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6. 달날. 날씨: 땅이 질퍽거리고 따듯한 편이나 저녁때는 쌀쌀하다.
[한 학년 올라갈 채비]
달날 모두 모인 아침열기는 노래를 부르며 시작한다. 다 함께 암송할 시를 읽고 노래를 부르며 주말 이야기와 한 주 공부 이야기를 듣고 말하는 시간이 아침열기다. 지난 주말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어린이들이 번쩍 손을 들고 무엇을 먹고 어디를 다녀왔는지 알려준다. 말하는 호흡 속에서 행복했는지 알 수 있다. 서로 귀를 기울여 듣는 주말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번 주와 특별한 공부 흐름을 들려준다. 교장이 이끄니 전체로 애써야 할 공부 이야기를 먼저 한다.
형님들 졸업잔치 뒤부터 한 학년 올라갈 몸과 마음채비를 하는 때다. 우수와 정월대보름 지나고 농사 채비를 본격 하듯이 형님들이 되어 더 많은 동생들을 이끌 채비, 1학년을 맞이할 채비, 스스로 한 학년 올라가는 마음 채비하는데 정성을 들이자 했다. 정월대보름 뜻과 놀이, 풍습 이야기를 들려주고, 3.1절 이야기를 꺼냈다. 계기마다 나누는 역사 이야기는 달마다 있다. 3월은 3.1절로 시작한다. 해솔이가 주말에 서대문형무소에 다녀왔다고 해서 자연스레 3.1절과 일제식민지시대 독립운동을 이야기하게 됐다.
2월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어린이들과 교사들이 한데 모여 오름잔치를 한다. 한 학년 올라가는 성장 의식은 새 학년을 맞아 쓴 글을 읽고, 서로 한 학년 올라감을 축하하는 자리이다. 무엇보다도 새 선생님과 함께 살아갈 설렘과 스스로 마음을 키우는 다짐이 있다. 새로움을 좋아하는 우리 어린이들은 지금 모둠선생님도 좋지만 새 모둠선생님을 몹시 기다리고 있다.
줄곧 컴퓨터 앞에서 공익법인 재지정 서류 일을 시작하고, 보탬e 관련 안내와 교육청 공고를 확인하느라 시간을 많이 썼다. 글모음에 넣을 교사 글도 모았다. 지난해 교사마다 쓴 글을 저마다 모아서 글모음 2차 편집자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역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덕분에 지난 해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되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짧은 기록과 긴 글 모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올릴 수 있으니 글은 역시 삶을 쓰는 거 맞다. 부족한 글이라도 식구들과 나누고 스스로 성찰하는데 도움이 되니 부끄러움은 스스로의 몫이다.
편입하려는 식구를 만났다. 교육을 인연으로 맺은 작은 교육공동체 식구를 만나는 건 언제나 고맙고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