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85)/ 인도
코나라크의 태양신 사원(Sun Temple, Konârak; 1984)
태양이 떠오를 때 태양 빛이 사원을 목욕시키듯 내리쬐는 벵골 만 연안의 오리사(Orissa) 주 푸리 지역(Puri District)에 위치한 코나라크 사원은 태양신 수르야(Surya)의 전차를 형상화한 기념물이다. 말 6마리가 끌고 있는 수르야의 전차는 상징적 디자인으로 장식한 바퀴 24개가 달려 있다. 인도에서 13세기에 건축된 가장 유명한 브라만 신전이다.
코나라크 사원은 13세기 오리사 왕국을 대변하는 빼어난 유적이다. 이 유산은 브라만 사상과 직접적·실질적으로 연결되며 8세기에 카슈미르(Kashmir)에서 유래해 마침내 동인도 해안까지 이르게 된 수르야 숭배 문화의 전래를 대변하는 매우 귀중한 유산이다. 인도의 동해안, 마하나디 삼각주(Mahanadi Delta) 남쪽에 있는 코나라크의 브라만 사원은 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브라만 신전으로 손꼽힌다. 코나라크는 태양 사원의 신을 통솔하는 코나르카(Konarka)에서 유래했다. 코나르카는 ‘코나(구석)’와 ‘르카(태양)’라는 두 단어가 결합된 합성어이다. 코나라크 사원은 인도에서 가장 먼저 태양 숭배 사상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곳으로 태양신 사원은 나라싱하 데바(Narasingha Deva) 왕이 재위(1238~1264)하던 1250년경에 건축되었다. 이 시기는 태양신 수르야에게 바치는 건축물이 절정에 이른 때로, 전체 사원은 일련의 바퀴살과 우아한 조각으로 장식된 태양신 전차의 모습으로 형상화되었다. 태양 사원은 이슬람교도에 대한 힌두교도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강가 왕조의 나라심하 데바 1세(Narasingha Deva; 1238~1264)가 건설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 뒤 무굴 제국의 황제 자한기르(Jahangir; 1569~1627)의 사신에게 더럽혀진 17세기 초에 폐쇄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사원은 크리슈나 신의 아들인 삼바가 건축하였다고 한다. 삼바는 한센 병으로 고통 받았는데 12년간의 참회를 끝으로 수르야가 병을 치료해 주어 태양신을 존경하는 의미로 사원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벵골 만의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마주 보며 모래가 뒤덮인 해안에 우뚝 서 있는 이 사원은 첫 햇살이 정문을 향하도록 세심히 설계되었다. 그것은 바로 말 7마리[그 중 6마리는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으며 사원으로 이어지는 계단 양쪽에 있다.]가 하나 되어 이끄는 수르야의 전차를 기념하는 방법의 한 가지이다. 남북의 측면에 있는 지름 3m쯤 되는 바퀴 24개는 사계절과 열두 달의 순환 주기를 표현하여 상징적인 원동력을 이루도록 훌륭하게 조각하였는데 전차로 형상화된 사원 구조물을 이룬다. 바퀴 사이에 있는 사원의 주춧돌은 부조[기이한 사자, 악대, 무희, 성적 표현의 군상 등]로 장식되었다. 많은 인도 사원처럼 코나라크는 잘 짜인 독특한 단위 공간별 특징을 드러낸다. 비마나(vimana; 본전)는 19세기에 파괴된, ‘산꼭대기’를 뜻하는 시카라(sikkara)의 높은 탑 위에 얹혀 있었다. 동쪽으로는 피라미드 같은 더미와 함께 지금은 폐허에 묻힌 자하모가나(jahamogana; 강당)가 원래의 느낌을 준다. 동쪽으로 더 나아가면 지금은 지붕이 사라진 나트만디르(natmandir; 무도장)가 높은 단 위에 자리 잡고 있다. 그 밖에 많은 부속 건축물이 대문과 탑들이 간간이 섞인 채 직사각형 벽으로 둘러싸인 구역에서 발견된다. 힌두교 성전인 푸라나와 별개로, 다른 종교 문헌들은 현재의 사원이 만들어지기 훨씬 전에 코나라크의 태양 사원이 존재했다고 한다. 코나라크는 한때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칼링가(Kalinga) 왕국의 항구였으며,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와 활발한 해상 무역으로 크게 번창했던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