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는 제가 무지랭이라 알 길이 없고.. 적어도 회계사는 여기서 나오는 말이 얼추 사실인지라 불편한 진실 하나 알려드리고 싶네요.
밑에 글에 현직들끼리 3년차에 월 300을 받니 마니 아웅다웅대고 있는데. 거기에 댓글 달려다가도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댓글 안달았다는. 누가 누가 더 못사나 내기하는 것도 아니고.. 3년차에 295만원 받냐, 313만원 받냐 그게 본질이 아니란거 알거든요. 대기업 간 친구들도 웬만하면 다 300은 넘기는데...
대기업 재무팀 간 친구, 저보다 월봉도 높고, 퇴근시간도 훨씬 빠릅니다. 금융권 친구들과는 예전부터 비교해도 연봉 밀렸고, 의사 친구랑은 '계급' 차이 마저 느낍니다.
우리끼리 하는 말로 10년 뒤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고 합니다. (매번 ib, 사모펀드 이직 댓글 달리던데... 사시 합격하고 김앤장 가는 비율 정도 됩니다.)
서울대엔 능력있는 후배들도 있다는 거 부정하진 않겠습니다만. 대충 분위기가 저래요.
지금 현재 로컬법인으로 이직해있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40대 넘어서도 새로운 이직자리 만들 수 있을까요? 당장 그것부터가 회의적이구요, 파트너는 아랫사람 죽도록 굴리면서 예산 채우기 급급해서 감사피는 오히려 깎여가고 있는데, 할 일은 점차 많아지고 있고, 덤핑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x같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저임금에 노동 착취당하며 쥐어짜이는 게 바로 회계법인 생활입니다. 적어도 회계사 삶의 질이 괜찮다는 사람들은 '구라'임.)
윗 파트너 놈들께서 그렇게 굴리다보니 (스케줄표 보면 한숨만 ㅜㅜ ) 거래처에선 무한 '을' 입장이 되어서 무지 무시당하고 있고요. 뭔가 전문적인 일 한다는 자부심? 이런 거 전혀 없습니다. 차라리 대기업 재무팀이라도 들어갔으면 '을'짓거리는 안하지. 제 친구는 명절때마다 거래처에서 선물 쇄도하더군요.
이놈의 경비는 2달이 넘었는데 주지를 않고, 출장다녀도 출장비도 눈치보면서 올려야되고... 법인카드 포인트도 낼름 다 가져가면서 결국 유동성 위험과 이자비용은 우리가 부담하고. 아무튼 사는게 사는게 아닙니다.
법인에서의 미래는 다들 말하길. 너보다 연차 앞선 놈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제 주변동기, 선후배들도 다 퇴사퇴사 노래를 부르는데 이 조직이 아직 돌아가는게 신기할 정도임. (대다수 3~5년차 즈음에 이직합니다)
그런 와중에 죽어라~~ 개고생하고 영업하고, 동기들 다~~ 밟고, 건강 다 버려가며 버텨서 나이 마흔 즈음에 (11년차) 회계법인 디렉터 달아도 세전 1억입니다. 세후로는 600좀 넘는 돈이지요. 감 오시나요? gp라면 모를까 전문의면 페닥 최저월봉도 저거보단 높죠?
정확히 10년 전에 한창 의/약 분업이 이슈였고, 그 때 무슨 얘기가 나왔냐면 '의사도 이제 망했다' 였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후에 어떻게 됐습니까? 단언컨대, 2020년에도 2030년에도 의사는 건재할 겁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아니고. 다른 직업 다 하나하나 다 망가져가는데 의사만큼은 노령화 시대와 맞물려 오히려 점점 더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완벽하게 수요-공급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고, '의료수가' 문제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향후에도 절대 의사수 못늘릴겁니다.
제가 나이가 조금만 더 어렸더라면 지방 의전이라도 가려고 했을 텐데 말이죠 ^^;;
이 글은 무작정 의치전 가라는 글이 아니구요. 대개 이 시험 보는 분들 중에 문과분들이 많고, 대기업/금융권을 비교선상에 두고 고심끝에 이 시험 보기로 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그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차라리 대기업의 숨은 알짜 직장이나 금융권 직장을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work-life balance도 챙기면서, 급여도 더 챙겨갈 수 있으니깐요.
4, 50대 퇴사 이후에 닭 튀기는 대신에 이 자격증으로 뭐 해볼까 해서 시작하시는 거면 틀렸습니다. 후배들에게 왜 이거 준비하냐고 물어보니, 이 대답이 가장 많더군요 ^^; "4,50대 이후의 재취업 가능성"
40대 이후에 앞이 깜깜한건 이 바닥도 마찬가지에요. 지금 로컬로 이직해있는 수천명의 회계사들도 40대 이후에 재취업 장담 못해요. 30대 시기의 넓은 이직 가능성은 유일한 장점 같습니다. 이 시기 몇년 간의 이직 가능성과 수험기간 3년을 바꾸실 분은 바꾸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난 적자생존 경쟁 싫고, 영업도 싫고, 굽신거리는 것도 싫고, '안정성'이 최고야 하시는 분들은 5급, 7급 공채, 고유 분야있는 금융공사를 가시거나 민영화될 일이 없는 SOC 공기업으로 가십시오. (수자원공사? 수력원자력공사? 이런 곳은 절대 민영화되기 어렵습니다.) 여자분들 경우 약사 등등도 훌륭한 대안이구요
각종 자격증의 흥망성쇠를 다 지켜보고 계신 후배님들께선 인생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으니 그래도 복받으신겁니다.. 네, 나이 어린거요. 그게 곧 복받은거에요! 저희땐 근거없는 장밋빛 낙관주의가 판을 치던 시대라 이 자격증이 이렇게 털린 줄 몰랐지요.
4/ 안녕하세요. 새내기2학기씨. 당신 못알아볼 줄 알았죠? 더이상 키보드로 직업 품평 하지말고 밖으로 좀 나가요.
5/ 2-3과목 정도 유예하셨다면 계속하세요. 근데 아직 1차 합 도 안하셨다면 매몰비용 전혀 없으니 며칠 쉬시면서 진지하게 고민해보세요. 흔들린다면 증 취득하셔도 불만족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7/ 본문에도 언급했지만, 이미 돈되는 일 안되는 일 다 끌어다 하고 있습니다. 윗 님들의 실적 탓에 연차 낮은 회계사들만 죽어나는거죠.
8/ 거기서 대충 2-300정도 빼시면 얼추 연차별 근접한 계약연봉 나오겠네요.
10/ 수당 없고, 스페셜은 대략 300-500가량. 천차만별이나 감사팀과 점점 차이 없어지는듯 택스팀 등등 잘못 걸리면 1년내내 시즌생활할수도 있음. 그리고 주식 짤짤이할 여유 없습니다
댓글 11개
2011.01.01 16:16
1
필명숨김 (연어)
아는 누나 해커스 학원에서 일하는데 한달에 3천 번다고 하더라구요.. 돈 벌려면 정말 직장인은 아닌 듯...
2011.01.01 17:03
3
필명숨김 (올빼미)
1 강사신가요?
+6
2011.01.01 19:21
5
필명숨김 (소쩍새)
현재 회계사 시험 준비하고있는데요 이글 보고 진지하게 고민하는데 회계사 시험 접어야되나요??
2011.01.01 19:48
6
필명숨김 (참돔)
얼쑤~ 지화자 좋다!
2011.01.01 22:05
7
필명숨김 (저어새)
근데 요즘 시즌 뿐만 아니라 비시즌도 일주일에 4일정도 야근하나요?.....
2011.01.01 22:09
8
필명숨김 (저어새)
팍스넷에 한 회계사 올린글인데요 밑에 연봉에 성과금이나 퇴직금 다 포함한 연봉인가요 ㅠ 2008년 9월
-삼정 연봉-
stepB 3800 (1년차)
stepA 3950 (2년차)
senior 4700 (3년차)
s.senior(1) 평균 4900 (4년차)
s.senior(2) 평균 5250 (5년차)
s.senior(3) 평균 5500 (6년차)
manager 평균 5800 (7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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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or 평균 7900 (11년차)
2011.01.01 22:21
9
필명숨김 (백조)
8/성과급 포함안된연봉임 기본급임
2011.01.01 23:35
10
주식구단
(저어새)
답변 감사합니다 그런데 감사부서뿐만 요즘 모든 부서가 다들 시즌 비시즌 구별이 모호해진건가요??
전 저 일 하면서 주식거래(데이 트레이딩) 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럴 여유는 없겠죠????
회계사들이 많이 이직하는지 이유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라이프 때문이라고 하던데..정말 그런가보네요
첫댓글 언제적 글이냐..? 그리고 객관적이지도 못하다 현직 화계사가 쓴 글인지 진심 의심스럽다
ㅁㄴㅇ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