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쟁사 다이제스트 100 - 독일의 작전계획: 슐리펜 계획'우익을 강화하라'(1891년 ~ 1906년)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4. 3.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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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전쟁사 다이제스트 100
독일의 작전계획: 슐리펜 계획
'우익을 강화하라'(1891년 ~ 1906년)
요약 독일 슐리펜 장군이 작성한 ‘슐리펜 계획’은 1차대전 각국의 전쟁계획 중 가장 대담하고 공격적이었다. 단기결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기동전 위주의 계획은 독일의 전략적 기습 달성과 양면전쟁 수행의 가능성을 보였으나 사실상 한 달 만에 한계에 부딪혀 대실패작이 되었다.
1차대전이 발발하자 저마다 자국의 결정적 승리를 위한 계획을 세우다
슐리펜의 프랑스 침공 계획
1차대전이 발발하자 각국 군대는 수년에 걸쳐 준비한 계획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각국 군참모본부가 계획하고 준비하고 예상한 대로 그 성과를 거둘지는 두고 볼 일이었다.
각국의 전쟁계획은 모두 공격에 의한 승리를 기대했다. 영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는 자국 군대의 결정적인 승리를 목표로 하는 계획들을 수립했다. 영국은 원정군 규모로 볼 때 그들의 역할을 프랑스군이 라인란트에서 독일군에 대해 승리를 거두도록 지원하는 정도로 생각했을 뿐이다.
독일, 대담하고 공격적인 ‘슐리펜 계획’을 세우다
가장 대담하고 공격적인 계획은 독일의 '슐리펜 계획'으로서, 그것은 전쟁초기 전반적인 흐름과 그 후의 주무대까지를 결정지었다. 1891~1906년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슐리펜(Alfred von Schlieffen) 장군이 작성한 전쟁계획을 '슐리펜 계획'이라고 부르는데, 후임 참모총장이었던 소(小) 몰트케(초대 참모총장은 '대(大) 몰트케'라고 부름)에 의해 다소 수정되었다. 따라서 엄격히 구별하면 원래의 슐리펜 계획과 1차대전에 실제 채택된 것은 서로 다르지만, 그래도 그 골간은 그대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독일군의 전쟁계획을 '슐리펜 계획'이라고 부르고 있다.
프랑스와 러시아가 동맹을 맺자 프랑스에 먼저 결정적 타격을 입히기로 하다
비스마르크가 물러난 다음 우려하던 프랑스 · 러시아 동맹이 1894년에 맺어지자, 독일 군부는 양면전쟁 수행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독일 입장에서 최선책은 동시에 둘을 공격하기보다는 어느 하나를 선택, 결정적인 타격을 가해 동맹체제를 와해시키는 것이었다. 이 경우에 선택할 그 하나에 대해 과거 대 몰트케는 러시아를 선호했으나, 슐리펜은 달리 생각했다. 러시아가 상대적으로 약하긴 하지만 단시간에 러시아에서 획득할 수 있는 전과가 결정적인 것이 되기 어려우므로 독일이 오히려 불리한 상황으로 빠질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 슐리펜은 먼저 프랑스를 공격하기로 결심했다.
알프레드 슐리펜
독일의 슐리펜 계획을 세운 독일 육군 참모총장.
슐리펜, 프랑스의 측후방을 공격하여 6주 이내에 괴멸시킬 것으로 확신하다
슐리펜은 신속하게 프랑스를 공격하면 러시아가 개입하기 전 6주 이내에 프랑스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확신하면서, 그러한 단기결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기동전 위주의 슐리펜 계획을 작성했던 것이다. 그는 기원전 216년 한니발 장군이 로마군을 격파한 칸나에 전투를 이상적인 모델로 생각해왔으며, 정면 아닌 측방 또는 후방을 집중 공격하는 것이 모든 전투에서 승리의 비결이라고 믿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장에서의 승리는 주로 방어가 취약한 측후방에서 이루어진 사실로부터 그런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우익과 좌익의 병력을 7:1로 배치하고 우익을 망치머리로 활용해 프랑스를 격파하기로 하다
프랑스를 침공하는 데 있어서 슐리펜은 아르덴 고원, 로렌 협곡, 벨포르 협곡 등 정면을 공격하는 대신에 우측방에 위치한 중립국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친 다음에 프랑스군 측방과 후방을 포위해 그들을 스위스 국경으로 몰아붙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그는 우익 대 좌익의 병력을 7:1로 집중배치했다. 우익을 '망치머리'로 활용해 프랑스군을 격파하겠다는 대담한 발상이었다.
계획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슐리펜 계획이 실패하다
이러한 슐리펜 계획은 독일에게 전략적 기습을 달성하고 양면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묘책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사실상 그것은 한 달 만에 한계에 부딪히고 독일 수뇌부가 전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전쟁진행을 유도함으로써 대실패작이 되고 말았다.
슐리펜 계획과 17계획
독일의 슐리펜 계획과 프랑스의 17계획도.
슐리펜 계획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소 몰트케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자들이 있다. 즉, 그가 우익의 집중도를 7:1에서 3:1로 약화시키고 또한 네덜란드의 중립을 존중해줌으로써 슐리펜의 원래 의도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 몰트케의 수정된 계획에 초점을 맞추어 패인을 찾는 것은 근시안적이다. 오늘날 많은 학자들은 슐리펜 계획은 그 자체가 갖고 있는 약점 때문에 실패했다는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그 치명적인 약점을 들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슐리펜 계획의 약점1, 정치적 여파를 고려하지 않고 군사적 전략에만 입각해 계획을 세우다
첫째, 그 계획은 정치적 여파를 고려하지 않고 순전히 군사적 전략에 입각해 작성되었다. 벨기에를 침입했을 때 영국과 미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영국의 원정군 파견과 영해군의 봉쇄전략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리고 러시아가 신속히 동원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해 슐리펜이나 소 몰트케는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았다. 해군 측에게도 오히려 영해군을 너무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발생한 데는 군인들보다는 오히려 전쟁계획 수립을 그들에게 일임하고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은 황제와 그의 각료들에게 원천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소 몰트케
슐리펜 계획의 세부사항을 수정한 슐리펜의 후임 참모총장.
슐리펜 계획의 약점2, 시대적으로 동떨어진 계획을 세우다
둘째, 군사적으로도 그 계획은 나폴레옹 시대에나 적합할 뿐, 철도가 등장하고 기관총이 위력을 발휘하는 시대에는 통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슐리펜과 그의 휘하 장군들은 나폴레옹 시대의 전투를 분석하는 데는 전문가였지만 미 남북전쟁이나 보어 전쟁 또는 러일전쟁으로부터 유용한 교훈을 배우지 못했다. 그들은 블로흐의 《미래의 전쟁》을 읽지 않았으며, 그들이 존경하던 대 몰트케가 일찍이 "다음 유럽 전쟁은 30년을 끌지도 모른다"고 말한 경고에 대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사실상 1차대전과 2차대전을 한 데 묶어 하나의 큰 전쟁으로 말한다면 대 몰트케의 예언은 매우 정확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슐리펜 계획의 약점3, 병력이 부족하고 보급 및 통신체계가 결여된 채 전쟁을 수행하다
셋째, 독일군은 병력이 부족하고 보급 및 통신체계가 결여되어 있었다. 서부전선에서 그들은 프랑스 · 영국 · 벨기에의 연합군과 비교할 때 근소한 우세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더구나 벨기에로 멀리 우회한 우익병력은 몇 주간 행군을 하면서 전투력이 떨어진데다가 벨기에군에 의한 도로차단 등 완강한 저항을 받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게다가 몰트케를 비롯한 군 수뇌부는 전신 및 전화선 고장으로 전방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슐리펜 계획의 약점4, 프랑스의 능력과 의지를 과소평가하다
넷째, 슐리펜 계획은 프랑스군 배치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추측했지만, 적의 능력과 의지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프랑스군 총사령관 조프르는 초기 배치의 오류들을 시정하고 신속하게 병력을 알자스 · 로렌 지역에서부터 발달된 철도를 이용해 파리 전방에 투입시켰다. 그리하여 독일군의 진격을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역습의 발판까지 마련함으로써 슐리펜 계획을 완전히 좌절시켰던 것이다.
조제프 조프르
독일의 초기 공격 대응에 실패한 뒤 오류를 시정하고 독일의 진격을 막아냈다.
[네이버 지식백과] 독일의 작전계획: 슐리펜 계획 - '우익을 강화하라'(1891년 ~ 1906년) (세계전쟁사 다이제스트 100, 2010. 7. 16., 정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