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땅의 경계는 해좌(亥坐) 사향(巳向)인데 정동은 경상도의 영해부(寧海府)이니, 서울에서 7백 45리 떨어져 있으며, 정서는 황해도의 풍천부(豐川府)이니, 서울에서 5백 35리 떨어져 있으며, 정남은 전라도의 해남현이니, 서울에서 8백 96리 떨어져 있으며, 정북은 함경도의 온성부(穩城府)이니, 서울에서 2천 1백 2리 떨어져 있다. 동과 서를 합치면 도합 1천 2백 80리요, 남과 북을 합치면 2천 9백 98리가 된다."
출처: 연려실기술 별집 제16권 / 지리전고(地理典故) / 총지리(摠地理), 한국고전종합DB에서
(처음 카페에 글을 올립니다. 여기에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혹 부적절하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연려실기술을 둘러 보다 오늘에야 이 대목을 보게 되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선생님들의 고견을 듣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첫째, 해좌사향을 찾아 보니 24방위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은 보통 묘자리를 얘기할 때 쓰는데, 해좌사향의 경우 머리를 서북쪽에 두고 누운 것과 같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책의 저술 당시 우리나라 땅이 서북에서 동남으로 펼쳐져 있다는 뜻인데, 현재의 강토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 지리에서의 "머리"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왜 하필 서북에 머리를 둔 형세라 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둘째, 정동이 경상도 영해부, 정서가 황해도 풍천부, 정남이 전라도 해남현, 정북이 함경도 온성부라고 하는데, 정동, 정서 등이 서울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제 생각엔 이긍익 선생님이 분명 서울을 기준으로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셋째, 위에 남북이 2,998리가 된다고 했는데, 이는 정남 해남현-서울간 거리, 정북 온성부-서울간 거리를 합친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보통 남북 거리를 말할 때 강역의 최남단-최북단의 거리를 따지지 않나요? 헷갈립니다. 아니면 위의 기술대로 옛날에는 강역의 최북단, 최남단이 아니라 서울에서 정북으로 끝지점, 서울에서 정남으로 끝지점, 이 둘을 합한 거리로 남북거리를 계산했던 것인가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두모"님!
조선사에 대해 관심과 성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선 중요한 것은 고전원전이든 한글 해설서든 그 하나의 서술만(하나의 기록)을 가지고 논한다"는 것은 어려운 이여깁니다. 왜냐하면 "그 기록을, 그 주장을 증거할 수 있는 고증기록이나 유물유적이 필수적으로 함께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1. 보통 모든 나라는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서울(황성=왕성=수도=도읍지)"을 기준하여 모든 것을 설명합니다.
2. 또한 동서남북 또한 동일한 것입니다.
3. 한반도라는 구조적인 특성상 서울(한성=한양)에서 동서남북을 생각한다면 : 서울을 기준하여 정서(正西), 정동(正東), 장남(正南), 정북(正北)을 계산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한양에서 정동은 어디? 정서는 어디? 이렇게 생각하면 모든 문제는 풀립니다.
4. 여기서 가장 핵심은 : 기록마다, 편찬자마다, 시대적으로 "옛 조선"의 영토가 모두 다르게 기록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한반도"라는 땅은 더 커질수도, 더 작아질수도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정서'는 강화도 방향(약 35km), '정동'은 오늘의 동해시 (185km)이며, [합은 220km로 약 550리]
'정남'은 전남 장흥과 보성사이 방향(약320km)이며, '정북'은 중강진(약475km)이다. [합은 약2000리]
*** 그러나 말 그대로 머리를 서북에 두고 있다고 하였으니 그 방향을 약같 틀어 계산한다면 당연히 그 길이는 틀은만 큼 길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정남, 정북, 정서, 정동"이라는 글자를 기준한다면 당연히 거리를 짧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 동쪽은 해가 뜨는 방향을 말하니 변할 수 없는 방향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말입니다.
예를 들어 반도의 특성을 살려 가장 긴 땅을 보면 전라도와 함북인데, 그 길이는 1150km로 약 3천리입니다. 그래서 "3천리 화려한 무궁화강산"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1) 해좌사향이라는 말은 : "북북서를 등지고 남남동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2) '머리'란 말은 해좌사향에서의 설명 즉 북북서를 등지고 남남동을 바라보는 것이니 북북서쪽이 '머리'가 되는 것입니다.
(3) 서울에서 몇리+서울에서 몇리=총 몇리입니다.
***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제대로 된 것이라면 좋겠습니다. 일단은 저의 '사견'이란 것을 전제로 합니다.
*** 한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1) "옛 조선의 강역은, 말 그대로 한반도 땅에 있었다"고 한다면 5,000년 전이나 또는 2,000년 전이나, 1,000 년 전이나, 고려때나, 이성계의 조선왕조 때나 고종의 대한제국 때나, 그 땅은 커질 수도 없고, 더 작아질 수도 없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2) 또 하나의 걸림돌은 : 고전기록에서 조선은 : "요동(遼東)의 동(東)쪽에 있었다"라고 합니다.
(3) 가장 큰 문제는 : 4천여년 전이나 3천여년 전의 기록에서 말하는 동이 즉 구이는 "동방(東方)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방이 반도냐?
이건 어불성설이자 언어도단입니다. 지금도 중원 대륙 땅에서는 동방(東方)이라는 말을 아주 많이 사용합니다.
고전에서의 동방이란 오늘날의 중원 대륙 땅을 지칭하는 것이지만, 21세기 실증 사학자들에 의해 반도 땅으로 만들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 우리가 지금 최고로 발달된 시대에 인터넷이라는 문명의 이기에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터넷 검샛자료와 옛 고서적사이에는 잘못된 글자들이 있다는 것을 우린 항상 주의깊게 보아야 합니다. 즉 본래의 원전과는 주요 부분이 다르게 기술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 또 고전번역원의 많은 자료는 " 그 사료가 일제시대에 "감수, 교수, 교정, 재편찬, 증보등의 미명하에 새롭게 편집, 만들어진 것들이 매우 많다"는 것이고, "그 원본 자체가 오늘날의 일본 땅에 보관되어 있는 것들도 많다"는 것입니다"
*** 또 어떤 것들은 "원본은 일본에 있고, 그것을 필사하여 한국으로 와 번역된 것들로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들을 100% 믿을 수 있느냐? 하는 것에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즉 "모든 것들이 한반도 지형지리에 맞춰져 있다"는 것입니다.
*** 어러한 결과로 인해 : 오늘날 한국사는 공부하기도 어렵고, 연구는 더더욱 어렵고, 진실과 거짓사이에서 헤매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한국사"를 전공하는 분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라고 봅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댓글이 깊어졌네요.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세요.
정성어린 답변을 주셨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답변을 보면서 제가 요점을 분명히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간 제 생각을 간략히 다듬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위의 연려실기술의 글을 보면서 이긍익 선생님이 살았던 당대의 조선은 지금의 한반도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양의 동쪽엔 결코 경상도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건 정북인 함경도도, 정서인 황해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이란 땅덩어리가 대략 서북에서 동남으로 펼치진 모습이라 하는데, 이 또한 한반도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이런 생각이 얼마나, 어디까지 맞을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또 이 글과 관련하여 이미 연구하신 분들이 있으면 귀한 정보를 혹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것이 여기에 글을 올려 문무님이나 다른 분들에게 질문을 던진 이유입니다. 그리고 문무님이 이전에 올리신 연려실기술 관련 글들을 보면 연려실기술의 조선이 한반도의 조선이 아니라는 제 생각과 궤를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연려실기술 별집 총지리의 맨 첫 단락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안 하신 것 같아 의견을 듣고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말씀 잘 새기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두모"님!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 조선의 강역에 대한 옛 선인들의 기록에 대해서 : 특히 '연려실기술'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조선시대 사대부가들이 남겨 놓은 기록과 똑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특히 '해좌사향'이라는지세를 논하는 것은 거의 같다고 봅니다.
동서남북을 논할 때 : 조선의 팔도 구역을 보면 아주 흥미롭고, 실천적이며,실효성있게 배치했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은 서울(황성=왕성)이 있는 경기(京畿)를 중심으로 부채살처럼 에워싸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세계어느 왕조에서도 볼 수 없는 유일무이한 체계라고 봅니다.
*** 또 조선사가 워낙 뒤죽박죽 얼키고 설킨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어 "질문"은 몇 글자 되지 않지만 그 설명과 해설은 수천자, 수만자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난해합니다.
*** 사대부가들이 남겨 놓은 많은 자료를 하나 하나 검토해보면 : 언뜻 보기엔 '반도 땅이다'라고 생각이 들지만 세부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보면 반도와는 전혀 괸계없는 땅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 바로 이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젊은 분들이 "조선사=한국사"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주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경제적인 이득이 전혀 되지 않는 '조선사=한국사'에 관심을 갖어라 하는 말도 이율배반적인 이야가 됩니다.
요즘은 경제적 이득이 없는 학문은 "사학(死學)"이 된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한민족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외 민족'에 대한 '애국애족'은 바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댓글 몇 으로 설명드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설명입니다. 다음 기회에 뵙기로 하겠습니다.
관심과 성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댁내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