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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순례 – 태백산(장군봉,천왕봉,부쇠봉,문수봉,소문수봉)
1. 문수봉에서 바라본 부쇠봉(왼쪽)과 천왕봉 천제단, 장군봉
눈이 내린다 기차 타고
태백에 가야겠다
배낭 둘러메고 나서는데
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댄다
지가 열일곱살이야 열아홉살이야
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
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
칠십 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
여보 젊은이 함께 가지
앞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
올해 몇이냐고
쉰일곱이라고
그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
조오홀 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
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
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
좋을 때다 좋을 때다
말을 받는다
당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
괜스레 나를 보고
늙었다 한다
―― 정희성(鄭喜成, 1945 ~ ), 「태백산행」
▶ 산행일시 : 2025년 2월 16일(일), 맑음, 미세먼지 나쁨
▶ 산행코스 : 화방재,사길령,산신각,유일사쉼터,장군봉,천왕봉(영봉) 천제단,부쇠봉,문수봉,소문수봉,당골광장
▶ 산행거리 : 도상 11.7km
▶ 산행시간 : 4시간 40분(10 : 06 ~ 14 : 46)
▶ 교 통 편 : 반더룽산악회(26명) 버스 이용
▶ 구간별 시간
07 : 00 – 양재역 12번 출구 100m 앞 마을버스 승강장
08 : 40 – 금봉이휴게소( ~ 09 : 00)
10 : 06 – 화방재, 산행시작
10 : 16 – 사길령
10 : 31 – 산신각
10 : 53 – 1,153m봉
11 : 15 – 유일사 쉼터
11 : 53 – 장군봉(1,568m)
12 : 04 – 천왕봉(영봉, 1,566m) 천제단, 점심( ~ 12 : 24)
12 : 42 – 부쇠봉(1,546.5m)
13 : 17 – 문수봉(1,514m)
13 : 38 – 소문수봉(1,465m)
13 : 49 - ┫자 갈림길 안부, 왼쪽이 당골광장 2.8km
14 : 34 – 당골광장
14 : 46 – 식당가, 산행종료, 휴식( ~ 16 : 02)
17 : 37 – 치악휴게소( ~ 17 : 50)
19 : 10 - 양재역
2. 태백산 지도(1/50,000)
▶ 사길령
태백산 들머리는 대개 유일사 입구나 화방재이고 그 날머리는 당골주차장으로 잡는다. 안내산악회의 경우 하산은
천왕봉(영봉) 천제단에서 망경사를 거쳐 반재 지나 당골주차장으로 진행하기를 권유한다. 이럴 때 화방재가 유일사
입구보다 1.5km 정도 더 길게 산행하게 된다. 그래도 4시간이면 넉넉하다. 이번에 나는 문수봉까지 가고자 했다.
그런데 태백산국립공원관리공단은 문수봉이나 소문수봉에서 당골광장을 오가는 구간은 통제구간으로 공지하고 있다.
어찌할까? 통제에도 불구하고 갈까, 아니면 문수봉을 올랐다가 뒤돌아서 개방구간인 등로로 하산할까 여러 생각을
했다. 또한 산행마감시간(16시)에 댈 수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반더룽산악회는 화방재를 기점하여 문수봉
과 소문수봉을 넘어 내려올 경우 산행거리가 14km가 된다고 하며, 산행마감시간이 되면 지체 없이 버스는 출발할
것이라고 했다. 눈길 14km를 6시간에 가자면 2.4km를 휴식시간 없이 1시간에 가야 한다. 쉽지 않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문수봉과 소문수봉을 넘어 당골광장으로 가는 등산로는 아무런 통제가
없었고, 눈 깊은 산길을 여러 사람들이 오가서 아주 잘 났다. 산행거리는 도상 11.7km(봉봉 오르내림이 그다지 심
하지 않아 실거리도 그와 비슷하다)에 불과했고, 산행시간은 틈틈이 산천경개를 구경하고 휴식을 곁들였음에도
주어진 6시간에 훨씬 못 미친 4시간 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겨울산행이 막바지인 느낌이다. 우수를 불과 며칠 앞 둔 일요일인데도 양재역은 겨울 산을 즐기려고 태백산, 덕유
산, 소백산, 함백산, 계방산, 선자령 등지로 떠나는 사람들로 붐빈다. 안내산악회 버스마다 꽉 찼다. 다만, 날이 너무
따뜻하여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게 흠이다. 우등버스 널찍한 좌석을 뒤로 약간 젖히고 졸다 보니 제천 지나 금봉이휴
게소다. 한사코 울던 천등산 박달재의 금봉이이다. 다시 졸고, 산굽이굽이 돌아 돌아 해발 939m의 준령인 화방재
(花房-)다.
화방재가 의외로 한산하다. 안내산악회는 우리뿐이다. 교통표지판에는 어평재(御坪-)이다. 태백산의 산신이 된
단종대왕 혼령이 “이제부터 내 땅(御坪)이다”라고 해서 ‘어평리’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 고개를 어평재라 불렀다
한다. 한편, 봄이면 고갯마루 부근이 진달래와 철쭉으로 붉게 타올라 꽃방석 같다 하여 ‘화방재(花房嶺)’라고 불렀다
는 설이 있다. 다른 이름으로 정거리재, 화비령이라 부른다고 한다. 화방재가 일제 강점기 방화선을 설치하면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어, 혹시 금강초롱꽃의 학명 ‘Hanabusaya asiatica (Nakai) Nakai’처럼 조선총독부
초대공사 하나부사 요시타다(花房義質)의 이름에서 따온 것은 아닌지 의심했는데, 여러 조사 결과 그렇지 않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내 먼저 뛰쳐나간다. 소문수봉까지 가려면 갈 길이 멀다. 눈이 깊어 러셀이 되지 않았다면 미
적미적할 텐데 많은 사람들의 발길로 탄탄하게 뚫렸다. 그렇지만 좁다란 등로 벗어나면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이라
남의 걸음이 아닌 내 걸음으로 가려면 맨 앞장서서 가는 게 상책이다. 금세 땀난다. 오늘 기온은 산정에도 영상 5~6
도가 된다고 했다. 겉옷 벗고 홑 남방셔츠 차림한다. 등로는 1,021m봉 오른쪽 사면을 길게 돌아 넘는다. 그 봉우리
를 직등한 발자국은 없다.
1,021m봉을 돌아 넘은 야트막한 안부는 사길령이다. 사길령 비 뒷면에 새긴 유래이다.
“사길령은 경상도에서 강원도로 들어오는 교통의 요충으로 중요한 고갯길이었다. 신라시대에 태백산 꼭대기로
통하는 고갯길이 있어 천령(天嶺)이라 했는데 높고 험하여 고려시대에 새로이 길을 낸 것이 사길령이다.”
사길령은 ‘새로이 길을 냈다’ 하여 새길령 혹은 신로치(新路峙), 사길치라는 이름에서 왔다.
사길령에서 가파른 0.5km를 숨차게 오르면 1,140m 고지의 산령각이다. 옛날에 산이 험하여 맹수와 산적 등이 많
이 출몰하기에 이 사길령을 넘나들던 보부상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무사안전을 위하여 고갯마루에 당집을 짓고
제사를 올리던 곳이라고 한다. 이제부터는 완만한 사뭇 부드러운 등로다. 오가는 이 아무도 없는 광활한 설원에 한
가닥 실오라기 같은 눈길을 따라간다. 그저 하늘 가린 숲속 길이라 조망할 데가 없다는 게 아쉽다.
3. 산신각 주변
4. 뒤가 장산
5. 태백산 북사면
7. 유일사 쉼터에서 장군봉 오른 길
8. 미세먼지가 근경도 흐리다. 왼쪽이 연화산
9. 가운데가 연화산
10. 중간 오른쪽이 소문수봉
11. 죽어 천년 주목 뒤는 함백산 남동릉
12. 함백산
13. 태백산의 명물이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인 주목
▶ 장군봉(1,568m)
남진하던 등로는 1,192m봉에서 왼쪽으로 직각방향 틀어 동진한다. 1,153m봉에서 주춤한다. Y자 갈림길이 나 있
다. 왼쪽은 우선 보기에 내리막이라 오른쪽으로 간다. 얼마 안 가 눈길 인적이 끊긴다. 지도 꺼내 보니 절벽지대다.
뒤돌아간다. 왼쪽이 내릴 듯하다가 사면 돌아 주릉으로 올라선다. 혈동(穴洞)이라는 ┫자 갈림길 지나고 긴 오르막
이다. 도중에 1,273m봉을 넘지 않고 그 오른쪽 사면을 길게 돌아 곧장 유일사로 가는 등로가 있는데 눈길이 조용하다.
유일사 쉼터로 내리기 직전 암봉인 1,273m봉이 경점이다. 배낭 벗어놓고 금줄 넘어 눈길 헤치고 그 정상에 올라선
다. 가까운 장산과 태백산 장군봉이 설산의 위용을 한껏 자랑한다.
1,273m봉에서 가파른 한 피치 내리면 ╋자 갈림길 안부로 유일사 쉼터다. 유일사 입구 주차장에서 오는 많은 사람
들로 북적인다. 유일사 0.1km는 들르지 않는다. 그곳 무이선원(無二禪院)의 주련이 생각난다.
行住坐臥是什麽 걷고 머물고 앉았고 누웠고 이뭣고
語時黙時是什磨 말하고 침묵하고 이뭣고
垂時夢時是什磨 자고 꿈을 꾸고 이뭣고
入定出定是什磨 들어오고 나가고 이뭣고
유일사 쉼터에 비집고 앉을 틈이 없다. 내쳐간다. 너른 등로 양쪽에 줄서서 오고 가니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그러는
중 수시로 고개 돌려 함백산을 바라보곤 한다. 점점 함백산도 솟고 나도 솟는다. 미세먼지가 심하여 흐릿하다. 왼쪽
백운산은 가물가물하고, 오른쪽 연화산은 눈비비어 실루엣이다. 살아 천년은 되었음직한 노거수인 주목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 사진 찍으려고 앞서가던 사람들이 등로를 비키고 나는 막간다.
가파르던 오르막이 수그러들고 널찍한 설원에 올라선다. 태백산의 한겨울 일출명소이다. 여기서 일출을 보려는
무박산행 상품이 있기에 나 역시 신청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았는데 날이 이렇듯 침침하니 그만 두기 잘했다.
관목 숲 위로 머리 내밀고 장군봉이다. 태백산의 주봉이다. 돌담으로 둘러싸인 제단에 들어 사방을 살핀다. 산악인
김장호가 본 광경을 상상한다.
“아, 지금쯤 태백산(1,566.7m) 정수리에 올라서서 내다보면 눈에 덮인 아아(峨峨)한 산줄기, 그 너머로 시퍼렇게
출렁대는 동해바다, 그리고 거기 보란 듯이 새해는 솟아오르고 있겠거니, 그 태백산은 그렇다. 추가령 지구대(地溝
帶)를 목으로 하여 금강 ㆍ 설악 ㆍ 오대 ㆍ 태백 ㆍ 일월로 이어지는 척량산맥(脊梁山脈)이 한반도의 등줄기라면,
태백산은 그 앉음새부터 한반도가 그 허리를 쓰도록 육중하게 박혀있는 꼴이 된다.”
“(…) 그러면서 산세로도 특이하여 돌올하다거나 빼어났다거나 함이 없이 어디까지나 의젓하다. 야단스럽게 기암괴
석으로 덮여있는 금강이나 설악과도 달리, 그저 뭉글뭉글한 육산(肉山)으로 이루어져 있어, 한눈에 융숭한 덕성을
감득하게 한다. 말하자면 사내다운 중후한 웅건함과 융융한 충실감이 꽉 차 있어, 남한의 어느 산보다 훨씬 대륙적
인 기상을 풍겨준다.”(김장호, 『韓國名山記』, 평화출판사, 1995)
한편, 태백산(太白山)이란 이름의 유래는 어떠한가? 미수 허목(眉叟 許穆, 1595~1682)의 「태백산기(太白山記)」에
따르면 문수봉 정상 부분의 흰 너덜이 눈이 쌓인 것 같다는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태백산은 신라 때의 북악(北嶽)이다. 문수(文殊)ㆍ대박(大朴)ㆍ삼태(三台)ㆍ우보(虞甫)ㆍ우검(虞檢)ㆍ마라읍(摩
羅邑) 백산(白山)이 모두 큰 산인데, 동이(東暆)와 진번(眞番) 지역을 점거하고 있다. 태백산과 문수산이 가장 높고
큰데, 북쪽으로 두타산(頭陀山)ㆍ보현산(普賢山)과 이어져 있으며 동쪽으로 바다에까지 뻗쳐 있어 푸른 산이 6, 7
백 리나 된다. 문수산 정상은 모두 흰 자갈이어서 멀리서 바라보면 눈이 쌓인 것 같으니, 태백이란 명칭이 있게 된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한다.”
15. 구룡산, 뒤는 옥돌봉
16. 뒤는 삼동산
17. 문수봉
18. 천왕봉(영봉) 천제단
19. 문수봉
20. 왼쪽부터 매봉산, 순경산, 장산
22. 장군봉 서쪽 사면
23. 부쇠봉
25. 깃대배기봉으로 가는 백두대간
26. 멀리 가운데는 삼동산
27. 깃대배기봉으로 가는 백두대간
▶ 천왕봉(영봉, 1,566m) 천제단, 문수봉(1,514m), 소문수봉(1,465m)
장군봉에서 천왕봉(영봉) 천제단 가는 길 0.3km는 대설원이다. 다른 데서는 얼씬거리지 않던 칼바람이 여기서 칼
춤 춘다. 잔뜩 수그리고 잰걸음 한다. 천왕봉은 태백산 최고의 경점이다. 날이 웬만해도 소백산 비로봉 연봉이 빤히
보이는데 오늘은 가망 없다. 그래도 태백산맥이 첩첩 산 뻗어 내리는 장릉은 언제 보아도 장쾌하다. 천왕봉에 있는
장대한 태백산 정상 표지석 앞에는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섰다.
동서남북 눈 닿는 설산을 둘러보고 나서 햇볕 가득한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 잡고 점심밥 먹는다. 탁주 독작하며
느긋이 바라보는 경치가 더욱 가경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문수봉을 향한다. 데크계단 내린다. 눈길은 러셀이 되어 있을까는 괜한 걱정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오갔다. 외길
좁은 눈길이다. 눈길 벗어나면 눈이 깊다. 널찍한 안부 설원에는 수 동의 비닐쉘터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고 Y자 갈림길과 만난다. 오른쪽은 부쇠봉 0.1km이다. 지난날 부쇠봉을 올랐을 때 사방에
키 큰 나무숲 둘러 아무런 조망도 할 수 없었기에 오늘은 들르지 않고 문수봉을 향해 가는데, 얼마 쯤 갔을까 여기까
지 와서 그냥 가다니 서운한 생각이 든다. 뒤돌아간다. 부쇠봉을 오르기로 한다. 숲속 길 돌아 오르면 헬기장이 나오
고 그 옆이 정상이다. 조그만 정상 표지석이 있다. 삼각점 표지판은 이곳 삼각점이 2등인 ‘태백 24’이라고 한다.
삼각점은 눈이 깊어 찾지 못했다.
지난날과는 달리 남쪽으로 조망이 훤히 트인다. 청옥산, 각화산 너머로 산 첩첩이다. 개운한 마음으로 부쇠봉을 내
려 문수봉을 간다. 광활한 설원을 간다. 주변의 나무들이 그 수피가 갈백색으로 종이장처럼 벗겨졌기에 거제수나무
로 여겼는데, 명찰을 보았더니 ‘사스래나무(Betula ermanii Cham.)’라고 한다. 거제수나무 유사종으로 고산지대
교목이다. 우리나라 남한에서는 한라산, 태백산, 지리산 등 해발 1,500미터가 넘는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추위에
강한 나무라고 한다.
사스래의 한글 이름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아는 이가 없다. 사스래나무를 설명하는 여러 자료를 보면 하나같이
이 나무의 인고의 의지를 예찬하고 있다. 다음은 강판권의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글항아리, 2014)에 나오
는 사스래나무에 대한 설명이다. 과연 그러했다.
“이 나무는 정상까지 힘겹게 오른 이들이 통과하는 마지막 관문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려운 고비를 힘들게 넘어 산
의 정상과 맞닿고자 하는 순간에 사스래나무는 특유의 흰빛으로 그 순간을 수놓아준다. 삭막한 겨울 산에서 햇빛을
받아 더욱 눈부신 사스래나무의 수피와 구불구불 올라가는 나무의 생김새는 여러 그루가 모여 하얀 불꽃이 어떤
영적인 것을 하늘로 끊임없이 퍼 올린다는 무속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거기에다 사스래나무 숲 아래에서 어김없이
피고 진다는 노란 금매화 군락지를 만나게 된다면 더 황홀해지리라.”
문수봉 오르기 직전 야트막한 안부는 ┫자 갈림길이다. 왼쪽은 당골광장 4.0km 눈길도 잘 났다. 완만한 사스래나무
숲길 0.4km 오르면 너덜지대가 나오고 문수봉 정상이다. 여러 기의 돌탑이 있다. 그 수효가 예전보다 더 많아진 것
같다. 문수봉에서 바라보는 태백산이야말로 사내다운 중후하고 웅건한 모습이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가까운
조록바위봉과 조림봉, 달바위봉, 비룡산, 오미산 등이 흐릿한 실루엣으로 보인다.
소문수봉 가는 눈길도 여러 사람들이 오갔다. 설마 이 눈길이 끊겨 뒤돌아 와야 할 리는 없고 공단에서 통제한다는
등로로 내려 당골광장으로 갈 것이다. 일단의 등산객들과 함께 간다. 난리도 혼자 겪어야 난리이지 여러 사람이
함께 겪으면 난리도 아니라고 했다. 내가 앞장서지 않도록 그들이 쉬면 나도 쉰다. 길게 내린다. 오른쪽 사면은 낭떠
러지의 연속이다. 조심스레 다가가 건너편 첩첩 산을 들여다보곤 한다.
소문수봉도 사방 조망이 훤히 트이는 너덜지대다. 당골광장 3.5km. 내내 숲길이다. 0.7km를 동진하다 왼쪽(북쪽)
으로 직각방향 꺾는다. 선답의 발자국 따라 설원을 갈지(之)자 크게 그리며 내린다. 당골광장 눈축제 풍악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데크로드로 계곡 건너고 울창한 낙엽송 숲길이다. 이 숲길은 곧장 당골광장으로 이어진다. 눈축
제장이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장터다. 너무 일찍 내려왔다. 산이 아닌 동네 장터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건 퍽 따분
한 일이다. 점심 먹은 지 2시간이 조금 지나 출출하지 않다. 주차장 한쪽에 자리 잡고 남은 탁주 비운다.
29. 천왕봉(영봉) 천제단
30. 문수봉
31. 함백산
32. 멀리 가운데는 달바위봉, 그 앞 왼쪽은 조록바위봉, 오른쪽은 조림봉
33. 태백산 천왕봉과 장군봉
35. 왼쪽은 백운산, 오른쪽은 함백산
36. 뒤 왼쪽은 달바위봉
37. 청옥산
38. 소문수봉 주변, 사스래나무가 많다
39. 태백산 눈 축제장인 당골광장
첫댓글 겨울 태백이라 역시 산객들이 많네요.
날이 조금 흐려 조망이 안 좋았지만 설산의 위용은 대단합니다.
태백산은 조망하는 산행인데
미세먼지가 많아 좀 아쉬웠습니다.
안녕하세요? 약수님... 뛰어난 산행기를 잘 읽었습니다. 설악산글을 읽다가 약수님글을 발견하고 님의 글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혹시 개인 블로그나 페이스북등을 알수 있을까요? 죄송하지만 문자로 알려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010-3212-1237 입니다.
예쁘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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