 맥주를 한 잔 마셨을 뿐인데,
제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취해서 정신 없었어.
그러다 보니 할렛 부인의 유혹에 너무 쉽게 넘어가 그녀와 사랑을 나누고 말았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최음제가 들어간 맥주를 먹었다는 것을 알았어.
토마스는 할렛 부인에게 저주의 말을 퍼붓고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 속에 죄책감이 생겼어.
눈치 빠른 마거릿이 알아차릴까 봐 걱정이었지.
그런데 얼마 후 할렛 부인이 어떤 목사라는 사람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어.
도대체 이 여자의 정체가 무엇인지..
....
얼마 후 마거릿과 토마스에게도 안 좋은 일이 일어났어
어렵게 얻은 딸 엘리자베스가 시름시름 앓다가 돌도 안되어 죽고 말았단다.
마거릿은 이 일로 큰 충격을 받았어.
마거릿은 엘리자베스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마치 엘리자베스가 살아 있는 듯처럼 행동했어.
딸에게 말을 걸고 허공에 딸을 쳐다보듯 쳐다보곤 했어.
토마스가 마거릿에게 딸을 보내주자고 설득했지만,
마거릿은 엘리자베스가 살아 있었다면서 토마스에게 화를 냈어.
토마스는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생각하고 그러려니 했단다.
엘리자베스가 죽고 난 이후 마거릿의 직설화법은 더 심해진 것 같았어.
마거릿은 솔직히 이야기한 것이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단다.
예를 들어 약을 제조하러 온 사람들에게
이 약을 먹지 않으면 병이 악화된다고 이야기했어.
마거릿은 환자의 상태를 보고 이야기한 것일 수 있지만
듣는 사람은 그 말을 저주의 말로 들었어.
이런 것들이 쌓여
마거릿은 마녀와 악마의 손을 가졌다고 기소를 당해 재판을 받게 되었어.
재판에서는 마거릿이 치료했던 환자들이 증인으로 나왔는데
대부분 마거릿에게 감정이 좋지 않았던 환자들이란다.
가끔 좋은 발언을 한 이들도 있었지만,
재판부는 이것도 악마의 도움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어.
재판은 진행하지만 ‘답정너‘처럼 판결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였어.
그리고 마거릿은 재판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자신을 변호하듯 이야기를 했는데,
그 말들은 재판부들이 좋지 않게 보았단다.
마거릿은 검사, 판사, 증인들과 말다툼까지 했는데,
재판에 결코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단다.
재판이 불리하게 흘러가도, 토마스는 마거릿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단다.
마거릿에게 치료 받고 몸이 좋아져서
마거릿을 좋게 생각하고 있는 전총독 벨링햄을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은둔 생활을 지향하는 벨링햄은 재판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했어.
결국 마거릿은 마녀의 검사까지 받기로 결정되었어.
이 검사는 곤욕스럽고 고통스럽고 수치스럽다고 알려져서
토마스는 마거릿에게 자백하고 선처를 구하자고 했단다.
너희들도 눈치챘겠지만 마거릿이 그럴 사람이 아니지...
마거릿은 끝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겠다고 했어.
재판은 계속되었는데,
재판이 거듭될수록 마거릿에게 불리한 증인들로 점점 불리하게 진행되었고,
결정타는 런던에게 온 롱펠로 부인이었었어.
런던에서 있었던 일, 앞서 이야기한 그 사건...
마거릿이 준 약을 먹고 어떤 부인이 남편을 살해한 사건을 이야기했어.
이 사람을 재판에 데리고 온 사람이 알고 보니 할렛 부인이었더구나.
…
이제 재판의 마지막 단계 마녀 검사를 실시했어.
오늘날 상식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당시에는 사람들 중에 마녀가 있다고 생각하고
마녀로 지목된 사람들은 화형에 처해지는 무서운 일들이 있었단다.
그런데 그런 마녀를 확인하는 마녀 검사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을 아빠도 처음 알았단다.
마녀 검사는 먼저 여자 셋이 와서 마거릿의 신체를 검사는 하는 것이었어.
그들은 마거릿의 허벅지 난 쥐젖 또는 사마귀 같은 것을 보고 마녀의 젖꼭지라고 단정지었어.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바늘로 찔렀을 때
아프지도 않고 피도 나지 않았기 때문에 마녀의 증거라고 주장했어.,
하지만 그들은 찌르지도 않았어.
마거릿은 완전 조작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두 번째 검사는 간수가 밤새 마거릿을 관찰하는 것인데,
잠도 재우지 않고 밤새 앉아 있어야 했어.
그 간수가 착하고 마거릿을 이해하는 것 같았는데,
새벽에 마거릿이 불러낸 아이의 형상을 보았다고 진술함으로써
마거릿이 마녀라는 사실이라고 확인사살을 했단다.
마거릿이 검사를 받으면서 얌전히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딸이 자신을 찾아왔다면서 딸을 소개하고 그랬으니
간수도 마거릿을 정상인으로 보지 않았을 것 같구나.
재판 결과는 예상대로 유죄로 판결되었고, 처형이 결정되었어..
그 동안 마거릿은 계속 감옥에 있었고, 토마스는 자주 면회를 갔단다.
그러면서 토머스는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진작에 이곳을 떠났어야 했는데 못했다면서 미안하다고 했어.
반전 없이 마거릿은 처형당하고 말았단다.
…
마거릿이 죽고 나서 마거릿의 일기를 보았는데,
마거릿이 15살 때 강간을 당하고 낳은 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토마스는 마거릿의 딸을 찾기 위해 영국까지 찾아가
마거릿의 옛 고향에서 물어 물어 마거릿이 남긴 핏줄 콘스탄스를 만났단다.
콘스탄스는 하녀처럼 어렵게 지내고 있었어.
토마스는 마거릿이 남긴 돈을 콘스탄스에게 주고
콘스탄스의 엄마 마거릿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단다.
토마스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려고 했는데,
콘스탄스는 자신도 함께 가고 싶다고 토마스를 따라 왔단다.
토마스는 흔쾌히 좋다고 이야기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딸이라고 콘스탄스를 자랑스럽게 소개하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
중세 시대의 마녀 사냥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지만,
오늘날 일부 언론이나 일부 유튜버들의 행태를 보면
또 다른 마녀 사냥이 존재하는 것 같더구나.
특히 일부 유튜브들은 ‘아니면 말고’에서 벗어나
조작된 증거를 버젓이 사실인 양 여론을 호도해서
특정인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야.
이런 범죄를 중범죄로 규정하여
악의적인 짓을 하지 못하게 했으면 좋겠구나.
오늘 읽은 <보스턴의 첫 번째 마녀>는 소설 제목을 보고
예상한 스토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재미가 다소 반감된 것 같더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부두에서 기다리던 토마스 존스는 매사추세츠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책의 끝 문장: “내 딸이요.”
책제목 : 보스턴의 첫 번째 마녀
지은이 : 안드레아 카탈라노
옮긴이 : 서장혁
펴낸곳 : 토마토출판사
페이지 : 424 page
책무게 : 551 g
펴낸날 : 2026년 06월 01일
책정가 : 19,800원
읽은날 : 2026.07.06~2026.07.10
글쓴날 : 2026.07.2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