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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아이돌, 연하남, 그 녀석
─ 아이돌, 연하남, 그 녀석과의 결혼 이야기
#05
“드라마?”
“응- 예전에 연습생일 때 연기수업도 같이 받았었거든. 뭐... 그 때 회사에선 연기자로 지망을 바꾸길 바랬었는데 내가 죽어도 가수해야겠다고 우겨서 J6로 데뷔한 거거든.
데뷔하고 나서도 회사에선 계속 연기도 함께 했음 했었는데 내가 J6가 제대로 자리 잡을 때까진 다른 건 어떤 것도 하기 싫다고 해서 그동안 회사도 더 이상 강요하지는 않았던 거야.”
“근데 갑자기 왜?”
“음... 나 데뷔하고 좀 알려지고 나서 드라마 같이 하자고 했던 끈질긴 작가가 있어- 1년에 두어번 꼴로 회사로 연락하는데 나 결혼한 이후에는 아무런 연락 없었거든.
근데 이번에 다시 연락이 왔나봐. 꽤 괜찮은 드라마 이번에 시작할 거 같은데 같이 하자고.”
“아...”
“나 드라마 찍는 거... 별로야? 싫어? 너 싫으면 나 안하려고. 뭐 싫다고 해도 상관없어.”
한강이와 선이가 가고 J6 멤버 녀석들 저녁을 모두 먹이고 시끄럽던 녀석들이 다 떠나간 후 조용해진 집안을 치우고 쇼파에 앉아 좀 쉬고 있는데 태웅이가 들어왔다.
멤버 녀석들의 말론 사무실에 잠깐 들리고 온다고 하더니 잠깐이 한 3, 4시간은 지난 것 같다. 저녁을 먹었냐고 묻는 내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는 내 옆자리에 앉으며
할 얘기가 있다고 진지하게 말을 꺼내는 녀석. 난 또 무슨 심각한 일인가 싶어서 가슴이 덜컹하고 불안한 마음에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갑자기 자신이 드라마를
찍어도 괜찮겠냐고 묻는다. 뜬금없는 드라마 얘기에 내가 무슨 소리냐고 물으니 자초지종을 설명해주며 내 눈치를 살피는 녀석. 싫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말하지만 얘기를 다 듣고 나니 녀석은 꽤나 드라마를 찍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진짜? 내가 싫다고 하면 안 찍을 거야?”
“어? 어어- 우리 마누라가 싫다는데 내가 어떻게 해.”
라고는 말하지만 금세 얼굴 표정이 시들해져 말하는 녀석. 그런 녀석의 반응이 재밌어서 나는 계속 장난치게 된다.
“난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우리 남편이 좋더라.”
“그래? 뭐... 그래, 난 원래 가수니까. 아무래도 그렇지?”
“근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도전한 일에 최선을 다 하는 우리 남편이 더 좋아.”
“어?”
“자기가 하고 싶은 거에 최선을 다할 때 우리 남편이 제일 멋있다고. 제일 좋아.”
“그럼 나 해도 돼?”
“너 하고 싶은데 왜 나한테 허락받아. 너가 하고 싶은 하는 거잖아. 너가 무슨 나쁜 일 하는 것도 아닌 거고.
난 나쁜 것만 아니면 내 남편 정태웅이 하고 싶어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이야. 너가 드라마를 찍던, 사업을 하던.”
“정말이지? 정말? 진짜 나 드라마 찍어도 돼?!”
괜찮다는 내 말에 금세 또 얼굴이 환해져서는 날 쳐다보는 녀석.
내가 안된다고 그러면 정말 안 할 생각이었나... 난 정태웅이 하는 일이라면 정말 뭐든 상관없는데. 뭐든 편들어주고 응원해줄 생각인데.
“대신 열심히 찍어. 힘들다고 징징대지만 말고 힘들어도 꾹 참고 열심히 해.”
“응! 아, 우리 마누라 왜 이렇게 예쁘냐. 진짜 최고다.”
“아부는-”
“진짜야! 진짜 이 세상에서 이은호가 최고야! 짱!”
“피-”
녀석의 말에 내가 입을 삐쭉 내밀자 헤헤 거리며 날 껴안는 녀석. 나한테 허락받은 게 이리도 좋을까. 드라마를 찍고 싶어 하는 녀석의 말에 솔직히 처음엔
더 혼자 있을 시간이 많아질 내 결혼 생활이 제일 먼저 생각났지만, 그래도 녀석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걸 방해하는 아내가 되고 싶진 않아 허락한 건데.
저렇게 좋아하는 걸 보니 드라마 찍는 걸 동의해준 내 마음이 편안하다.
“미안해...”
“뭐가?”
날 꼭 껴안은 채 한참을 좋아하던 녀석이 갑자기 내게 미안하다 말한다.
“외롭게 혼자 내버려둬서. 나만 믿고 결혼해달라고 해놓고선 이렇게 매일 혼자둬서...”
“피- 그걸 인제 알았어?”
“아니- 진작에 알았어. 그래서 엄청 미안해하고 있어.”
“태웅아.”
“응?”
“있잖아, 난 너랑 결혼할 때 단순히 정태웅이란 사람 하나만 받아들인 게 아니야.”
“그러면?”
“정태웅이란 사람을 포함해서 정태웅이 살아온 환경, 살아갈 환경 너의 모든 걸 함께 받아들인 거야.
그러니까 너가 좋아하는 일하고 지내는 이런 생활까지도 다 받아들이겠다고 마음먹고 너랑 결혼한 거야.”
“아... 진짜...”
“왜? 감동했어?”
“이은호 너가 그렇게 멋진 말 해버리면 내가 뭐라고 말해. 할 말이 없잖아-”
“그러니까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고. 그냥 나랑 결혼할 때 그 마음만 가지고 있으면 너가 바빠서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지 못해도 괜찮으니까.”
“진짜 이런 이은호랑 결혼한 정태웅은 세상에서 제일 운 좋은 놈이지?”
“그걸 이제 알았어?”
“아니- 그냥 오늘 새삼 깨달았어!”
“허풍은. 얼른 씻고 와- 저녁은 먹은 거야?”
“사무실에서 대충. 나 이은호가 만든 토스트 먹고 싶은데...”
“알았어- 씻고 옷 갈아입고 나와.”
기운 없다고 축 쇼파에 늘어진 녀석을 일으켜 세워 침실로 들여보낸 뒤 난 쇼파에 걸쳐두었던 앞치마를 다시 메고 냉장고에서 토스트 재료들을 꺼내고 식빵을 미니 오븐기에 넣고 작동 버튼을 눌렀다.
“어? 이게 뭐야?”
“응? 뭐가?”
“이유식? 이게 왜 집에 있어?”
“응?”
욕실에서 한참 물소리가 나더니 녀석이 파자마를 입은 채로 머리를 털며 부엌으로 오다 갑자기 멈춰서더니 거실 쇼파 밑에 떨어져 있던 통을 들어 올리며 말한다.
녀석의 말에 고개를 돌려보니 아까 한강이가 놓고 간 것인지 아기 이유식통이 녀석의 손에 들려있다.
“누구 왔었어?”
“응? 응- 우리 반 학생.”
“뭐? 학생?”
“응- 나 장보러 갔다가 우연찮게 만났는데 나 장본 짐들 집까지 들어다줬거든.
그래서 나 혼자 저녁 먹기도 그래서 같이 먹자고 해서 같이 밥 먹었어.”
“누군데? 누구야? 아무리 학생이라고 해도 그렇지 아무 남자나 막 집에 들여도 되는 거야?!”
갑자기 목소리 톤이 높아진 녀석이 부엌으로 걸어와 이유식통을 식탁위에 탁- 소리 나게 내려놓고는 계란을 풀고 있는 내 옆으로 온다.
“남자는 무슨. 내 제자라니까. 그리고 너도 아는 애야. 그 때 경찰서에서 봤던-”
“누구? 아, 그 자식?”
“그 자식이 아니라 한강이.”
“한강이고 뭐고. 아무리 학생이라도 남자는 남자다, 이은호.”
“말도 안 되는 소리 말고 잠깐만 기다려. 이거 얼른 해서 줄게.”
“말 되는 소리거든요, 이 아줌마야.”
“뭐?! 아줌마??”
“그래, 이은호 아줌마.”
“야!”
결혼 생활과 부부라는 것에는 많이 익숙해졌지만 아직 아이가 없어서 그런지 아줌마란 소리는 여전히 어색하고 듣고 싶지 않다. 뭐랄까... 아줌마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폭삭 늙어버린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내가 여자라는 느낌보단 그냥 나이 들어가는 한 사람이라는 무기력함이 들어서 아직까지는 웬만하면 듣고 싶지는 않다.
근데 저 남편이란 녀석은 툭하면 아줌마라는 호칭을 내 이름 뒤에 갖다 붙인다. 내가 싫어하는 걸 뻔히 알면서 더 저런다.
“근데 왠 이유식? 이거 아기들 먹는 거 아니야?”
“어? 아, 아- 한강이 동생도 왔었거든. 한강이가 동생 데리고 장보러 나왔다가.”
“동생? 동생이 아기야? 와, 나이 차이 진짜 많이 나나보네.”
“응? 응- 그런 거지.”
식탁 의자를 빼내어 앉으며 자신이 올려놓았던 이유식을 다시 보더니 근데 아기들 거 아니냐며 묻는 녀석에게 한강이의 사정일 일일이 다 말해주기엔
우선은 내 얘기가 아니니 아무리 내 남편이지만 함부로 얘기하기가 꺼림칙했고, 또 한 가지는 내가 한강이의 사정을 다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설명하기가 애매했다.
그래서 아까 다른 애들에게 둘러댔던 것처럼 우선은 녀석에게도 동생이라고 설명을 했다.
“이유식 먹을 때면 아직 한창 갓난아기겠네? 아, 진짜 예쁘겠다. 여자애야, 남자애야?”
보지도 않은 아기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얼굴이 금세 해맑아지는 녀석. 저렇게 아기를 좋아하면서 우리의 아이에 대해서는 얘기를 안 하는 거보면 정말 아이러니하다.
“여자아이. 응, 예뻐. 한강이랑 많이 닮았어.”
“아, 좀 더 놀다 가라고 하지. 보고 싶다. 채윤이보다 예뻐?”
“니가 애냐? 비교하게. 넌 그렇게 아기가 좋아?”
“응, 예쁘잖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해맑고.”
“태웅아.”
“응?”
아기가 그렇게 좋냐는 내 말에 혼자 또 헤벌쭉 해져서는 좋다고 말하는 녀석. 그런 녀석을 바라보다 나는 막 완성된 토스트를 접시에 놓고
녀석이 먹기 좋게 반으로 자른 다음 녀석 앞에 내밀면서 녀석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토스트를 집어 입에 한 입 베어 넣으며 날 보는 녀석.
“우리 아기는?”
“어?”
“우리 아기는 안 보고 싶어?”
“뭐야... 너 임신했어?!”
뜬금없는 ‘우리 아기’라는 단어에 녀석은 꽤 놀란 듯 눈이 동그래지며 입에 넣은 토스트를 씹던 동작까지 멈추고는 날 바라본다.
임신은 나 혼자하나...
“아니, 그냥. 우리 아기도 안 생기고, 또 너가 아기 그렇게 좋아하면서 우리 아기 갖는 얘기에 대해선 말 안하니까...”
“뭐야- 난 또 임신한 줄 알았네...”
녀석은 실망했다는 식의 말투와 표정으로 다시 입을 움직이며 토스트를 먹는다.
“임신은 뭐 나 혼자 하냐...”
“너는?”
“뭐가?”
“너도 얘기 안 하잖아. 너는 아기 갖고 싶은 생각 없어?”
“어? 아니, 뭐 그건 생각해 본 적이... 난 너가 말을 안 하니까...”
“내 핑계 대기는.”
“핑계 아니야-”
“그래서 아기 갖고 싶어? 그래?”
“응? 뭐... 이 집에 나 혼자 쓸쓸히 있기도 싫고...”
“쓸쓸해?”
“응? 아니, 뭐. 쓸쓸 하다기 보다 집에 혼자 있다 보면 아기라도 있으면 덜 심심하지 않을까 싶어서.”
“난 아직 싫어.”
갑자기 자신은 아직 싫다고 말하는 녀석. 아니, 아기를 좋아하는 녀석이 자신의 아기는 아직 갖고 싶지 않다니... 난 녀석의 말에 아이러니함을 느낌과 동시에 왠지 모를 서운함이 밀려왔다.
“우리 조금만 더 있다 갖자.”
“왜? 다른 아기는 좋은데 너가 책임져야 할 아기가 생기는 건 귀찮아? 그래?”
“아, 이은호 또 해석 자기 멋대로 한다- 설마 내가 우리 아이를 귀찮아 할까...”
“그럼 뭐 때문에 그러는데-”
“난 아직 아빠라는 존재가 되기엔 너무 부족하거든.
뭐 내가 아직 어린 것도 그렇고, 바빠서 마누라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것만 봐도 그렇고.”
“뭐야... 세상에 나이로 아빠 되냐? 그리고 바쁜 사람은 아빠 못 돼?”
“있잖아, 네 말대로 난 아기를 너무 좋아해. 정말 아기들 보는 게 너무너무 좋아.
그래서 내 아이한테는 정말 최고의 아빠가 되고 싶단 생각을 늘 해왔어. 그래서 차근차근 준비해왔고, 준비해오고 있고.”
“준비? 무슨 준비?”
난 생전 처음 듣는 녀석의 얘기에 방금 전의 알 수 없을 서운함 같은 것은 싹 사라지고 궁금증만이 남았다.
“그냥 뭐 거대한 준비는 아니고. 주변에 나보다 먼저 아빠가 된 형들 보면서
아, 난 앞으로 어떻게 해야지. 어떻게 해야겠구나. 이런 건 하면 안 되겠구나 마음가짐을 갖는 거.”
“뭐야, 정태웅...”
“지금 이은호 외롭게 하는 것도 진짜 죽을 만큼 미안한데, 내 아이한테까지 그 외로움을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거든.”
“미안하긴 한가보네. 맨날 당당하게 굴어서 안 그런 줄 알았는데-”
“그걸 꼭 표현해야 아나- 그냥 좀 넘어가자. 응? 은호야아-”
토스트를 마저 입에 다 넣은 채 오물거리며 내 허리를 은근슬쩍 껴안는 녀석. 속 깊은 녀석인 줄은 진작에 알고 있던 터고, 그거 믿고 결혼한 것이기는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녀석은 더 속 깊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었다. 이런 녀석과 결혼하길 잘했다 싶기도 하고.
-
“자, 이제 일주일 또 시작이네! 이제 중간고사도 슬슬 다가오는 압박이 느껴지지?
다들 수업 잘 듣고... 어? 거기 누구 자리야? 왜 비어있어?”
“한강이 아직 안 왔는데요.”
“이 녀석은 잘 한다 싶더니 또 지각이야? 이따 한강이 학교 오면 쉬는 시간에 선생님한테 좀 내려오라고 전해줘.”
“네-”
“그럼 오늘 하루도 파이팅!”
또 다시 시작되는 기나긴 일주일. 휴일 뒤에 아이들의 모습은 참 보기 좋다. 휴식을 취한 뒤에 다시 쌩쌩해져서 주말 전에 헤어지기 전에 비하면
한껏 밝은 모습으로 힘찬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면 나도 역시 기운이 나 좋다. 아이들에게 파이팅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어주고는 교무실로 내려왔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흉내 내기 바빴지만... 오늘은 아침수업이 3교시 하나밖에 없고 오후 내내 수업이 있는 터라 한가한 오전시간에
오랜만에 주변 정리나 할까 싶어서 책상 위와 서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정리하고 있는데 책상 위에 올려놓은 핸드폰이 진동한다.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녀석이다.
“어? 무슨 일이지.”
아침부터 사무실에 가야한다며 날 학교 근처까지 데려다주고는 헤어진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온 전화이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서 걱정을 안고 전화를 받았다.
“왜? 무슨 일이야?”
- 지금 전화할 수 있어?
“응- 괜찮아. 무슨 일있어?”
- 나 지금 계약서 쓰러 왔는데...
“응? 무슨 계약서?”
- 며칠 전에 말한 거...
“뭐? 드라마?”
- 응, 나 그거 계약서 진짜 써도 되는 거지?
“뭐야... 내가 괜찮다고 했잖아- 그거 확인받으려고 전화한 거야?”
조심스레 말을 꺼내는 녀석의 행동에 또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가 걱정되었는데 어렵게 녀석의 입에서 나온 말은 드라마 계약서를 써도 되냐는 소리다.
나는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내가 그렇게 무서운가? 아니, 날 무서워하는 게 좋은 건가? 아, 뭐가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녀석이 나에게
많이 미안해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한참 움직이던 동작들을 다 멈추고 의자에 도로 앉아 녀석의 전화를 받고 있는데, 수업이 끝나는 것을 알리는 종이 울린다.
- 이은호, 진짜 쓴다!
“정태웅, 너 자꾸 그러면 나 그냥 하지 말라고 해버린다!”
- 아, 알았어! 이제 확인 안 할게. 안 해!
뭐가 그리 확인을 받아야 하는지 계속 싸인을 해야 하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내게 확인을 받는 녀석. 아마 지금 녀석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굉장히 기 쎄고 강한 여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내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고 있는 거야.
녀석은 내게 계약서를 처음부터 쭉 내게 읽어주고 있고, 나는 핸드폰을 붙잡은 채 다른 할 일을 하며 때마침 치는 수업시작 종소리에 수업에 들어가기 위해 일어섰다.
“태웅아, 나 수업 들어가야해. 나머진 너가 알아서 잘 해.”
- 아, 잠깐만! 이거 거의 다 끝났는데!
“나 지금 수업 들어가야 한다니까. 나 정말 너가 좋으면 다 상관없으니까 그냥 너가 보고 잘 해. 옆에 회사 사람도 같이 있다며-”
- 그래도 이은호만 하나? 아, 이거 거의 다 왔는데...
“나 얼른 들어가 봐야해. 그러니까 잘 하고 나서 이따 저녁에 나한테 얘기해줘-”
- 알았어, 이 신랑만 믿어! 내가 일요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쉬어야 한다고 감독님한테 확인 받아놀께!
혼자 또 신나서 자기만 믿으라고 하는 녀석에게 알겠다고 급하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리고 수업에 들어갔다.
“류한강 왔어?”
“아니요- 안 왔는데요-”
“이 녀석 지각이 아니라 무단결석이야? 휴... 연락도 없이 또 왜...”
바쁘게 오늘 하루 수업을 다 마치고 우리 반 녀석들 종례를 해주러 교실에 올라왔으나 여전히 한강이의 자리는 비어있다.
그래도 결석하면 구체적인 사정은 얘기를 안 해줘도 학교 안 온다고 연락은 했었는데, 오늘은 연락도 없고 무슨 일이지...
-
“또 갑자기 찾아왔다고 싫어하진 않겠지? 그럼 어떡해- 핸드폰도 안 받고, 집 전화도 안 받고.”
고민하다 결국 한강이 녀석의 집을 다시 찾았다. 아무래도 연락 없이 결석한 것도 이상하고 연락도 안 되니...
“너 이 자식! 네가 그렇게 끝까지 그렇게 고집 피운다면 나도 다 생각이 있다!”
“아버지 마음대로 하세요! 언제 제 의견 물어보셨어요? 하지만 이번엔 아버지 뜻대로 안 넘어갑니다. 안 넘어가요!”
벨을 누르려고 하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면서 싸우는 듯 한 톤의 목소리가 오가는 대화가 들린다. 깜짝 놀라 나는 현관 앞에 선 채로 가만히 서있었고,
현관문이 쾅- 닫히는 소리와 함께 밖으로 나온 중년의 남자는 한 눈에 봐도 한강이의 아빠라는 게 확신이 들만큼 녀석과 닮았다.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던
한강이의 아빠로 되는 듯한 그 남자는 엘리베이터에 가려다가는 날 발견하곤 놀라 쳐다본다.
“아...”
“혹시 이 집에 오신 손님입니까?”
“네? 아, 예... 한강이를 만나러...”
방금 자신이 나온 집의 현관문을 가리키며 말하는 중년의 남자.
“실례입니다만, 한강이랑은 무슨 사이가 되시는지요.”
“아... 담임선생님입니다. 한강이의.”
“아, 그러시는군요. 제가 한강이의 아비 되는 사람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고개를 숙여 자신을 소개하는 한강이의 아버님 말씀에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덩달아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아... 그런데 한강이가 무슨 사고라도 쳤습니까? 집에까진 무슨 일로...”
“아, 오늘 학교를 안 나와서요. 평소에 못 나오면 못 나온다고 연락이라도 주는데.
오늘은 아무 연락도 없이 안 나오고, 핸드폰도 집 전화도 안 받길래 걱정돼서요.”
“아... 죄송합니다. 제가 녀석을 제대로 가르치지를 못해서...”
“아, 아니에요- 아버님이 왜 죄송하세요.”
“다 부모가 못난 탓이죠. 한강이 녀석 요즘에도 학교 잘 안 나갑니까?”
“아, 아니에요. 잘 나와요. 가끔 결석하긴 하지만 뭐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라고 하니까.”
“한강일 믿어주시는 군요.”
“선생님이 학생을 믿어주는 건 당연한 거죠. 더군다나 한강이는 제가 담임을 맡고 있는 반 학생이구요.”
“아... 좋은 선생님이시군요.”
“선생님으로써의 도리인 것뿐이에요.”
“저... 실례가 되지 않으신다면 저와 잠시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고민하는 듯 하다 내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냐고 묻는 한강이 아버님의 말씀에 나는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고, 우리는 자리를 옮겨 좀 더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한강이에 대해 뭔가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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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요즘 정말 정신이 없습니다. 스트레스 받고 있는 일이 한 둘이 아니에요ㅠㅠ
그래서 본의 아니게 또 늦게 들고 왔습니다ㅠㅠㅠ 정말 죄송해요ㅠㅠ
요즘 컴퓨터를 킬 시간도 없을 만큼 바삐 지내고 있어요~
오늘은 추석연휴 덕분에 이렇게 시간이 나서 글쓰고 올리고 시간이 되네요~
정말 늘 죄송하단 말씀 밖에 못 드리는 제가 부끄럽네요ㅠ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이럴 듯 싶어요; 하지만 시간 날 때 틈틈히 찾아올테니 잊지만 말아주세요~!!!
다음 편에서는 한강이의 비밀을 파헤쳐 볼 생각입니다~! 기대해주시구요~
그럼 6편에서 만나요~~~
첫댓글 ㅜㅜㅜㅜㅜ 재밌어요!!!!!!!!!!!!!!!!!!1 ㅋㅋㅋㅋ
오래 기다려써써요ㅠ.ㅠ
정말 오래 기다렸어요ㅠ.ㅠ
정말 오랜만에 뵈요 많이 기달렸어요 ㅠㅠ
정말 오랜만이예요! 진짜 많이 기다렸어요~~~~다음편두 기대! 좀 일찍 오시길~~~ㅋㅋㅋㅋㅋ
ㅠ.ㅠ아 정말 기다렷엇는데! 이렇게 짠 하고 나타나니깐 진짜진짜 완전 대박 좋아요ㅠ.ㅠ아 얼른 은호랑 태웅이의 아이를 보고싶다는..
오 너무기달렸어요ㅠㅠ 드라마가.....약간......
기다리고있었어요^ ^ 아 오늘도 너무재밌네요~ 태웅이 드라마찍으면서 막 키스신이나 베드신 나오는건 아니겠죠? ㅠㅠ잉잉싫어요~
설마!!! 드라마 여주인공이 하늘이는 아니겠죠??????????????!!!!!!!!!!!!!!!!!!!!!!!!!!!!
한강이에게 무슨일이..ㅋㅋㅋ
기다리고잇었어요!!! 오늘도 역시 재미있어요!!!^.^ 스트레스받지마세요!ㅠㅠ 네네!! 6편으로 돌아오실때까지 잊지않고기다릴께요!!!!!
♡
정말 재미있어요!!!!!!!!!!!!!!!!!!!!!ㅎ
정말 오랜만이네요..ㅋ ㅋㅋㅋ 태웅이가 드라마를 찍ㄴㅔ요..ㅋ
한강이에대해 무슨애기를해줄지.... 태웅이 너무나도 멋있고 귀여워요~ 담편도 기다릴께요, 히토메보레님 힘내세요 아자!