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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물이 한국의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
국가 명운을 결정짓는 2012 대선의 필독서『대통령의 자격』. 신문기자로 시작해 청와대 비서관, 장관, 국회의원 등 30여 년간 다양한 정치 참모 경력을 가진 저자 윤여준이 대통령과 대통령직을 Statecraft(통치 경륜, 통치 리더십)의 측면에서 풀어냈다. 총 2부로 구성하여, 1부에서는 스테이트크래프트의 개념을 정리하고, 성리학과 당태종 이세민의 통치 철학을 정리한 <정관정요> 등을 통해 동양국가의 스테이트크래프트를 살핀다. 더불어 서양 국가의 출현에서부터 근대국가에 이르기까지 정치체제의 성립과 그 이론, 그리고 이를 이끈 지도자들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대한민국의 역대 최고 정치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발휘한 스테이트크래프트를 집중 조명한다. 이를 통해 2012년에 선출될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조건을 제시하였다.
저자 : 윤여준
저자 윤여준(尹汝儁)은 전두환ㆍ노태우ㆍ김영삼 대통령 3대에 걸쳐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다. 선친 윤석오(尹錫五) 선생도 이승만 초대 대통령 당시 경무대 비서관을 지냈으니 2대에 걸쳐 권부에 근무한 드문 내력을 갖고 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이러한 경험들이 동서양 통치학 혹은 제왕학의 한 갈래인 스테이트크래프트에 대해 국내 첫 실천적 저술을 하도록 촉진한 셈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통령의 자격을 도덕성이나 청렴함 같은 도덕적 측면이 아닌 리더십ㆍ자질ㆍ역량ㆍ식견 등 능력적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필요한 능력’이 아닌 ‘선출 이후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진정 대통령의 자격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스테이트크래프트의 개념과 동서양의 걸출한 정치인들 사례를 소개하고, 후반부에서는 대한민국 전ㆍ현직 대통령들의 통치 리더십에 대한 나름의 분석과 평가를 담고 있다. 당면한 현안인 2012년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도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스테이트크래프트를 항목별로 제시해놓았다. 윤여준은 1939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경기고를 거쳐 단국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시절 신병으로 휴학을 한 적도 있으며, 그런 이유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음주를 가까이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남들보다 더 읽기와 듣기, 생각하기, 쓰기에 노력해왔다.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기자를 지냈으며, 1977년 주일대사관 공보관으로 관계에 투신하였다. 이후 청와대 의전ㆍ공보ㆍ정무 비서관과 국정원장 특별보좌관, 대통령 공보수석 비서관을 지냈다. 1997년 환경부장관을 역임하였으며, 2000년에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두 차례에 걸쳐 여의도연구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으로 있다. 진보적 보수주의자를 자처한다.
머리말
제1부 - 스테이트크래프트란 무엇인가
제1장 서론
1.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
2. 국가에 대한 성찰
제2장 국가와 스테이트크래프트
1. 정치공동체 혹은 국가
2. 스테이트크래프트(치국경륜 혹은 국가운영 경륜)
제3장 전통 동양 국가에서의 스테이트크래프트(치국경륜)
1. 중국의 전통적 스테이트크래프트: 《정관정요》를 중심으로
2. 한반도 국가에서의 전통적 스테이트크래프트
제4장 서양국가에서의 스테이트크래프트
1. 서양 전근대국가의 스테이트크래프트
2. 서양 근대국가에서의 스테이트크래프트
제5장 현대 국가들의 스테이트크래프트
1. 후발 국가들의 스테이트크래프트
2.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스테이트크래프트
제6장 소결론
대한민국의 미래, 스테이트크래프트에 달려 있다
제2부 - 대한민국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제1장 일제시대가 남긴 유산
제2장 해방공간이 스테이트크래프트에 남긴 영향
제3장 제1공화국과 이승만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제4장 4·19와 5·16 혹은 근대화 경로 선택의 스테이트크래프트1. 서론
2. 스테이트크래프트 관점에서 본 이승만 정부의 몰락과정과 과도정부
3. 민주당 정부의 스테이트크래프트
4. 정권 붕괴과정에서 드러난 민주당 정부의 스테이트크래프트
5. 5·16의 성격과 새로운 스테이트크래프트
제5장 박정희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와 그 공과功過 문제
1. 서론
2. 군정기의 스테이트크래프트
3. 수출지향형 경제개발계획과 스테이트크래프트
4. 권위주의적 스테이트크래프트의 한계
5. 유신정권과 스테이트크래프트
6. 오늘에 주는 교훈
제6장 최규하 대통령과 전두환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1. ‘서울의 봄’과 권위주의 체제의 연장
2. 제5공화국 전두환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3. 민주화 과정과 스테이트크래프트
4. 전두환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제7장 노태우 대통령과 1노 3김의 스테이트크래프트
1. 6.29선언 이후 새로운 민주적 스테이트크래프트의 등장
2. 정권 초반기 여소야대 국면에서의 스테이트크래프트
3. 집권 후반기 여대야소 하에서 노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4. 노태우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평가
제8장 김영삼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1. 서론
2. 초기 개혁의 성과와 문제점
3. 김영삼 정권 중반기의 스테이트크래프트
4. 김영삼 정권 말기의 총체적 실패
5. 김영삼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평가
제9장 김대중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1. 서론
2. 김대중 대통령 집권 전반기의 스테이트크래프트
3. 김대중 대통령 집권 후반기의 스테이트크래프트
4. 김대중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평가
제10장 노무현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1. 서론
2. 노무현 대통령 집권 초기의 스테이트크래프트3. 노무현 대통령 중·후반기의 스테이트크래프트
4. 노무현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평가
제11장 이명박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
1. 서론
2. 취임 첫해에 맞은 리더십의 위기
3. 이명박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의 특징과 문제점
4. 잠정적 결론
제12장 2012년 대통령에 요구되는 자격들
1. 대통령과 대통령직을 Statecraft(통치 경륜, 통치 리더십)의 측면에서 다룬 대중서
- 대통령의 자격을 도덕성이나 청렴함 같은 도덕적 측면이 아닌 리더십, 자질, 역량, 식견 등 능력적 요소에서 서술하고 이를 한국 사회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스테이트크래프트라는 개념으로 통합
-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필요한 능력’이 아닌 ‘선출 이후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에 역점을 두어 서술
2. 인물과 사례에 대한 평가, 분석을 중심으로 한 정치사적 서술
- 스테이트크래프트라는 개념, 동서고금의 사례, 한반도 주요 왕조의 사례(1부)
- 건국 이후 10명의 전ㆍ현직 대통령에 대한 스테이트크래프트적 시각에서의 분석과 평가
- 2012년 겨울 선출될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스테이트크래프트의 배경과 제시(2부)
3. 현실 경험이 돋보이는 저자
- 저자 윤여준 전 장관은 언론계 출신으로 지난 30여 년간 청와대수석, 장관, 국회의원 경력과 정당, 시민사회단체 등의 경험을 갖고 있음.
- 2009년 구상을 시작하여 2010년 11월부터 1년 여간에 걸쳐 집필
- 80년대 중반 청와대 근무 중 인연을 맺은 문무홍 전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장, 서명구 전 청와대비서관 등 외부 자문팀의 지속적인 집필 협조
중요한 것은 대통령 당선 이후의 통치력이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87년 민주화 이후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들조차도 국민적 지지는커녕 대단히 비판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통령에 처음 취임했을 때는 높은 지지를 받았던 대통령도 임기의 중ㆍ후반기를 지나면서 정치력 부재나 도덕성의 실추 등으로 제대로 된 국가 운영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역대 대통령들의 정치적 행로를 보면, 집권 후반기에 소속 정당에서 탈당을 권유받는 것은 물론이고 퇴임 후에 영어(囹圄)의 몸이 되거나, 심지어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불행한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장 임기 중인 이명박 대통령 역시 대선 당시 가장 큰 표 차이로 당선되어 국민적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을 뿐더러 역사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왜 이처럼 처음에는 열렬한 지지와 기대를 모았다가 임기 도중은 물론이고 퇴임 후에 혹독한 평가를 시달리게 되는 것일까? 이 책의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신문기자로 시작해 청와대 비서관, 장관, 국회의원 등 30여년간 다양한 정치 참모 경력을 가진 저자 윤여준은 학술이 아닌 현실적 입장에서 이 문제와 해법을 풀어나간다. 저자와 저자의 선친 윤석오 옹에 이어 2대에 걸쳐 청와대(경무대)에서 근무했다. 이런 점도 다른 책과 이 책을 구분짓는 점이라 할 수 있다.
불행한 나라, 불행한 대통령을 막는 길
분명한 사실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는 능력’과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은 별개라는 것이다. 역대 한국의 대통령들은 출신을 떠나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야망은 키웠을지 몰라도 국가를 운영하는 리더로서의 자격은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즉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노력하지만 막상 집권한 뒤에는 어떻게 국가를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대통령 당선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바로 당선 이후 국가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스테이트크래프트statecraft를 갖추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저자는 “한 국가의 흥망성쇠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제반 요인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며, 나아가 결정 과정 자체를 관리하는 정치 지도자, 즉 최고 정치 지도자인 대통령의 국가를 운영하는 자질과 능력(스테이트크래프트)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대한민국이 성공한 부분은 물론 오늘날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적지 않은 혼란과 갈등, 정체와 답보에는 역대 대통령들의 스테이트크래프트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앞으로 나라의 운명 나아가 민족의 운명 역시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견해는 사뭇 남다르다. 시민들이 흔히 포장마차나 커피숍에서 “그 사람은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어.”라고 할 때는 대부분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청렴함 등을 근거로 들 때가 많다. 저자는 이에 반해 대통령은 능력과 자질, 비전이 더 중요하다며 전문직업인으로서의 리더 대통령을 제시한다.
스테이트크래프트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저자가 대통령의 자격으로 가장 힘줘 제시하며 이 책의 핵심 개념인 ‘스테이트크래프트’란 과연 무엇인가? 이 용어는 치국경륜, 통치 리더십, 정치적 수완 등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국가를 다스리는 실천지prudence’로서 특히 ‘근대 국민국가nation-state’라는 특수 유형의 정치공동체를 창설·유지·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집단적 결정’과 그 ‘실행’을 관리·감독하는 실천적 능력을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헌법적 기본 원리를 포함한 국가제도의 관리, 국민적 일체감 형성과 통합의 유지, 대내외 각종 현안에 대응할 수 있는 올바른 정책의 수립과 실행, 그리고 여러 정치 세력과 인물 관리 등 국가라는 법인체agent의 행위자로서 요구되는 각종 능력”을 뜻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종합적인 국가운영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유형의 정치체제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한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스테이트크래프트는 매우 특수하고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필요로 한다. 특히 한국처럼 대외적으로는 냉엄한 국제 질서 하에서 생존을 도모해야 하고, 대내적으로는 각종 사회 경제적 모순이 난마처럼 얽혀 있는 환경에서 국민들의 일반 의지를 결집시켜 국가를 운영해나가기 위해서는 탁월한 능력이 요청되는 것이다.
2012년 새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6가지 스테이트크래프트
이제 서서히 2012년 대선의 막이 오르고 있다. 2012년 대선은 향후 대한민국의 명운을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저자는 우선 대통령 후보자는 인문학적 식견과 전문적인 자질의 기반 위에서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가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제시해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2012년에 선출될 새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바람직한 스테이트크래프트로, ① 공직자로서의 대통령직에 대한 투철한 인식 ② 민주주의에 대한 폭넓은 이해 ③ 균형 잡힌 국가관 ④ 전문적인 정책 능력과 도덕성 ⑤ 기품 있고 절제된 언행 ⑥ 대북한 관리 능력 등을 들고 있다. 저자는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에게는 이 6가지가 모두 중요하지만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대통령직에 대한 투철한 인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폭넓은 이해’ 두 가지를 꼽고 있다.
저자는 역대 대통령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는 핵심적인 이유로 ‘권력의 사유의식’을 꼽고 있는데, 이는 공공성의 상징인 대통령직에 대한 인식이 투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역대 대통령들이 재임 중에 국가 발전은커녕 특정 세력이나 가신 및 측근의 발호로 국정운영에 파행을 빚고 결국은 리더십의 실추와 도덕성의 추락으로 대통령 개인은 물론 정권 자체가 몰락하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말 그대로 정치적 민주주의가 전부가 아니고 한 단계 더 발전해 경제적 민주주의와 사회적 민주주의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민주주의가 더욱 성숙하고, 사회 불평등 구조가 해소되어 국민이 통합되고 국가 발전도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제1부와 제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스테이트크래프트의 개념 정의와 더불어 동서고금의 사례들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 그리고 제2부는 일제시대와 해방정국을 통해서 형성된 역사ㆍ문화적 유산과 조건들을 살펴보고, 이어서 대한민국의 역대 최고 정치 지도자, 즉 대통령을 중심으로 그들이 발휘한 스테이트크래프트를 집중 조명하고 평가한다.
1부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성리학을 기본 원리로 하는 조선의 스테이트크래프트를 소개한다. 신권(臣權)과 왕권(王權)이 충돌하는 가운데 세종이나 정조 같은 뛰어난 군주를 비롯해 정도전, 이이, 유성룡 같은 사대부들의 스테이트크래프트가 어떻게 국가 운영에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본다. 하지만 조선왕조는 대원군에 이르러 여러 경장(更張)에도 불구하고 근대화라는 세계사적 흐름을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한 채 오히려 쇄국이라는 시대 역행적인 정책을 폄으로서 몰락을 걷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태평성대를 이끌었다는 당태종 이세민의 통치 철학을 정리한 《정관정요貞觀政要》를 통해 동양국가의 스테이트크래프트를 살핀다. 《정관정요》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군주가 어떻게 공공성을 획득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군주가 정도(正道) 혹은 대도(大道)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관정요》에서는 왕조의 유지와 번영을 위해서는 군주가 대도를 걸어야 하며, 지인지감에 따른 용인술과 공정한 법과 제도의 운용, 사회규범과 풍속의 관리, 내정에 우선의 대외관계 등이 군주가 가져야 할 스테이트크래프트로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서양 국가의 출현에서부터 근대국가에 이르기까지 정치체(body politic 혹은 polity)의 성립과 그 이론, 그리고 이를 이끈 지도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서양 근대국가의 원리와 통치술의 이론적 바탕을 제시한 마키아벨리의 스테이트크래프트론과 유럽 강대국들의 성공 요인,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저자는 스테이트크래프트의 관점에서 한국의 역대 대통령을 분석, 평가하고 있다. 핵심 부분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이승만 대통령은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스테이트크래프트가 지인지감(知人之鑑,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과 용인술이라고 할 때 치명적 결함을 보여주었다. 특히 고령이 되면서 주변에 포진해 있던 강경파의 포로가 되어 버린 것은 그 자신과 국가에 크나큰 불행이었다. 그는 창업에는 성공했지만 수성에는 실패한 지도자였으며, 향후 한국 정치의 질곡이 된 독재의 기원이었다는 점에서 큰 문제를 낳았다.
◆ 장면 정권은 전체적인 스테이트크래프트 측면에서 국민의 지지를 잃었을 뿐 아니라 군부 관리에도 실패해 쿠데타를 자초했다는 점에서 ‘실패한 정권’이라는 혹평을 면하기 어렵다.
◆ 박정희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는 처절한 가난과 비참함을 경험한 동시대 국민들의 비원과 체험을 토대로 했다는 점에서 경제 건설·국가 재건·자주성 확보 등은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박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현장주의다. 단, 유신체제는 민주 헌정과 스테이트크래프트의 상궤를 너무 일탈한 것이었다.
◆ 전두환 신군부의 등장은 유신체제의 “질 나쁜 모조품”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국가 안보와 경제 발전을 강조할 뿐 경제 사회적 발전을 정치에 수용한다는 인식 자체마저 결여하고 있었다.
◆ 노태우 대통령은 민주화된 환경 속에서 ‘민주화의 가교 정권’으로서의 스테이트크래프트를 발휘할 수 있었지만 소극적이고 스타일리스트적인 리더십으로 한계를 보여주었다. 다만 북방 정책을 비롯한 대북 관계 개선에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김영삼 대통령은 민주화를 선도한다는 자각과 자신이 이룩한 공적에 대한 과신으로 국민을 계몽하려 했다. 군 사조직인 하나회 해체로 군의 정치 개입을 차단한 것과 금융실명제의 실시는 평가받을 만한 업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여론에 민감한 과시형 리더십’, 비선을 중시한 ‘인치형 리더십’의 문제를 노정하였다.
◆ 김대중 대통령은 뜻이 크고 야심적이지만 여러 분야에 걸쳐 연마한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대지소심형(大志小心型)’의 지도자였다. 외환 위기를 극복한 리더십과 전향적인 대북정책은 비록 한계가 있긴 하지만 평가할 만하다. 결정적인 문제는 주변 관리에 실패해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으면서 방대한 국정 과제가 용두사미격으로 실종됐다는 것이다.
◆ 노무현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에게 패자에 대한 정당한 몫을 찾아주려는 국가 사회의 절실한 의제를 제시하였으나 대통령직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결여, ‘주류 세력 교체론’과 ‘편 가르기’ 등 스테이트크래프트 상의 균형 감각을 상실한 조치로 끊임없이 국가 운영 과정에 갈등을 확산, 첨예화시켰다.
◆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적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서부터 문제점을 드러내 국민적 저항을 자주 초래했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생산성과 효율성만을 중시하고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무시해 공공성 확보에 실패했다. 특히 인사에서 공공성 문제가 두드러졌는데 한마디로 스테이트크래프트의 기본기를 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CEO 혹은 행정가형 리더로서 포괄적 목적을 지향하는 국가의 총체적 성격을 무시 혹은 경시한 채 오로지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생산성과 효율성만 중시하였다. 특히 ‘하면 된다’는 개발시대ㆍ권위주의 시대의 신념을 토대로 국정을 돌파해내는 수직적ㆍ독주형 리더십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첫댓글 윤여준 지음 /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 2011.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