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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그러니까 어제였습니다.
안도현 시인이 선거법위반혐의로 기소되어 국민참여재판을 받았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 도난에 18대 대선 박근혜 후보가 관여됐다는 취지의 글을 트윗에 17차례에 걸쳐 올려 '허위사실 공포와 후보자 비방'을 했다는 것이 검찰 측 주장입니다.
재판 내내 고민되더군요.
오전 9시 30분 시작한 배심원 심문. 예정시각인 11시를 넘기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쉽지 않겠다. 이 재판'
법정 앞 오전 풍경은 정말 괜찮았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응원을 온 것이죠. 안 시인과 정겹게 인사하며, 응원의 메세지도 던지고, 자신이 안도현 시인을 힘들게 했다는 자책도 하더군요. 또 현재 국정원 등 국가 기관의 댓글 사건 수사는 하지 않으면서 개인에 대한 수사를 남발하면서 이들을 힘들게 한다고 성토하기도 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정치적인 행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쨋건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안 시인 지지자들이 50여명(기자 주관적 추산)이 웃으며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했습니다.
또 전북도교육감도 와서 안 시인과 인사하고 다른 일정이 있다면서 바로 자리를 뜨기도 했습니다.
오전 재판은 11시가 넘어 시작됐습니다. 일정이 늦어지는 덕분에 안 시인과 문 의원, 두 분과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도 했습니다.
오전 재판은 검찰과 안도현 시인측의 모두 발언이 진행됐습니다.
모두 발언에서 검찰은 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래 저래 해서 결국 공직선거법 위반이다'라는 결론.
안도현 시인 측은 사건 배경과 자신이 왜 이런 글을 올렸는지 설명하더군요.
하지만 재판부는 '재판형식'에 맞지 않는다며 제지하더군요.
물론 원활한 재판을 위해 재판부의 판단은 맞습니다. 그럼요.
어쨋건 오전까지 재판을 지켜본 문 의원은 오후 재판을 참석하지 않고 전주법원을 떠났습니다.
오후에는 재판을 모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증인 심문이 진행됐는데, 다른 기자들 말이 검찰이 안 시인님을 도와줬다고 하네요.
어쨋건 안 시인은 '유묵 소장자가 박근혜로 된 전문서적과 전문가 견해가 많고 이에 대한 자료도 충분하다'는 것을 밝히려 노력했습니다. 또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이었지만, 박근혜 후보 검증 차원에서 의혹을 제기했다는 변론을 했습니다.
검찰은 당연히 '유묵'의 소유자 확인절차를 안 시인이 제대로 하지 않았고 박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글을 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은 오후 8시 40분까지 진행됐습니다.
최후 변론에서 안 시인은 잠시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30여년간 해오던 집필을 중단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이것도 자신이 할 수 있는 하나의 저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입니다.
아무튼 긴 하루 일정의 재판이 끝났습니다.
이후 배심원 평결을 위해 재판은 휴정했습니다. 오후 11시 30분 선고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나름대로 법원에 1년 넘게 출입하면서 생긴 감이랄까요?
배심원들의 표정을 보니 의견 일치를 본 것 같더군요.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이내 검찰이 법원에 입장하자 배심원들의 표정이 달라지더군요. 자기들끼리 무언가 즐겁게 이야기 하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습니다.
순간 '무죄구나' 했습니다.
그러나 무거운 표정으로 무언가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재판부를 보자 조금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결국 재판부는 "오늘 선고를 11월7일 오전 10시로 연기한다"며 "배심원은 전원 만장일치로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로 평결했으나 일부 견해가 재판부와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판사로서 헌법과 법률, 직업적 양심에 따라 판결해야 한다"며 재판부를 변론했습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오후 11시40분에 재판은 끝났습니다.
저는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안 시인의 말처럼 국민의 건강한 상식은 살아있지만, 왜 우리 나라는 그렇지 못할까?
그냥 이런 넔두리를 해 보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그런 것을 느끼게 해 준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